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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디아의 비밀 ㅣ 일공일삼 1
E. L. 코닉스버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비룡소 / 2000년 6월
평점 :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생긴지는 채 3개월도 안 되는 것 같다. 그 계기도 환경에 관한 책을 읽은 것이었는데, 그 때부터 나도 모르게 내 안에 잠식되어있던 지구에 대한 열정이 마구 일어났던 것 같다. 솔직히 학교에서 환경도서를 읽고 독후감을 써 오라고 하면 무척 난감했었다. 그 내용들이 어렵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힘들었던 것은 마음에도 없는 말을 주절주절 쓰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 관한 글을 읽게 되었다. 지구사랑에 대한 열정과 지구과학에 대한 관심도 모두 그 책 덕분이라고 생각하니, 그 글의 지은이가 새삼 고맙게 느껴진다.
책을 유난히 좋아해서 주말마다 도서관을 찾다 보니 웬만한 책들의 이름은 한 번 씩 들어본 일이 있을 정도였는데, 그 중에 버들붕어 하킴이라는 책도 있었다. 한 번쯤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나의 독서하는 습관 중의 단 한가지 나쁜 버릇 때문에 이 책은 항상 2순위로 밀려나고 말았었다. 그러다가 학교 추천 도서라는 말을 듣고 얼른 빌려 온 것이다.
토박이 민물고기들이 떡붕어, 베스와 불루길과 싸워 우리 나라의 하천을 지킨 다는 내용의 이 책은 다시 한 번 내 지구 애에 힘을 북돋아 주었다. 이 책에서는 주로 순수 민물고기들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지만 우리 나라 하천에 외래종이 판을 치고 있다는 것도 실제로는 모두 인간들 때문이다. 주로 미국 미시시피 강 유역에 서식하고 있는 외래종은 오염에 강한 종족이라 수질 오염을 막으라고 우리 정부가 풀어준 것들이니깐. 솔직히 베스와 불루길들이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육식인 그 들은 우리 하천의 민물고기들을 단순히 배가 고파 잡아먹은 것 뿐 인데 말이다.
'모든 생명은 하나로 이어져 있다.'라는 말, 처음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나 자신을 바라보니 무슨 말인지 알 것도 같았다. 나도 예전에는 대자연의 순수함에 대한 그리움, 환경에 대한 애틋한 무언가가 없었는데, 지금은 환경 단체의 데모들도 이해가 가고, 샴푸를 덜 사용하며, 물을 아껴 쓰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나의 할아버지와 그들의 할아버지, 또 그들의 할아버지까지 해서 온 인류의 근원지가 바다였고, 우리는 태초에 물 속에서 헤엄치던 고기였던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 환경오염을 하는 사람들이 환경을 보호하려는 사람보다 많은 까닭은 자연은 인간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환경 보호의 절실함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과연 자연이 인간들의 전유물일까? 당연히 그렇지는 않다. 만약 공룡이 멸망하지 않았더라면 그들이 진화하여 지구를 다스렸을지도 모르는 일이고, 태초에 인간과 같은 생물이 있었는데 유성과 지구와 충돌하여 멸종해버렸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무리 과학이 발전한 들 인간이 어찌 우주의 신비함에 비하겠으며, 지구의 원대한 포용력에 미칠 수 있을까?
환경오염으로 인해 온 인류가 공룡처럼 멸망해 버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지구를 시궁창에서 끌어올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