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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 한용운 ㅣ 한국대표시인 101인선집 5
한용운 지음 / 문학사상사 / 2005년 10월
평점 :
종로에 있는 탑골 공원에 가면 할아버지들이 많이 놀러와 계십니다.
일제 시대를 사셨던 그분 들로서는, 3.1운동이 시작된 그곳이 안식처처럼 느껴지나 봅니다.
손병희 선생을 비롯한 기독교, 불교 ,천도교의 민족 대표 33인은 1919년 3월 1일 일제 치하에서 우리 나라의 독립을 선언하고 독립만세를 외쳤습니다.
불교의 개혁자요, 뛰어난 문학가인 만해 한용운은, 바로 그날, 독립 운동가로서 만세 운동에 앞장 섰습니다. 그는
"...독립을 선포한 이상, 우리는 최후의 일인까지, 최후의 일각까지 싸워야 합니다."
라는 원칙대로, 일본 경찰에 끌려가서도 끝까지 당당한 태도로 조사에 임했습니다. 몇몇 지도자들이 고문을 받고 감옥 생활을 하면서 후회하거나 점차 태도를 바꾸는 등 변해 갔지만 한용운의 태도는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습니다.
그의 곧은 애국심은 총독부 건물이 보기 싫어 북향집을 지은 것만으로도 알수 있습니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스님인 한용운이 결혼을 했다는 사실이 좀 의아했습니다.
그러나 불교의 법도를 따른다면서 일본의 식민지 정책에 동조하는 다른 승려들보다 오히려 그가 더 진정한 불교인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용운은 일반인들과 동떨어진 불교를 개혁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생활 속에서 숨쉬는 동안 어렵게만 여겨지던 불교 경전을 쉽게 풀이한 <불교 대전>을 펴내기도 했습니다.
한용운은 또한 불교를 귀의한 뜻도 그렇지만, 그가 끊임 없이 써서 작품으로 남긴 시를 보아도 알수 있습니다. 애국 애족의 정신을 표현한 훌륭한 시들 중에서도 특히 <님의 침묵>은 빼앗긴 조국을 가리키는 '님'을 통하여 조국애와 민족애를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일생을 용기와 신념으로 살아간 한용운을 보면서 나는 많은 것을 생각했습니다.
나 자신과의 작은 약속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내가 과연 무슨 일을 할수 있을 지 부끄러웠습니다. 그러면서 다짐했습니다.
비록 나라를 위해 큰 일은 못하더라도, 나에게 맡겨진 일을 열심히 함으로써 나의 가치를 살려 가자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