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역사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Future Publishing 지음, 강영준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 책은 중세부터 근세 유럽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마녀사냥과 마녀재판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마녀로 의심받았던 사람들 대부분이 별다를 것 없는 평범한 이웃들이었다는 사실이다. 누군가 갑자기 병에 걸리거나 나쁜 일이 생기면 그걸 마녀의 저주 탓으로 돌리곤 했고, 이웃 간에 작은 다툼만 있어도 상대를 마녀로 몰아세우는 일이 흔했다고 한다. 뚜렷한 증거 하나 없이도 일단 의심을 받으면 처벌을 피하기 어려웠다는 게 읽으면서 참 씁쓸했다.


그중에서도 펜들 힐 사건과 세일럼 마녀재판은 특히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처음엔 몇 사람에 대한 막연한 의심으로 시작됐던 일이 시간이 지날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 더 많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과정이 매우 공포스러웠다. 한 사람의 말 한마디가 사실 확인도 없이 퍼져나가면서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걸 보니, 근거 없는 소문을 그대로 믿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새삼 실감했다. 요즘 인터넷으로도 사실이 아닌 댓글 하나가 퍼지고 퍼져 걷잡을 수 없게 되는 것을 보면 과거의 마녀사냥이 요즘도 계속되는게 아닌가 싶다.


또 하나 새롭게 다가온 건, 마녀사냥이 몇몇 개인의 악의만으로 벌어진 일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 시대의 사회 분위기와 법 체계 자체가 이런 흐름을 부추긴 측면이 컸다. 마녀를 잡는 걸 정의로운 일이라 믿었던 사람들도 있었고, 처벌을 당연시하는 분위기도 존재했다고 하니 당시 사람들 입장에선 그게 진심으로 믿는 진실이었을지도 모른다.


역사를 배울 때 결과만 외우기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를 깨우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다. 특히 모두가 한목소리로 같은 생각을 할 때야말로 한 번 더 의심해봐야 하는 순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남의 말을 듣고 곧이곧대로 믿기보다, 그게 정말 사실인지 스스로 확인해보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마녀의 역사는 단순히 옛날 마녀 이야기를 늘어놓는 책이 아니었다. 두려움과 편견이 어떻게 무고한 사람을 의심하게 만들고, 그 의심이 얼마나 큰 피해로 번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었다. 읽기 전엔 마녀사냥을 그냥 옛날에 있었던 황당한 사건 정도로만 여겼는데, 다 읽고 나니 누군가를 섣불리 판단하지 않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