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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1 - 사랑과 권력을 가슴에 품은 최초의 여왕
한소진 지음 / 해냄 / 2009년 4월
평점 :
여성의 사회 진출이 증가하고 그에 따라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여성 차별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현실은 아직도 남성 중심의 사회인 상황에서 남성의 이야기가 아닌 오로지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한소진의 장편소설 <선덕여왕>의 출간소식은 반갑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MBC에서 5월 25일부터 「선덕여왕」이 드라마로 방영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듣고 기다리고 있었기에 소설 <선덕여왕>에 더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드라마와 소설은 어떤 차이점을 보일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소설 <선덕여왕>에서 작가는 ‘사랑보다 권력을 원한 미실’과 ‘사랑과 권력을 함께 꿈꾼 선덕’, 두 여인의 비교되는 삶을 그리고 있다. 요즘 투톱체제라는 말이 많이 사용되는데, 일반적으로 축구에서 두 명의 공격수를 두는 것을 두고 사용된다. 그리고 드라마 혹은 영화에서 두 명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것도 투톱체제라고 하는데 소설 <선덕여왕>에서도 미실과 선덕여왕이라는 두 명의 여걸을 등장시킴으로써 더욱 더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다.
몇 년 전 김별아의 장편소설 <미실>에서 미모와 색공으로 남성보다 더 강한 권력을 누렸던 미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었었기에 소설 <선덕여왕>에서는 미실보다 선덕여왕에 대한 이야기에 더 관심이 가는 게 사실이었다. 그리고 최초의 여성 임금이라는 타이틀이 매력적이라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선덕여왕을 조명한 이야기는 아직 접하지 못했기에 선덕여왕의 일대기가 더욱 더 궁금했다.
소설 <선덕여왕>은 진흥왕의 둘째아들로 진지왕이 된 금륜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금륜의 불행은 형 동륜태자의 갑작스런 죽음으로부터 기인한다. 동륜태자의 죽음의 원인 뒤에는 어머니 사도왕후와 미실의 정치적인 계략이 있었고, 그들은 권력을 이어가기 위해 싫다는 금륜을 억지로 왕위에 올린다. 사도왕후와 미실은 그들의 욕심으로 한 사내를 왕의 자리에 올렸다가 그 자리에서 내쳐버린다. 끝없는 권력욕 때문에 타인에게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입히지만 그들이 마지막에 원한 것은 권력이 아니라 바로 인간적인 삶이었음을 보여줌으로써, 여자의 삶을 포기하고 그 이상을 이루어 낸 선덕여왕의 존재가 더 빛나게 한다.
소설 <선덕여왕>에서는 어린 시절 총명했던 덕만 공주의 모습부터 홍수를 예견하고, 첨성대를 건립하는 등 왕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 내는 선덕여왕의 모습을 재현해 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나라를 위해 여자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던 아픔이 있었으니 소설 <선덕여왕>에서 천오백 년 역사 뒤에 숨겨진 정 많고 따뜻한 여황제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