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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너프 : 불만족의 심리학
존 네이시 지음, 강미경 옮김 / 예담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성경의 창세기에서 아담과 하와가 등장합니다. 하느님께서 만드신 에덴동산에서 그들은 자유롭고 풍족합니다. 그러나 단 하나 그들에게 금지된 것이 있으니, 동산 한가운데에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 열매』를 따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그것을 따 먹는 날, 반드시 죽게 된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간교한 짐승인 뱀이 하와에게 속삭입니다. 하느님께서 따 먹지 말라고 당부하신 그 열매는 먹어도 죽지 않는다고요. 대신 그들도 하느님처럼 선과 악을 구분하는 능력을 갖게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뱀의 이야기를 듣고서 보니 과연 열매는 참으로 사람을 영리하게 만들어 줄 것처럼 먹음직스럽게 보였습니다. 그래서 하와와 아담은 열매를 따 먹습니다. 그 후 그들은 벌거벗은 몸을 부끄러워하게 되었고, 평생 땀 흘려 고생해야 먹고 살 수 있게 되었고, 죽어서 흙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아담과 하와는 에덴동산에 있는 단 한 그루의 나무 열매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열매는 얼마든지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처럼 될 수 있다는 뱀의 말에 속아 먹어서는 안 될 열매를 먹습니다. 그들의 소유라고 할 수 있는 열매가 훨씬 더 많았음에도 그들은 만족하지 못하고 금지된 열매를 먹습니다. 하느님과 같은 능력을 갖고 싶다는 욕심에서 금지된 열매를 먹습니다. 아마 인간의 불만족은 아담과 하와에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닐까요.
우리의 부모님들께서는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의 힘을 믿으셨습니다. 욕심 부리지 않고 정도를 걸어 오셨습니다. 집 한 채 장만하시고, 나이 들어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을 정도의 돈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집은 더 넓어야하고, 차는 더 커야하고, 돈은 더 많아야한다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남보다 더 많이 가져야 행복해 진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라는 신조어만 봐도 다른 사람보다 더 빨리 경험하지 않으면 뒤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세상이 오게 된 것일까요.
예담에서 출간 된 《이너프 _ 불만족의 심리학》에서 존 네이시는 정보중독, 폭식, 물질적 탐욕, 일중독, 선택의 고문, 지나친 행복 추구, 과속성장이라는 일곱 분야에서 ‘더 많이’를 외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여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곱 가지 실천전략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만족주의를 위한 실천전략을 독자에게 보여줍니다.
존 네이시가 보여주는 불만족의 심리학, 더 많이를 외치는 인간 심리는 과거와 비교해 보면 큰 병에 걸렸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평소에 편리하게 사용하는 휴대폰과 인터넷 등이 그렇습니다. 휴대폰이 없으면 불안하고, 인터넷 사용이 불가능하면 무엇을 해야 할지를 몰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홈쇼핑 중독, 된장녀 등의 말이 등장하면서 많이 그리고 명품을 소유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많이 소유하고,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행하게 되면서 우리는 더 행복해졌을까요.
과거 어느 때 보다 더 많고 심한 병을 앓고 살아가는 지금, 우리는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가져야 할지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때가 아닐까요. 그 출발점은 《이너프 _ 불만족의 심리학》이 된다면 과정이 쉬워지리라 여겨집니다. 좀 더 나은 삶, 만족하는 삶을 위해 바로 시작해야 합니다.
“만족한다는 것은 곧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그와 정반대로 생각하는 우리의 습관에 있다. 우리는 충분히 가져야만 비로소 만족할 수 있다는 생각에 얽매여 있다.” - 데일리 인라이튼먼트 뉴스레터 편집자, 센 슈이안 (P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