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6 _ [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 - 케빈 J. 미첼 지음, 이현숙 옮김

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 - 유전과 환경, 그리고 경험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케빈 J. 미첼 지음, 이현숙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9월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본 책은 '본성'과 '양육' 논쟁이라는 인류 지적 역사 속 가장 오래되고도 난해한 질문을 다시금 꺼내 들며 이를 단순한 양자택일의 문제로 보지 않고 상호작용적 관점에서 풀어냅니다. 본성과 양육의 문제는 난제임이 분명하지만, 지은이는 과학적 탐구와 사유를 통해 기존의 편견을 잘라내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지은이는 본 책을 통해 유전자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통념을 넘어 환경과 경험, 학습이 인간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합니다. '유전자가 결정하는 것은 사실 행동 그 자체가 아니라, 행동의 성향이다'라는 주장을 통해, 인간을 단순히 생물학적 산물로 환원하지 않고 자유의지와 책임의 공간을 남겨둔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동일한 레시피로 요리를 해도 결과가 같을 수 없듯이 같은 유전자 배열을 지닌 일란성 쌍둥이조차 다르게 살아간다는 이야기는 인간 존재의 독자성과 무작위성, 그리고 개별성의 소중함을 설득력 있게 전달합니다. 게놈 프로젝트, 유전자 편집 기술 등 눈부신 진보가 인류의 가능성을 넓혔지만, 동시에 우생학과 같은 역사적 비극과 결합될 때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유전학의 발전과 그 그림자를 동시에 보여준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본 책은 우리 각자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시켜 줍니다. 본성과 양육의 얽힘 속에서 우리는 확정된 결과물이 아니라 가능성의 집합체로 태어나며, 환경과 경험을 통해 끝없이 변화합니다. 따라서 인간을 재단하려는 결정론적 시선, 혹은 반대로 모든 것을 환경의 산물로만 보는 단순한 설명이 얼마나 불완전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단순히 과학적 사실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로 하여금 '유전자는 무엇을 위한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본 책과 함께, 우리 존재의 복잡성과 불가피한 고유성을 생각하게 만드는 지적 여정을 떠나보시기 바랍니다.

20250919 _ [마음을 곧게 세운 자, 운명조차 그대를 따르리라] - 율곡 이이 외

마음을 곧게 세운 자, 운명조차 그대를 따르리라 - 율곡 이이·신사임당 편 ㅣ 세계철학전집 5
이이.신사임당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9월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이라는 두 인물은 역사적 상징을 넘어 오늘날 우리의 삶에도 여전히 살아 있는 지혜와 성찰을 건네고 있습니다. 흔히 고전을 대할 때는 '옛사람의 기록' 정도로만 여기기 쉽지만, 본 책은 단순히 고전을 해설하는 수준을 넘어 그들의 글과 사상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들려주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율곡 이이는 조선 중기의 사상가이자 교육자로서, 현실을 직시하며 바른 정치를 고민한 실천적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상에만 머물지 않고 실제 정치와 사회 문제 속에서 답을 찾으려 했던 그의 태도는 혼란과 불확실성이 가득한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큰 가르침이 됩니다. 정치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에서도 이상과 현실의 균형을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해줍니다.

신사임당은 흔히 '현모양처'로만 기억되지만, 사실 그녀는 탁월한 예술적 재능과 교양을 발휘했고 자녀 교육과 자기 성취를 조화롭게 이루어낸 인물입니다. 단순히 가정에 헌신한 여성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예술가이자 교육자로서 자기만의 세계를 개척한 주체적인 삶을 살았다는 점에서 오늘날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두 인물의 사유와 성찰, 그리고 행동이 약 500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난 지금도 우리의 마음을 울릴 수 있다는 건 참 대단한 일 같습니다. 시대와 사회는 달라졌지만, 인간이 겪는 고민과 삶의 본질적인 문제는 크게 변하지 않았기에 그들의 목소리가 여전히 유효한 것 같습니다.

엮은이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를 놓아, 지금의 우리가 각자의 삶을 더 깊이 성찰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삶의 본질을 고민하고 더 나은 길을 모색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20250917 _ [잘 벌고 잘 쓰고 잘 살고 싶어서 돈 공부를 시작했다] - 김아름

잘 벌고 잘 쓰고 잘 살고 싶어서 돈 공부를 시작했다
래빗해빛(김아름) 지음 / 토네이도 / 2025년 8월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지은이는 월급에만 의존하는 삶의 한계를 절감하고 막연한 불안 속에서 독서 등 작게나마 실천을 시작했고, 그것을 통해 습관을 바꾸고 금융 지식을 쌓으며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세워갈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이 본 책에 담겨 있습니다.

'부자가 되는 습관' 소개부터 시작해 '통장 세팅, 투자 방향과 종목 선택, 4년 만에 20억을 이뤄낸 투자 로드맵, 자신을 잃지 않고 일하며 성장하는 법'으로 이어지는 본 책의 구성은 읽는 이가 자신의 현재 위치를 확인하고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 그녀는 장기적인 태도와 생활 습관이 어떻게 부를 만들어갈 수 있는지 보여주며, 직장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N잡 활용, 부동산과 주식 같은 자산 투자에 대한 구체적 사례도 소개합니다.

본 책은 평범한 직장인이 어떻게 재테크를 통해 삶의 방향을 바꾸고 경제적 자유에 가까워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지은이가 직접 겪은 실패와 시행착오, 불안과 두려움의 순간들을 숨김없이 담아낸 덕분에 우리는 이론에 그치지 않고 현실적인 성장의 단면도 마주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그녀도 직접 경험한, 재테크 초심자가 부딪히는 두려움과 막막함에 대해 그것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다룬 부분은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재테크를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보다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이 특히 좋았고, 주식과 부동산 같은 자산 투자뿐만 아니라, 관심을 재분배하는 법이나 일하는 방식까지 다루며 삶 전반을 설계하는 관점을 제시한 점도 돋보였습니다.

책을 덮으며 "나도 할 수 있다"라는 확신과 함께, 오늘 당장 무엇을 시작해야 할지에 대한 실질적인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20250916 _ [직장인입니다 강남으로 이사 갔고요 질문 받습니다] - 대치대디 지음

직장인입니다 강남으로 이사 갔고요 질문 받습니다 - 계약서에는 없는 진짜 부동산 이야기
대치대디 지음 / 페이지2(page2) / 2025년 9월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지은이도 인정합니다. 본 책은 성공담보다 오답노트에 가깝다고. 자신의 성공, 멋진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고 싶은 것은 거의 사람의 본성이 아닐까 합니다. 덕분에 성공담, 무용담은 생각보다 접하기 쉽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답노트가 훨씬 더 보기 힘들고, 그래서인지 더 보고 싶은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남들이 성공한 거 보기도 바쁜데 실패한 기록들을 봐서 뭐 하냐?'라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보고 싶었습니다.

앞서 말했듯 본 책은 우리가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부동산 책들과는 다른 결을 갖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부동산 서적이 성공담을 전면에 내세우고, 마치 정해진 공식을 따라가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데 반해, 본 책은 실패와 좌충우돌의 과정을 숨김없이 전합니다. 화려하고 든든한 배경이 있는 것도, 고수익을 올리는 전문직도 아닌 평범한 직장인 지은이가 가족을 위해 더 나은 환경을 찾고자 도전하는 모습이야말로 수많은 우리들의 모습이라 하겠습니다. 그래서 더 진솔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성공 공식을 제시하는 대신, [대치대디의 부동산 오답노트]라는 코너를 통해 스스로 겪은 시행착오를 공유하며 읽는 이는 자신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돕습니다. 이는 단순히 집을 사고파는 기술을 넘어, 현실적으로 맞닥뜨릴 수 있는 문제를 미리 알게 함으로써 우리에게 실질적인 대비책을 제공합니다.

지은이는 '강남 이사'를 위한 긴 여정 속에서 부동산 사장님들에게 무시당하고, 허위 매물에 속고, 가족과 갈등을 겪는 과정을 담담하게 때론 유머러스하게 그려냅니다. 그처럼 또 우리들처럼 평범한 사람이 부딪히고 깨지며 배운 경험담을 통해 웃음과 공감, 그리고 현실적인 도움까지 얻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20250914 _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 EBS <자본주의> 제작팀 지음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EBS 자본주의 제작팀 지음 / 가나출판사 / 2013년 9월

"자본주의"는 지난 250년 넘게 세계 질서를 지배하며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왔지만, 동시에 주기적인 위기와 불평등을 야기해왔습니다. 본 책은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5부작을 토대로 만들어졌으며, 방송에서 다 담지 못한 심층적 내용을 보강하여 자본주의의 본질을 풀어냅니다.

이 방대한 작업이 전문 경제학자도 아닌 한 PD의 개인적 의문에서 출발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왜 미국의 금융위기가 내 지갑에 영향을 미치는 거지?"라는, 그녀가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은 사실 전 세계 사람들이 생각해 봐야 할 본질적인 문제가 아닐까요?

본 책에는 아담 스미스에서 마르크스, 케인스와 하이에크에 이르기까지 자본주의를 설명해온 다양한 사상가들의 시각이 등장합니다. 그러나 이론적 논쟁에만 머무르지 않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나 저축은행 파산, 물가 상승과 같은 구체적 사례를 통해 우리의 일상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경제 원리를 보여줍니다. 돈이 단순히 정부가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은행 시스템 속에서 '신용 창조'라는 메커니즘을 통해 늘어난다는 사실이 특히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불완전하거나 왜곡된 지식일 수 있다는 점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본 책은 자본주의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면서도, 단순히 비판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이 체제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하게 만듭니다. 무분별한 금융 상품의 확산, 소비를 부추기는 마케팅 전략, 교육 부재로 인한 금융 문맹 등의 문제는 자본주의의 그림자지만, 우리가 대응해야 할 냉정한 현실이기도 합니다.

경제학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으면서 우리가 놓치고 있던 경제적 진실을 날카롭게 드러내는 본 책을 통해, 경제 현상 이면에 숨겨진 구조적 원리를 이해하고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갈 수 있는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