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러건트 유니버스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승산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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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수가 있었고 그리스 수학자들은 그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중세를 지나 갈릴레오와 케플러가 우주와 지구를 올바르게 연관지었고 뉴턴이 역학에서 혁명을 일으켜냈다. 아인슈타인은 뉴턴역학의 한계를 넘어서 더욱 더 커다란 스케일의 우주를 설명하는 상대성이론을 만들어 냈고, 플랑크와 파인만등의 학자가 미시적인 세계를 설명하는 양자역학을 창시했다.
잘 나가고 있던 물리학의 세계는 이때 엄청난 위기를 맞게 된다. 일반상대성이론이 리만기하학에 의거하여 매끄러운 곡면으로 우주를 서술하는 반면, 양자역학은 예측불허로 요동치는 소립자들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각각의 분야에선 각 이론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지지만 두 분야의 방정식을 같이 적용하게 되면 무한대라는 황당한 해가 나오게 된다.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은 이 두 양립할 수 없는 이론을 하나로 합치기 위해 도입한 '끈이론'이라는 것이다. 끈이론의 기본 개념은 물질의 특성이 1차원의 진동하는 끈의 패턴으로 결정된다는 것인데 기존 이론들을 설명하던 최소입자를 0차원의 점입자에서 1차원의 끈으로 바꾸어 양자역학과 일반상대성이론을 합친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 책의 처음 5장에서는 대강의 물리학 역사와 양자역학, 상대성이론 그리고 현대물리의 난점들을 소개한다. 내가 이 책에 빠져드는 이유는 상상하기 힘든 물리학적 개념들을 참 기가 막히게 잘 써 놓았다는 것이다.(사실 후반부에서는 예를 들어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일반상대성이론에 의하면 굼벵이의 속력도 광속이어야 한다.(즉 굼벵이가 3.0 10km/h로 달린다는 것!). 작가는 엑셀레이터를 밟는 순간 100km/h가 되고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0km/h가 되며 주행시에는 언제나 100km/h를 유지하는 이상적인 자동차를 제시하였다. 한 테스트 드라이버가 100km를 가려면 이 차로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초가 나와야 한다.(측정기기의 오차는 없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측정결과가 조금씩 틀렸다. 1.3 1.2 1.1초 등등...... 기계의 결함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유는 간단했다. 테스트 드라이버의 실수로 출발점에서 도착지점을 향해 약간 비스듬히 가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차가 가는 경로를 1차원이라고 생각하면 차는 실수고 뭐도 없이 1초에 100km을 가야 한다. 하지만 비스듬히 갈 수 있는 2차원 평면인 경우엔 어느 한 축 쪽으로 기울어져 속력이 나뉘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4차원 시공간에 적용시키면 3차원에서의 속력중 광속에 대해 비는 속력은 4번째 차원으로 흘러 들어가게 된다. 이것이 특수상대성 이론을 설명한 예이다. 작가는 이런 방식으로 광전효과와 양자역학의 기본 등도 알기 쉽게 설명했다.
시실 이 책 전부의 내용을 요약하려면 하면 거의 웬만한 단편소설 분량이 될 것이다. 특수상대성 이론 하나 설명하는데 2장이나 소비해 버렸으니 말이다. 결국 이 책의 요지는 끈이론을 소개하자는 것이니 거두절미하고 끈이론으로 바로 들어가겠다.
기존의 양자역학이나 상대성이론을 설명할 때엔 기본입자를 점으로 잡았다. 그러나 끈이론은 9차원의 공간에서 진동하는 1차원의 끈의 운동을 기초로 우주를 설명한다. 지금 우리가 있는 3차원, 시간차원 1차원, 끈이 갖는 차원인 1차원과 칼라비-야우 공간까지 합쳐서 총 11차원에서 존재한다. 그러나 칼라비-야우 공간이 뭐길개 6차원이나 차지하면서 우리에게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일까? 이것을 내가 이해한대로라도 설명하려면 거의 원고지 3장에 달하는 설명이 있어야 하기에 핵심만 따서 말하면 칼라비-야우 공간은 우리가 사는 3차원 공간 속에 엄청나게 작은 형태로 엉겨있는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물론 끈은 이 칼라비-야우 공간보다 작다.)
그 이후엔 끈이론의 역사가 나오는데 처음 끈이론의 기본 개념이 나왔을 때엔 만물을 모두 설명할 수 있는 궁극의 이론이라고 학자들에 지대한 관심을 받으면서 수많은 논문을 배출해 냈다. 이 때가 끈이론의 1차 혁명기였다.
그러나 곧 끈이론의 극악무도한 수학방정식들과 확인 불가능한 세계에 대한 의심 때문에 끈이론은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이 때 에드워드 위튼이라는 대단한 물리하자가 나와 초대칭짝과 기타 등등의 획기적인 끈이론 방정식 풀이 방법을 제시해 끈이론은 두 번째 혁명을 맞고 지금가지도 물리하계의 화려한 조명을 받게 된다.
이 다음엔 끈이론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들이 나오는데 이건 정말 고도의 물리학적 고찰과 직관이 필요하고 분량도 거의 국어교과서 만한 것이 내 두뇌가 쓰기를 거부한다.
끈이론의 세부사항은 건너뛰고 끈 이론의 문제점으로 들어가겠다. 먼저 끈이론은 상상하기 힘들고 수학적인 방정식이 너무 난해하다는 것이다. 물리학자와 수학자가 머리를 맞대고 근 20년간 테크닉을 연구하고 있지만 진척도는 높게 잡아 반이다.
둘째 문제점은 실제 측정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의 실험기구로 미세영역에서는 플랑크 상수가 한계이고 우주적 영역에서는 광속이 한계이다. 이것은 실제로 증명되어 있다. 과학이란 실험이 앞서고 이론이 그것을 통합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의 반대이다. 끈이론 하자들이 길을 개척해 놓았지만 실험물리학자들은 아직 출발도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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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다 2009-03-09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거 재미있게 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