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갤브레이스 불확실성의 시대 - 애덤 스미스부터 프리드먼까지 200년 경제사상사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지음, 이경식 옮김 / 21세기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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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경제 관련 책을 몇 권 읽다 보면 애덤 스미스, 마르크스, 케인스 같은 이름을 자주 만나게 된다. 이름은 익숙하지만 정작 이 사람들이 어떤 시대를 살았고, 왜 그런 경제 이론을 주장하게 되었는지는 잘 몰랐는데, 이 책은 그런 경제사상의 흐름을 역사적인 배경과 함께 설명해 준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처음에는 경제학 책이라 조금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렇지만 BBC에서 대중 교양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던 경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고, 각 장의 분량도 비슷해서 읽어나가기도 수월했다. 단순히 경제이론을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당시 사회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고, 사람들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생각을 했는지를 따라가다 보니 경제학을 잘 모르는 나도 흐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된 부분은 결국 경제에는 완벽한 정답이 없다는 것이었다. 어떤 시대에는 자유로운 시장이 가장 중요한 해결책처럼 받아들여졌고, 또 어떤 시대에는 시장에만 맡겨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생각이 힘을 얻었다. 경제 상황이 달라지면 사람들의 생각도 달라지고, 과거에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이론이 새로운 현실 앞에서는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내용을 읽다 보니 지금 우리가 경제를 바라보는 방식도 다시 생각하게 됐다. 뉴스에서는 매일 금리, 물가, 집값, 주식시장, 환율 같은 이야기가 나오고 전문가마다 서로 다른 전망을 내놓는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가 많은데, 어쩌면 경제라는 것 자체가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성장률이나 물가상승률 같은 숫자 뒤에는 결국 사람들의 생활이 있고, 기업과 정부의 선택이 있고, 당시 사회의 분위기와 역사적인 상황이 있다. 같은 경제정책이라도 어느 시대에 어떤 상황에서 시행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됐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단순히 결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왜 이런 상황이 만들어졌을까'하는 배경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 다루는 시대는 과거의 이야기지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경제 환경은 계속 변하고 있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기존의 산업과 일자리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과거의 경험만으로 앞으로의 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이 책은 경제에 대한 정답을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주는 책에 가깝게 느껴졌다. 어떤 경제이론이나 전문가의 말을 무조건 믿기보다는 그 주장이 등장하게 된 배경과 당시의 상황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 경제학의 역사를 한 번에 훑어볼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 평소 경제 뉴스를 접하면서 한 번쯤 들어봤던 이름과 이론들이 어떤 흐름 속에서 등장했는지를 연결해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따로따로 알고 있던 경제학자들의 이름이나 이론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느낌도 있었다.


지금의 상황만 보고 미래를 쉽게 단정하기보다는 과거에 비슷한 상황이 있었는지, 당시에는 어떤 선택을 했고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를 함께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불확실성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겠지만, 다양한 생각과 과거의 경험을 살펴보면서 조금 더 현명하게 판단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경제에 관심은 있지만 전문적인 경제학 책은 부담스러운 사람이라면 경제사상의 큰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렵게만 생각했던 경제학을 조금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읽어볼 만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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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읽는 스페인
백인필 지음 / 디이니셔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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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몇 년 전 여행을 다녀온 스페인은 나에게 낯선 나라가 아니다. 여행하면서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거리를 걸어보고, 유명한 가우디의 건축물들과 여러 미술관을 찾아다니며 스페인의 분위기를 직접 느껴본 적이 있다. 그때는 여행 일정에 맞춰 유명한 곳을 찾아가고, 눈에 들어오는 건축물을 보면서 사진을 찍는 것에 더 집중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당시 보았던 장소들도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특히 바르셀로나에서 봤던 가우디의 건축물들이 생각났다. 당시에는 어떻게 이런 건물을 만들었을지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고, 독특한 모양과 화려한 장식이 신기해서 한참 바라봤던 기억이 난다. 가우디의 작품이 단순히 특이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이 아니라 자연과 종교, 인간에 대한 생각을 건축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점을 알게 되니 그때 보았던 모습이 새롭게 느껴졌다. 이 책을 미리 읽고 갔더라면 건축물을 보는 재미가 훨씬 컸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드리드에서 프라도 미술관을 방문했던 경험도 떠올랐다. 당시에는 유명한 작품을 실제로 본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지만, 작품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지나간 그림도 많았다. 책을 읽으면서 스페인의 역사와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함께 접하니, 여행하면서 그냥 지나쳤던 그림과 공간에도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가장 아쉬웠던 것은 왜 그때는 이런 것들을 미리 알아보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었다. 여행할 때는 눈앞에 보이는 것만 보고 지나가기 쉬운데, 그 장소의 배경을 조금 알고 보면 같은 공간도 훨씬 감동적이고 의미 있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앞으로 스페인을 다시 여행한다면 많은 곳을 빠르게 둘러보기보다 한두 곳을 천천히 바라보고 싶다. 건축물을 보면서 누가, 왜 만들었는지 생각해 보고, 미술관에서도 작품 앞에 잠깐이라도 더 머물러보고 싶다. 이미 한 번 다녀온 곳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다시 가면 전혀 다른 모습이 보일 것 같다.


여행을 다녀온 뒤 읽어서인지 책 속의 이야기들이 추상적으로 느껴지지 않고, 실제로 걸었던 거리와 보았던 건물들이 떠올라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다음에 스페인을 다시 찾게 된다면 이번에는 여행 전에 이 책을 한 번 더 읽고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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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의 교양 - 알고도 모른 척해야 하는 지위의 법칙 ㅣ 세계척학전집 7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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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인간관계에서 생기는 서열 문제를 다룬 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읽어 보니 단순히 서열의 좋고 나쁨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왜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고 인정받으려 하는지, 사회적 지위가 우리의 행동과 감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심리학과 사회학, 철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었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침팬지 사회를 연구한 프란스 드 발의 이야기였다. 서열은 한 사람이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생각해 보면 직장에서 누구의 말을 더 중요하게 받아들이거나 특정 사람의 반응을 지나치게 신경 쓰는 것도 그 사람의 직급이나 영향력, 주변의 평가와 관련이 있다. 인간 사회가 복잡해졌을 뿐,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의식한다는 점에서는 동물의 사회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폴스키가 설명하는 서열 스트레스도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같은 상황에서도 상대방의 직급이나 위치에 따라 느끼는 부담이 달라질 때가 있다. 나 역시 누군가의 평가를 지나치게 의식하거나 별일 아닌 말에도 위축된 적이 있는데, 이런 경험을 단순히 개인적인 성격의 문제로만 생각했었다. 책을 읽으면서 사람은 사회적 위치와 주변의 평가에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게 되었다.


구별짓기 역시 일상생활과 연결해서 생각해 볼 만했다. 옷이나 자동차, 음식, 음악 같은 개인의 취향에도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지가 어느 정도 담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직접적으로 자랑하기보다 은근하게 자신의 능력이나 경제력을 드러내는 행동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자신의 생활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모습도 결국 다른 사람과 자신을 구별하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과 연결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고 나니 내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생각보다 많이 의식하며 살아왔다는 사실도 돌아보게 되었다. 좋은 평가를 받고 싶고 뒤처지고 싶지 않은 마음은 자연스럽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정작 내가 원하는 삶보다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춰 살아갈 수도 있다. 이제는 단순히 순위를 생각하기보다, 왜 내가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남보다 앞서는 것만을 목표로 삼기보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을 찾고 그에 맞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의미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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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멍거 바이블 완결판 - 대가들의 스승, 멍거가 남긴 투자와 삶의 지혜
김재현.이건 지음 / 에프엔미디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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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워런 버핏의 오랜 동료이자 버크셔 해서웨이를 함께 성장시킨 찰리 멍거라는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멍거가 어떤 생각으로 투자를 했는지는 자세히 알지 못했다. 이 책을 통해 찰리 멍거의 여러 생각들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었다.


기억에 남았던 것은 멍거가 투자에서 지식만큼이나 인간의 심리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점이다. 특히 확증편향이나 군중심리처럼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생각을 강화하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 어떤 종목을 좋다고 생각하고 매수한 뒤에는 주가가 떨어져도 좋은 뉴스만 찾아보면서 내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쉽다. 나 역시 투자할 때 이런 실수를 했던 적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이 단순한 이론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멍거의 격자틀 인식 모형도 흥미로웠다. 투자라는 것이 경제, 심리, 역사 등 여러 분야의 지식을 연결해서 판단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투자 공부라고 하면 기업 실적이나 주가 차트, 경제 뉴스 등을 찾아보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앞으로는 투자와 직접적으로 관련 없어 보이는 분야의 책도 많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많이 아는 것보다 서로 다른 지식을 연결해서 생각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이해했다.


투자하면서 조급해질 때 한 번 더 생각하고, 내가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확신이 생겼을 때까지 기다리는 법을 이야기한다. 개인투자자로서 앞으로 모든 투자에서 멍거의 원칙을 완벽하게 지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적어도 남들이 산다고 따라 사고, 주가가 움직인다고 무조건 행동하는 투자에서는 조금씩 벗어나고 싶다.


책을 덮고 나니 좋은 투자자가 된다는 것은 특별한 정보를 남들보다 빨리 얻는 것이 아니라, 실수를 줄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오래 유지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투자하면서 수익이 잘 나지 않는 시기가 오더라도 조급해하지 않고,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기업을 꾸준히 공부하면서 기다릴 수 있는 투자자가 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투자자로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해준 책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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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역사 ㅣ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Future Publishing 지음, 강영준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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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 책은 중세부터 근세 유럽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마녀사냥과 마녀재판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마녀로 의심받았던 사람들 대부분이 별다를 것 없는 평범한 이웃들이었다는 사실이다. 누군가 갑자기 병에 걸리거나 나쁜 일이 생기면 그걸 마녀의 저주 탓으로 돌리곤 했고, 이웃 간에 작은 다툼만 있어도 상대를 마녀로 몰아세우는 일이 흔했다고 한다. 뚜렷한 증거 하나 없이도 일단 의심을 받으면 처벌을 피하기 어려웠다는 게 읽으면서 참 씁쓸했다.


그중에서도 펜들 힐 사건과 세일럼 마녀재판은 특히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처음엔 몇 사람에 대한 막연한 의심으로 시작됐던 일이 시간이 지날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 더 많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과정이 매우 공포스러웠다. 한 사람의 말 한마디가 사실 확인도 없이 퍼져나가면서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걸 보니, 근거 없는 소문을 그대로 믿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새삼 실감했다. 요즘 인터넷으로도 사실이 아닌 댓글 하나가 퍼지고 퍼져 걷잡을 수 없게 되는 것을 보면 과거의 마녀사냥이 요즘도 계속되는게 아닌가 싶다.


또 하나 새롭게 다가온 건, 마녀사냥이 몇몇 개인의 악의만으로 벌어진 일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 시대의 사회 분위기와 법 체계 자체가 이런 흐름을 부추긴 측면이 컸다. 마녀를 잡는 걸 정의로운 일이라 믿었던 사람들도 있었고, 처벌을 당연시하는 분위기도 존재했다고 하니 당시 사람들 입장에선 그게 진심으로 믿는 진실이었을지도 모른다.


역사를 배울 때 결과만 외우기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를 깨우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다. 특히 모두가 한목소리로 같은 생각을 할 때야말로 한 번 더 의심해봐야 하는 순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남의 말을 듣고 곧이곧대로 믿기보다, 그게 정말 사실인지 스스로 확인해보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마녀의 역사는 단순히 옛날 마녀 이야기를 늘어놓는 책이 아니었다. 두려움과 편견이 어떻게 무고한 사람을 의심하게 만들고, 그 의심이 얼마나 큰 피해로 번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었다. 읽기 전엔 마녀사냥을 그냥 옛날에 있었던 황당한 사건 정도로만 여겼는데, 다 읽고 나니 누군가를 섣불리 판단하지 않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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