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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읽는 스페인
백인필 지음 / 디이니셔티브 / 2026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몇 년 전 여행을 다녀온 스페인은 나에게 낯선 나라가 아니다. 여행하면서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거리를 걸어보고, 유명한 가우디의 건축물들과 여러 미술관을 찾아다니며 스페인의 분위기를 직접 느껴본 적이 있다. 그때는 여행 일정에 맞춰 유명한 곳을 찾아가고, 눈에 들어오는 건축물을 보면서 사진을 찍는 것에 더 집중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당시 보았던 장소들도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특히 바르셀로나에서 봤던 가우디의 건축물들이 생각났다. 당시에는 어떻게 이런 건물을 만들었을지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고, 독특한 모양과 화려한 장식이 신기해서 한참 바라봤던 기억이 난다. 가우디의 작품이 단순히 특이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이 아니라 자연과 종교, 인간에 대한 생각을 건축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점을 알게 되니 그때 보았던 모습이 새롭게 느껴졌다. 이 책을 미리 읽고 갔더라면 건축물을 보는 재미가 훨씬 컸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드리드에서 프라도 미술관을 방문했던 경험도 떠올랐다. 당시에는 유명한 작품을 실제로 본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지만, 작품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지나간 그림도 많았다. 책을 읽으면서 스페인의 역사와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함께 접하니, 여행하면서 그냥 지나쳤던 그림과 공간에도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가장 아쉬웠던 것은 왜 그때는 이런 것들을 미리 알아보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었다. 여행할 때는 눈앞에 보이는 것만 보고 지나가기 쉬운데, 그 장소의 배경을 조금 알고 보면 같은 공간도 훨씬 감동적이고 의미 있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앞으로 스페인을 다시 여행한다면 많은 곳을 빠르게 둘러보기보다 한두 곳을 천천히 바라보고 싶다. 건축물을 보면서 누가, 왜 만들었는지 생각해 보고, 미술관에서도 작품 앞에 잠깐이라도 더 머물러보고 싶다. 이미 한 번 다녀온 곳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다시 가면 전혀 다른 모습이 보일 것 같다.
여행을 다녀온 뒤 읽어서인지 책 속의 이야기들이 추상적으로 느껴지지 않고, 실제로 걸었던 거리와 보았던 건물들이 떠올라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다음에 스페인을 다시 찾게 된다면 이번에는 여행 전에 이 책을 한 번 더 읽고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