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대한민국 기업흥망사 - 실패의 역사에서 배우는 100년 기업의 조건
공병호 지음 / 해냄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공병호씨는 다작으로 유명한 작갑니다. 이번이 이 작가와의 첫조우였는데, 이마에 별 세개를 달고 오셨습니다. 책은 대한민국에서 상위를 차지하던 그룹들이 어떤 패착으로 인하여 역사의 이슬로 사라져갔는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후반부에 “100년 기업을 꿈꾸는 한국기업들에 대한 제언파트도 있지만, ‘업의 방향을 분명하게 결정해라.’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해라’, ‘시장에 대한 통찰력과 비전을 가져라등의 진지하게 말하면 부끄러운 조언들을 장 제목으로 다루고 있어 서 저는 그 파트는 skip하였습니다.

책은 진로그룹, 쌍방울그룹, 우성건설그룹, 대우그룹 등 굵직굵직한 족적을 남긴 대표 기업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패망의 길로 이르렀는지를 설명하고, 그들이 어떤 주의사항을 놓쳤는지에 대해서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진단이 주로 “2세 경영자의 성과에 대한 조급함이나, “성공가도를 달려온 창업자의 무모한 도전등의 추상적인 진단으로 끝나버리는 점이 다소 아쉬웠습니다.

다만, 이 책을 읽고 한 가지 알게 된 점은, 기업에게는 생존그 자체가 대단히 치열한 일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저와 같은 근로자들은 사실 기업의 계속성에 대해서는 크게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기업 내의 근로자에 대한 대우만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기업이 마치 외줄을 타는 것처럼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서 중심을 잡지 않으면 곧 나락으로 떨어져버리는 위치에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경영자의 고충이란 건 이런 것이겠구나, 라는 생각도 함께요.

시선을 넓게 가지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도 있는 책이지만, 자신있게 권하기는 어려운 책입니다. 중언부언도 있는 편이고, 무엇보다 재미를 느끼기가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원하는 분이 계시다면 언제든지 제 선물은 출동하지만 말이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꾸뻬 씨의 우정 여행 - 파리의 정신과 의사 열림원 꾸뻬 씨의 치유 여행 시리즈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이은정 옮김, 발레리 해밀 그림 / 열림원 / 201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운동을 시작한 지 2개월째, 최근 밥이 몹시 끌립니다. 목이 마르면 몸에 수분이 필요한 것이고, 고기가 그리우면 몸에 단백질이 필요한 것이라는 말이 문득 생각나더군요. 최근 일주일에 책 한권씩을 읽어가면서 주로 경제서적들을 읽다 보니 마음 한 켠에 이런 욕구가 생겼습니다. ‘무언가 내 가슴의 서정을 다독여주는 책을 읽고 싶다.’ 그렇게 해서 고르게 된 책이 <꾸뻬 씨의 우정 여행>입니다.  

 프랑수아 를로르의 작품을 처음 접한 건 몇 년 전입니다.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이라는 책이었고, 친구가 이 책을 선물해주었습니다. 책은 읽는 동안 내내, 그리고 읽고 나서도 한참 동안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온몸에 잔잔하게 스며드는 그 따스한 촉감이 아직도 제 기억 속에 어렴풋이 남아 있습니다. 이번에 또다시 꾸뻬 씨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 촉감을 다시 느끼게 됐습니다. 이 작가의 문체를 읽어가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많은 형상의 생각과 감정들을 따스한 손으로 오랫동안 어루만지다보니, 그 생각과 감정들이 은근한 온기를 가진 둥글둥글한 덩어리가 된 것 같다는. 

 책의 줄거리는 꾸뻬 씨가 위험한 곳으로 떠난 친구를 찾아 나서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꾸뻬는 여러 나라의 여러 친구들을 다시금 만나면서 우정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그는 생각이 정리되면 꼭 메모를 하곤 하는데, 그가 친구에 대해서 정리한 생각들을 따로 모아 놓고 보면, 참으로 당연한 말들 뿐입니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지요.  

“관찰9 : 친구란 내가 불행할 때 함께 슬퍼하고 내가 행복할 때 함께 기뻐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런 당연한 말들이 꾸뻬 씨의 여행 안에서, 구체적인 상황을 배경으로 놓이게 되면 대단히 의미심장한 말들이 되곤 합니다. 친숙한 명언이 기억 속에서가 아니라 가슴 속에서 불려나올 때의 그런 느낌이 들지요. 

우리 사회는 사람들을 너무 경제적 인간으로 몰아붙입니다. 별 생각없이 지내다보면 늘, 정서적인 영양분이 결핍된 상태가 되고 말거든요. 문득 자신의 서정을 다독일 필요가 있겠다고 느껴지시는 분들은 이 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 책의 미덕은 무엇보다 잘 읽힌다는 점입니다. 내가 굳은 결심을 하고 책으로 뛰어들어야 읽히는 책이 아니라, 책을 열기만 하면 책이 저절로 내게 스며들어오는 그런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즈니스모델 전쟁
김영한.김지훈 지음 / 헤리티지 / 201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IT trend에 대한 세밀한 분석과 천둥 같은 영감을 선사하는 책!


이 책은 사실 그리 큰 기대를 하고 고른 책은 아닙니다. 핫이슈가 되는 인물에 대해서 시류를 틈타 출간되는 잡다한 서적들 중의 하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책을 몇 장 넘기다보니, 자세를 가다듬고 읽게 되었습니다. 애플, Facebook, 구루폰처럼 새로운 경제적 Trend를 선도하는 기업들의 비즈니스 전략과 그 모델에 대해서 간결하게 핵심을 짚어주며 분석하는 저자의 내공이 감탄스러웠습니다. 또 그러한 비즈니스 모델들에 함축되어 있는 시대변화의 흐름에 대한 진단과 그 진단으로부터 도출될 수 있는 수많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웹브라우저의 94%가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치중되어 있어, 타 선진국에 비해 Smart폰 및 Application의 격변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점도 알 수 있었습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유선 인터넷에 적합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무선 인터넷의 발전이 지연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이는 향후 우리나라의 IT상황이 미국, 일본 등이 현재 겪고 있는 변화를 뒤늦게 따라갈 것이라는 뜻이며, 이러한 예측은 새로운 신규사업을 기획하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인식이 될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 그동안 추상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진실들을 가슴 깊숙이 체험하게 됩니다. “시대의 흐름을 읽어라”, “늘 책을 가까이 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하라”와 같은 격언들이 구루폰이나 구글, Facebook, 징가 등처럼 몇 년만에 수조 혹은 수십 조의 기업으로 성장한 신흥기업들의 사업전략에서 어떤 역할을 하였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기존에 다수의 책을 집필한 저자의 실력이 해당 내용을 풀어나감에 있어, 논리적으로 설득력을 지니고, 중언부언하지 않으며, 일관된 방향으로 논지를 전개해 감으로써 읽는 이의 머릿속을 시원하게 뚫어줍니다. 여러분도 이 책을 읽고 지적 쾌감을 한번 누려보시길 바랍니다. 경제서적을 읽으며 가슴이 뜨거워질 수 있다는 걸 경험한 저로서는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숫자로 보는 한국의 자본시장 - 돈! 자본시장부터 이해하라
이철환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재테크에 관심이 있는 직장인들이 가장 열광하는 분야는 “주식”일겁니다. 저도 작년, 현대건설이 급격히 요동칠 때 주식에 뛰어들어서 소정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주식에 대한 직접투자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공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때, [숫자로 보는 한국의 자본시장] 책에 대한 홍보글을 접하게 되었고,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이라는 저자의 약력에 혹해 이 책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다만, 이 책이 저와 같은 초보자들에게 자본시장의 알파벳을 A부터 Z까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종류의 책은 아니라는 점을 미리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일단 이 책을 1회독 하고 나서 느낀 점은, 내공이 좀더 쌓이면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자본시장의 전반에 대해서 다소나마 선지식이 있었다면 이 책이 보다 흥미로웠을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완전히 생짜 초보인 제가 읽기에 이 책은 다소 버거운 감이 있었습니다. 책의 구성은 우리나라 자본시장에 대해서 크게 6가지 정도의 대분류를 정한 후, 해당 대분류 안에서 시장참여자들이 통상적으로 궁금해할 만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답하는 방식으로 되어있습니다.

전형적인 “물음 & 대답”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서, 저처럼 어떤 길을 따라서 일관된 지식을 얻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 다만, 자본시장에서 쓰이는 각종 용어들을 광범위하게 접할 수 있고 그에 대한 간단명료한 정의를 한번쯤 되새겨볼 수 있다는 점은 이 책의 장점이라 하겠습니다. 또한, 자본시장에 적용되는 룰과 해당 룰이 도입된 배경 등을 되집어 볼 수 있다는 점도 자본시장의 역사에 대해서 궁금한 사람이라면 흥미로울 것입니다. 주식투자나 재테크 방법에 대한 기대는 이 책과는 어울리지 않으며, 다만 이 책은 자본시장의 전문가를 꿈꾸는 이들이나, 자본시장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전문가와 대화를 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목 그대로 어떤 주제에 대해서 명시적인 '수치'를 제공하기 때문에, 공적인 금융보고서 등을 작성하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하리라 생각되구요. 금융권에 계신 분들은 가볍게 한번 읽어보며, 종사 분야에 대한 지식을 넓히는 데 쓰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돈 사용설명서 - 돈 잘 쓰고 잘 사는 법
비키 로빈 외 지음, 김지현 옮김 / 도솔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시골의사 박경철의 저서 “부자경제학”은, 부자에 대해서 더 이상 자산을 늘리는 데 관심이 없고 현재의 부를 지키려는 사람으로 정의내립니다. 이 정의는 ‘부자’를 다른 이와의 비교를 통해서 상대적으로 정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데,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부자라고 하면 친지나 친인들 보다 경제사정이 넉넉한 상태를 상상하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인 정의는 하나의 모집단 내에서 한 명의 부자밖에 만들지 못하지만, 절대적인 정의는 하나의 모집단 내의 모든 인원을 부자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제 선호는 후자 쪽 정의로 향합니다.

<돈 사용설명서>는 위와 같은 ‘부자’가 되는 방법론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직업과 돈의 상관관계, 돈과 생활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면서, 실제로 우리가 반드시 필요한 것들을 사고, 특별히 원하지만 보수는 다소 적은 일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선택하지 못했던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수월한 일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책이 제시하는 직업과 돈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란 이런 것입니다. 연봉이 5,000만원이라면 그동안은 회사로부터 5,000만원의 순수한 수입을 얻는 것으로 생각해왔지만, 실제로는 해당 직업을 유지하기 위해서 지출되는 비용을 차감해야 회사로부터 얻는 순수한 수입이 계산된다는 것입니다.
출퇴근에 걸리는 비용, 직업 유지를 위해 지출되는 의류비, 업무상 인맥관리를 위해 소요되는 제반 지출비용, 업무상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 떠나는 여행이나 백화점 쇼핑 등에 지출되는 금액 등의 요소를 고려하면, 실제로 우리가 회사를 통해서 얻게 되는 순수입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책은 이러한 새로운 관점을 바탕으로 다소 인문학적이고 철학적인 관점에서 독자를 ‘부자’가 되도록 이끕니다. 다만 그 과정이 독자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실효성을 거두기 힘든 것들이어서(예를 들면, 현재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모든 것들 조그만 잡동사니까지 포함한 대차대조표를 만들라는 등의 요구), 저처럼 책을 눈과 생각으로만 읽는 사람에게는 큰 효과는 없을 듯합니다.

그러나 이 책이 던지는 한 가지 중요한 화두는, ‘재정자립의 상태 그러니까 생계를 위하여 일하지 않아도 되는 경제적 상태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그 턱이 낮다’는 것입니다. 생계형 노동으로부터 빠른 은퇴를 꿈꾸는 저에게는 그 화두가 오래오래 곱씹어 볼 만한 것으로 여겨져서 이 책을 다른 분들에게도 권해보려 합니다. 막연히 100억쯤 벌면 은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분들, 혹은 생계형 노동에서 조금이라도 빨리 해방되고자 하는 분들은 이 책을 통해 위와 같은 화두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