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혼자 살아갈 너에게 - 서툰 오늘과 결별하기 위한 엄마의 지혜
다쓰미 나기사 지음, 김윤정 옮김 / 놀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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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혼자가 된 것처럼 느껴졌던 시간을 떠올려보면 사회생활을 했을 때였던 거 같아요

 

고등학생까지는 주변을 둘러볼 시간과 여유가 없어 스스로 결정을 하는 일이 많지 않았는데 성인이 되고 난 후에는 스스로 여러 가지를 고려하면서 생각하고 판단하게 되는 상황이 상대적으로 많았는데 때로는 친구들이나 선배 또는 가족에게 의견을 물어보기도 했지만 각기 다른 답을 주기 때문에 그 답들 속에서 또다시 고민을 해야 한다는 사실. 그래서 한 편으로는 정답이 딱 정해져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죠

 

인생의 선배로서 그리고 엄마로서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따뜻한 조언을 담아낸  「인생을 혼자 살아갈 너에게」사실 이 책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고인이 된 베스트셀러 작가 다쓰미 나기사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우연히 발견하게 된 원고를 모아 출판하게 되었다고 해요- 자립을 시작하는 사람을 위해 쓴 책이지만 평소 자식들에게 알려주었던 삶의 지혜를 자세하게 다시 배우는 거 같았다는 작가의 아들이 남긴 후기를 보고 자식에게 전하는 말이라니 더욱 마음에서 우러나온 조언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수동적인 삶이 아닌 능동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다양한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인생을 혼자 살아갈 너에게」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 매일의 습관 등 앞으로 살아가기 위해 알아두면 좋은 내용들까지 마치 우리들의 엄마가 얘기해 주는 듯한 느낌에 처음에는 엄마의 잔소리처럼 느껴지기도 했지만 내용들 하나하나 삶을 살아가기 위해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이라 먼 훗날 언젠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게 된다면 책에서 읽은 내용들을 꼭 내 아이에게도 얘기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저는 책에 나온 내용들 대부분이 공감되는 내용이기에 빠르게 읽을 수 있었는데 만약 시간이 부족하다면 이어지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관심이 가는 내용부터 읽거나 작가가 강조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하나하나 읽어보는 방법도 좋을 거 같네요

 

 

인생을 뒤돌아보면 후회가 되는 순간이 참 많았던 거 같아요


「인생을 혼자 살아갈 너에게」을 조금 일찍 읽어볼 수 있었다면 더욱 좋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나간 건 지나간 대로 하지만 앞으로의 삶에 도움이 될 말들은 하나하나 눈으로 읽히고 행동하도록 노력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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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이 더 깨끗해졌어요! - '게으른 나'를 인정했더니
와타나베 폰 지음, 송수영 옮김 / 이아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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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나를 인정하고 깨끗한 집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려낸

와타나베 폰의 신간 「방이 더 깨끗해졌어요」

 

내가 게으르다는 건 인정하는데 인정하고 행동을 한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죠~
저 역시 청소와 정리 정돈 분야에서는 자신이 없기도 하고 그 누구보다 게으른 편이라 책 제목에 더욱 이끌렸던 거 같아요

 

연례행사처럼 몰아서 정리 정돈을 하는 편이긴 하지만 평소에 정리 정돈에 대한 책에 관심이 많아서 많이 읽다 보니 「방이 더 깨끗해졌어요」 책에 나온 많은 이야기들은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내용이었던 거 같아요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역시 알고 있는 게 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죠-

 

​앞부분을 살짝 읽었을 때 다 내가 아는 내용만 있는 거 아냐 하는 걱정이 있기도 했지만
몇몇 내용은 새롭기도 하고 이거다!! 싶을 정도로 좋아서 제가 마음에 들었던 내용을 소개해볼까 해요

 

 

 

첫 번째는 머리카락 처리용 집게

 

개운하게 샤워를 하고 나왔지만 샴푸하면서 빠진 머리카락 처리 때문에 은근 신경 쓰고 있던 저
손으로 집기 싫어서 항상 휴지로 머리카락을 건져왔는데 작가가 사용한 머리카락 전용 집게를 보니 너무 괜찮은 아이디어다 싶더라구요~

 

우리나라에서도 판매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비슷한 걸로 대체해도 좋을 거 같아요
욕실 전용 집게 하나로 쉽고 빠르게 머리카락을 처리하는 방법은 여자라면 다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을까 싶네요

 

 

 

 

 

두 번째는 게으른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

 

큰맘 먹고 청소를 하지만 어느샌가 주변을 보면 엉망이 되어있는 모습
만약 저와 똑같은 상황이라면 나중에 한 번에 처리해야지 하는 마음을 가진 게 아닐까요?
저는 이 글을 읽었을 때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해서 집이 항상 어질러져 있던 거구나 하는 사실을 깨달았답니다

 

이 책은 인테리어 잡지에서 나오는 멋진 사진은 없지만 작가가 시행착오를 통해 달라지는 과정은 우리 주변에 볼 수 있는 아주 친숙한 모습이라 더욱 공감이 되는 거 같아요- 그래서 그 글을 통해 저도 조금씩 정리 정돈 & 청소에 대한 생각이 변해가는 게 느껴지더라구요~

 

만화로 되어 있어 즐겁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구요!

 

 

 

 

 

 

마지막으로 대청소는 매달매달 조금씩! 일 년에 나누어 매달 하나씩 청소

 

저 같은 경우에도 몰아서 청소하는 걸 습관 들었던 터라 한번 빡세게 청소하고 나면 몸살이 걸리는 게 연례행사였던 편이에요- 따지고 보면 대청소를 몰아서 할 필요는 없는 건데 말이죠..
한 달 한 달 나눠서 청소를 한다면 대청소에 대한 부담감도 훨씬 줄어들고 깔끔한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책에서 소개된 내용은 작가가 찾은 방법이기에 본인에게 딱 맞는 방법이 아닐 수 있어요
처음에는 한번 해보고 조금씩 자신에게 맞게 바꿔가다 보면
언젠가는 자신만의 정리 정돈법, 청소 노하우가 생기지 않을까 싶네요 :)

 

저도 책에서 배운 내용을 하나씩 실천해보고 저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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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은 날보다 싫은 날이 많았습니다 - 완벽하지 않은 날들을 살면서 온전한 내가 되는 법
변지영 지음 / 비에이블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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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나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있어도 매일매일 자신이 좋은 날이 그리 많지는 않을 거 같다
자존감이 강한 편이 아닌 나 역시 '나'라는 사람을 다른 사람으로 바꿀 수 없는 게 현실이기에 어쩔 수 없지-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되돌아보면 내가 싫다고 생각한 날이 참으로 적지 않았다

 

책을 읽는다고 달라지는 건 없겠지만 그럼에도 비슷한 장르의 에세이를 읽게 되는 건
조금이라도 나아지기 위해, 나를 받아들이기 위해 책을 읽게 되는 거 같다

 

심리 전문가가 쓴 에세이 「내가 좋은 날보다 싫은 날이 많았습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전문가가 쓴 책이라 그런지 조금은 딱딱한 느낌이 없지 않나 싶다

 

보통 이 비슷한 스타일의 제목을 가진 책의 경우 당신은 있는 그대로 괜찮다고 말하거나 위로를 하는 글이 주라 토닥토닥의 느낌인데 책 속의 글들은 실제 읽었을 때 조금은 불친절한(?) 느낌이라 순간 벙찌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역시 책이란 읽어봐야 알 수 있다며 마치 경로 이탈한 듯한 기분에 쉽게 글을 읽지 못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감정 1도 없이 툭 툭 얘기를 하는 저자의 글에 마치 조용한 호수에 돌멩이를 탁 던져서 표면이 일렁이듯이 내 마음도 조금씩 일렁이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내가 고민하던 역할에 대한 글을 읽은 후부터였다

 

어떤 역할에 지나치게 매여 있을 때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그 역할을 하지 말고 안 했을 때 내 마음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렇게 해야 한다 하는 강박을 갖고 있는 나에게 너무나도 신선한 충격을 주는 글이었다. 불평불만이 있어도 그 일을 또는 그 역할을 안 하겠다는 마음을 갖지 않았는데 왜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들지 않았던 걸까-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려면 해보지 않는 역할도 경험해봤어야 하는구나 하는 깨달음이 밀려왔다.

 

또 하나 인상적인 글을 골라보자면 셴파(shenpa)에 대한 글이었는데, 티베트 불교에서 말하는 용어로 '낚이는 것을'을 의미한다고 한다
낚이는 것? 하면 조금 의아하지만 어느 순간 내 마음에 탁 걸리는 순간 이를테면 특정 순간 또는 타인의 말 또는 행동이라고 하면 이해하기 쉽다


이런 느낌을 받은 경우, 아무것도 아니겠지 싶다가도 거스러미처럼 계속 걸려서 영 마음을 찝찝하게 만드는데 이 감정은 풀어내지 않으면 극도의 분노로 바뀌게 되는 거 같다- 우연히 셴파를 만나게 되는 경우 여러 단계를 거쳐 빠져나오는 방법도 제시가 되어 있는데 나는 그 앞에 나온 내용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싶다. 개인적인 차이가 있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타인의 말, 말투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데 그걸 움켜두고 여러 번 곱씹다 보니 그 말을 한 상대방을 만나게 되면 자동적으로 그 순간이 연상되게 된다.


이럴 때는 저자가 말하듯 불편한 감정을 붙들어 내 생각을 더하는 게 아니라 감정은 감정대로 나쁜 것은 흘려보내는 게 스스로의 마음의 평화에 도움이 된다는 점. 물론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게 흠이지만 말이다

 

온전한 내가 되는 법. 부제를 읽었을 때는 어떠한 해답을 딱 제시해 주겠구나 싶었는데
읽고 난 후 이 책은 해답을 스스로 찾고 생각하게 도와주는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단순한 위로가 아닌 생각하는 시간을 주는 에세이 「내가 좋은 날보다 싫은 날이 많았습니다」
책 속 전문가의 심도 있는 글은 평소 생각지 못한 나 자신을 알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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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추얼 씽킹 - 생각하는 방법을 생각한다
요시카와 데쓰토 지음, 박종성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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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회사에서 업무를 할 때 '나'에 초점을 맞춰 일이 계속 쌓이지 않도록 빠르게 처리하는 데 중점을 맞췄다면 연차가 쌓인 지금에는 '나' 자신의 일뿐 아니라 지금보다 훨씬 더 효율적인 업무 실적을 내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게 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아졌다.

 

고민하는 시간에는 업무를 하면서 여태 본 적 없는 에러를 발견했을 때 왜 이런 에러가 발생하는 것인지 원인을 파악해 내용을 공유하는 것도 포함인데 일의 성격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경우에는 시간이 조금 걸릴지라도 언젠가는 해결이 되는 걸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업무에 대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생각을 계속해봐도 이렇다 할 아이디어가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분명 살짝만 다른 시각에서 본다면 더 좋은 방법이 있을 거 같은데 생각의 틀이 고착화되어 있는 나에게는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더더욱 나는 더욱 새롭게 생각하는 방법을 알고 싶었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지만 기술은 노력하면 언젠가는 습득된다고 믿기에 나는 생각하는 방법에 대한「컨셉추얼 씽킹」을 읽기 시작했다. 사실 생각하는 방법을 생각한다는 말 자체가 마치 언어유희처럼 느껴져 정말 책에서 나온 것처럼 최적의 사고력을 배울 수 있을까 하는 작은 의문이 들었지만 그래도 책을 읽고 나면 조금은 지금과는 다른 방식의 사고방식을 배워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묘한 기대감도 분명 있었던 거 같다

 

 

'컨셉추얼 씽킹'은 1955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로버트 카츠 교수가 행한 개념인 '컨셉추얼 스킬'의 토대가 되는 사고방식으로 어떠한 일이 일어났을 때 일 또는 상황에 대한 문제점을 본질적으로 파악해 문제법을 찾아내는 것을 말한다.

 

컨셉추얼 씽킹은 육체노동자가 주류였던 시대에는 리더에 한해서 필요했던 능력이었으나 오늘날 정보화시대에는 많은 정보를 처리하는 업무를 하는 지식노동자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저자는 리더와 함께 지식노동자 모두 컨셉추얼 스킬을 갖출 것을 제안한다.

 

 

 

 

다만 컨셉추얼 씽킹이 일의 성과에 따라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다른데 회계업무인 경우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테크니컬 스킬, 휴먼 스킬, 매니지먼트 스킬의 성과를 크게 좌우한다고 말하니 참고하면 좋을 거 같다.

 

그렇다면 컨셉추얼 씽킹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실행에 앞서 컨셉추얼 씽킹을 위해서는 3가지 주요 요소를 먼저 알아야 한다. 그것은 바로 ①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파악하는 것 ② 가치를 판단하는 것 ③ 전체를 바라보는 것. 이것은 바로 본질을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 본질을 파악한 후에는 논리 ↔ 직관, 주관 ↔ 객관, 장기 ↔ 단기, 전체 ↔ 부분 등의 5가지 상반된 사고 축을 통해 새로운 대안을 찾아내는 것, 이것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컨셉추얼 씽킹이다.

 

상반된 시점(사고 축)을 자유자재로 왕복하는 사고방식을 통해 새로운 결과 도출

→컨셉추얼 씽킹

 

​처음에 이 상반된 개념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한다는 내용이 너무나도 혼란스러웠는데 책에 나온 여러 가지 예시를 읽고 나니 비로 소야 상반된 사고 축이 왜 필요한 지 보다 이해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사고 축에 대한 내용은 책에 PART 별로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기 때문에 이해도를 높이고자 한다면 뒤에 나오는 내용을 먼저 읽어보아도 좋을 거 같다.


개인적으로는 저자가 말하는 컨셉추얼 씽킹에 대해서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다양한 도표를 많이 넣은 부분과 아이디어 도출 방법에 대한 접근 방식은 정말 좋았다.

 

다만 비슷비슷한 내용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컨셉추얼 씽킹 개념을 확실히 잡는 게 조금 시간이 걸리겠구나 하는 생각. 처음에는 스스로 생각하기 어렵기 때문에 책에 나온 여러 예제로 다양하게 연습을 하고 차차 실제 업무에 적용해보면 내가 고민했던 업무 효율에 대해서도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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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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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에쿠니 가오리'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그녀의 팬이라면 당연한 일. 에쿠니 가오리가 쓰는 책 장르는 대부분 소설이기에 그녀의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는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데 그 이유는 내가 특별히 애정 하는 책인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의 영향 때문인 듯하다. 높은 기대감에 읽기 시작한 책.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책의 첫 페이지를 읽자마자 지금 내가 무슨 내용을 읽는 거지? 너무나도 난해한 내용에 순간 다음 페이지로 책을 넘기기 어려웠다. 가끔씩 책의 앞 부분을 넘기기 어려운 책들을 만나곤 하는데 딱 그런 느낌! 다행스럽게도 앞의 짧은 글을 지나고 나니 읽기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신문과 잡지를 통해 발표한 작품 중 '읽기'와 '쓰기' 생활에 대해 쓴 에세이와 소설들을 모아 완성된 책이라고 한다. 그래서 책은  '쓰기 - 읽기 - 그 주변'이라는 3가지 주제로 글이 묶여진 걸 볼 수 있는데  '쓰기'는 작가로서 글을 쓰는 그녀의 경험담, '읽기'는 읽는 사람으로서의 경험 그리고 마지막 '그 주변'에는 자신이 바라본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고 할 수 있을 거 같다

 

우리는 작가가 쓴 완성된 글을 읽기 때문에 글을 쓰는 과정 속에서의 모습을 알 수 없는데 이 책은 작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경험을 했는지를 읽어볼 수 있어서 작가의 또 다른 모습을 알 수 있다는 점이 개인적으로는 무척 만족스러웠다

 

처음 완독 후 마음에 들어왔던 몇몇 글을 확인할 겸 다시 한번 읽기 시작했는데 난해한 글은 여전히 거리감이 느껴졌지만 그래도 두 번째 읽을 때는 좀 더 마음에 깊이 내용이 다가왔던 거 같다. 만약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을 읽게 된다면 꼭 두 번 이상을 읽어보기를-
분명 처음보다 두 번째 읽을 때 훨씬 더 좋을 거라 확신한다.

 

글을 생업으로 살아가는 작가라 그런지 짧은 글 속에서도 빛나는 문장들이 많았는데 어떻게 이렇게 멋진 글을 쓸 수 있는 것인지.. 마치 나와는 또 다른 인종처럼 느껴졌다. 분명 하나하나 아는 단어, 글인데 이렇게 다른 느낌이 들다니! 작가로서 글을 쓴다는 건 원래 글이 가진 의미에서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책에 나온 많은 글 중 유난히 기억에 오래 남는 글을 골라보자면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을 글로 옮기는 내용과 책을 읽는 내용에 대한 글인 거 같다. 특히나 에쿠니 가오리가 책에 쓴 글을 읽을 때는 유난히 기억에 오래 남았는데 마치 내가 어릴 때부터 어디를 가든 책을 챙겨서 나가던 모습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어릴 때 비슷했던 모습을 보니 묘한 동질감이 느껴져 그녀와의 거리가 한 뼘 더 가까워진 기분이다.

 

 

편지는 물체이다. 종이이며 잉크이며, 풀이며 우표이며, 쓴 사람의 기척이기도 하다. 냄새가 있고 촉감이 있다는 것, 그것이 배달된다는 것. 소인이 찍히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의 손을 거치고, 전철과 자동차와 배와 비행기에 실리고, 또 내려지고, 비와 눈에 젖기도 하고, 가령 같은 글귀라도, 기계에 갇힌 언어와 종이 위에다 사람이 쓴 언어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생기를 발한다.
편지 속에는 저마다 다른 시간이 흐르고 있다 -p51

 

글자에는 질량이 있어, 글자를 쓰면 내게 그 질량만큼의 조그만 구멍이 뚫린다.
가령 내가 안녕이라고 쓰면, 안녕이라는 두 글자만큼의 구멍이 내게 뚫려서, 그때껏 닫혀 있던 나의 안쪽이 바깥과 이어진다. 가령 이 계절이면 나는, 겨울이 되었네요 하고 편지에 쓸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그때껏 나의 안쪽에만 존재하던 나의 겨울이 바깥의 겨울과 이어진다.
쓴다는 것은, 자신을 조금 밖으로 흘리는 것이다. 글자가 뚫은 조그만 구멍으로. -p52

 

​편지든 소설이든, 문장을 쓸 때 나는 내 머리가 투명한 상자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곳은 언어가 없으면 텅 빈 공간인데, 겨울이라고 쓰면 바로 눈 내린 경치가 되기도 하고, 미역이라고 쓰면 바로 싱그럽고 반투명한 녹색 해초로 가득해진다. 그러니 글자가 뚫는 구멍은 필요하고, 아마 사람들은 예로부터 날마다 그 상자를 오가는 많은 것들을, 글자를 통해 바깥과 이어 왔던 것이리라. 아주 조금 시간을 멈춰놓고, 머물게 할 수 없는 것을 머물게 하려고. 쓴다는 것은, 혼자서 하는 모험이라고 생각한다. -p53, 54

 

읽는다는 것은 어디에 가든 여기에 계속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눅눅한 흙 위에, 개구리가 있는 장소에, 어두컴컴해진 방안에, 내리기 시작한 빗속에. -p99

 

책을 읽는다는 것은 도피인 동시에, 혼자서 밖으로 나가기 위한 연습이기도 했다. 혼자서 여행하는 것, 사물을 보는 것, 이해하는 것, 그리고 혼자 살아가는 것의, 간단한 연습이기도 했다. -p101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곳으로 떠나는 일이고, 떠나고 나면 현실은 비어버립니다. 누군가가 현실을 비우면서까지 찾아와 한동안 머물면서, 바깥으로 나가고 싶지 않게 되는 책을, 나도 쓰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p129

 

 

처음 책이 손에 들어왔을 때, 에쿠니 가오리의 신간이라는 생각으로 읽기에 바빠 미처 책 제목에 대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책을 다 읽고 나니 그제서야 눈에 들어온 책 제목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

책 속 한 구절을 제목으로 담은 이유는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어쩌면 에쿠니 가오리 그녀가 오래 머무르고 싶었던 책에 대한 내용을 좀 더 강조하기 위해 선택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딱 좋은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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