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뻬 씨의 우정 여행 - 파리의 정신과 의사 열림원 꾸뻬 씨의 치유 여행 시리즈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이은정 옮김, 발레리 해밀 그림 / 열림원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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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시작한 지 2개월째, 최근 밥이 몹시 끌립니다. 목이 마르면 몸에 수분이 필요한 것이고, 고기가 그리우면 몸에 단백질이 필요한 것이라는 말이 문득 생각나더군요. 최근 일주일에 책 한권씩을 읽어가면서 주로 경제서적들을 읽다 보니 마음 한 켠에 이런 욕구가 생겼습니다. ‘무언가 내 가슴의 서정을 다독여주는 책을 읽고 싶다.’ 그렇게 해서 고르게 된 책이 <꾸뻬 씨의 우정 여행>입니다.  

 프랑수아 를로르의 작품을 처음 접한 건 몇 년 전입니다.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이라는 책이었고, 친구가 이 책을 선물해주었습니다. 책은 읽는 동안 내내, 그리고 읽고 나서도 한참 동안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온몸에 잔잔하게 스며드는 그 따스한 촉감이 아직도 제 기억 속에 어렴풋이 남아 있습니다. 이번에 또다시 꾸뻬 씨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 촉감을 다시 느끼게 됐습니다. 이 작가의 문체를 읽어가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많은 형상의 생각과 감정들을 따스한 손으로 오랫동안 어루만지다보니, 그 생각과 감정들이 은근한 온기를 가진 둥글둥글한 덩어리가 된 것 같다는. 

 책의 줄거리는 꾸뻬 씨가 위험한 곳으로 떠난 친구를 찾아 나서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꾸뻬는 여러 나라의 여러 친구들을 다시금 만나면서 우정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그는 생각이 정리되면 꼭 메모를 하곤 하는데, 그가 친구에 대해서 정리한 생각들을 따로 모아 놓고 보면, 참으로 당연한 말들 뿐입니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지요.  

“관찰9 : 친구란 내가 불행할 때 함께 슬퍼하고 내가 행복할 때 함께 기뻐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런 당연한 말들이 꾸뻬 씨의 여행 안에서, 구체적인 상황을 배경으로 놓이게 되면 대단히 의미심장한 말들이 되곤 합니다. 친숙한 명언이 기억 속에서가 아니라 가슴 속에서 불려나올 때의 그런 느낌이 들지요. 

우리 사회는 사람들을 너무 경제적 인간으로 몰아붙입니다. 별 생각없이 지내다보면 늘, 정서적인 영양분이 결핍된 상태가 되고 말거든요. 문득 자신의 서정을 다독일 필요가 있겠다고 느껴지시는 분들은 이 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 책의 미덕은 무엇보다 잘 읽힌다는 점입니다. 내가 굳은 결심을 하고 책으로 뛰어들어야 읽히는 책이 아니라, 책을 열기만 하면 책이 저절로 내게 스며들어오는 그런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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