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웨스 앤더슨 - 그와 함께 여행하면 온 세상이 영화가 된다
월리 코발 지음, 김희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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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이렇다 하게 하게 코에 바람을 넣어본 적이 없습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책 소개를 통해 미리 본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장소 혹은 풍경의 사진이 이 책을 읽게 된 결정적인 계기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너무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에 책으로라도, 책 속으로라도 여행을 떠나고 싶었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여행안내서는 아닙니다. 지역별로 꼭 들러야 하는 장소, 맛집, 숙소, 교통편 등을 설명해주고 있지 않거든요. 하지만 여행을 떠나기 전 혹은, 꽤 무거워서 들고 다니기는 힘들 수 있지만, 여행 중에 확인할만한 여행 길잡이임을 부정하기는 또 어려울 것 같습니다. 특별히 정해진 것이 없다면, 이 책을 통해 다음 여행의 콘셉트나 목적지를 정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이 책 덕분에 정말 특별하고 기억에 남을 만한 여행을 다녀올 수도 있겠죠.

 

'웨스 앤더슨'이라는 인물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책에 간단히 언급하고는 있지만, 책 제목으로 등장할 정도면 충분히 인지도가 있는 사람이겠다는 생각이 들어 궁금한 나머지 찾아보았습니다. 그만의 독특한 미학과 그것을 관객들에게 관철하는 것으로 유명한 감독이시라네요. 연출한 작품이 꽤 많지만, 아쉽게도 저는 제대로 본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하나하나 찾아볼까 합니다.

 

저자가 그의 아내와 함께 시작한 여행 버킷리스트가 이 책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 됐습니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작품과 유사한 장소들 사진을 우연히 연속적으로 접하고 그 사진 속 장소가 어디 있는 것인지 알아내는 일이 출발점이 됐습니다. 그러다 이러한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이면서 커뮤니티가 형성된 것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경험과 사진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세계 각지의 각양각색의 사람들 덕분에 지금까지, 그리고 결국 이 책이 나오게 됐다고 할 수 있겠네요. 모두가 함께 만든 책이죠.

 

책은 지역별로 나눠진 총 9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유럽과 미국 등 우리에게 친숙한 곳부터 남극과 오세아니아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여러 곳의 인상적인 장소들을 소개해 줍니다. 마치 책을 읽으면, 박물관이나 전시회에서 작품이나 전시에 관해 설명해주시는 도슨트(docent)분들과 함께 하는 기분이 듭니다. 물론 이 책 속 사진들은 전시품도 아니고 사진을 만나는 곳이 박물관도 아니지만, 사진(속 장소)의 역사와 그곳에 얽힌 크고 작은 이야기를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이겠죠.

 

너무나 길어져 버린 코로나 시국 속에서 조금이나마 답답한 마음을 환기하고, 훌쩍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은 마음을 달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사진이 너무 아름다워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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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의 아이디어 - 창의성을 깨우는 열 두 잔의 대화
김하나 지음 / 세개의소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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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창의적, 창의성'이라는 단어를 보면 항상 '내가 부족한 것이 아닌가, 내가 조금 더 채워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라는 생각부터 듭니다. 강박관념 비슷한 거라고 해야 할까요. 막연하게 하지만 매번 '이건 내게 모자란 부분이야'라고 자책 비슷하게 하고는 다른 생각을 하려고 해버립니다.


그러다 다시 돌아와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아이디어가 번득이고 싶다'라는 생각을 자주 하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창의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퇴근하면 아무것도 하기 힘들어서 그런 걸까요? 무언가 창작 활동을 할 생각이 들지 않아서 그런 걸까요. 핑계가 참 많습니다.


그러던 차에 <당신과 나의 아이디어>이라는 책 이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거기에 또 책 뒤표지에는 "평범하고 성실한 사람들을 위한 아이디어 함수 상자"라고 쓰여있었습니다. (이미) 평범하고 성실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딱 저를 위한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총 12장에 걸쳐 '그녀'와 '내'가 '황'의 술집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아이디어 생산법을 들려줍니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처럼 자기계발서 식으로 글을 쓰면 그것에 대해 오히려 스스로 반감이 생기는 저자가 아이디어를 낸 구성입니다.


술에 강하며 아이디어에 관해 생각이 참 많은 '그녀'는 '나'와 나의 오랜 친구인 '황'의 조그만 술집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창의성, 아이디어'에 대해 여러 주제와 사건들을 통해 대화를 나눕니다. 우리는 창의성의 뛰어난, 창의적으로 일을 잘 하는, 업적을 이룬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마치 그 사람은 이미 타고난 것처럼, 재능과 천재성 개념을 먼저 떠올립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것을 빼버린 채,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과정의 실체에 가까이 다가가고자 노력합니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많은 사람들이 "창의력, 창의성"이라는 단어를 접하면 자신감을 내보이기보다는 괜스레 움츠러들고 다른 이야기를 하려고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우리를 작아지게 만들고 단어 자체만으로도 거창하게 다가오는 '창의성'이라는 단어를 대신해 보다 우리에게 친숙하고 일상에서 제법 자주 쓰이는 '아이디어'를 제안합니다. 이렇게 표현만 바꿔도 그렇게 멀고도 어렵게만 느껴지던 것의 실체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된다는 그녀의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것을 근간으로 하여 우리처럼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도 '아이디어'를 반짝일 수 있다는 것을 역설합니다. '배려, 센스, 차별화, 퓨전'. 이런 단어들을 아이디어로 부르겠다며 그녀가 자신이 직접 겪은 일상 속 사례를 소개해 주는 부분도 기억에 남습니다.


알고 보니 저자 김하나 님은 에세이스트로 유명한 카피라이터였습니다. 책도 이미 다수 펴낸 바 있고 이 책은 저자의 데뷔작의 개정판입니다. 이 책을 만나기 전의 저처럼, 창의성, 창의적, 아이디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머릿속이 뿌옇게 되거나, 막연한 감정이 들거나, 그저 남의 일처럼 느껴지시는 분들은 도움이 되실 거라 생각합니다. 늦었지만 이렇게라도 만나게 되어 참 반가웠고 즐거웠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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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 문장 잘 쓰면 바랄 게 없겠네 - 완전 초보도 3주 만에 술술 쓰게 되는 하루 15분 문장력 트레이닝
김선영 지음 / 블랙피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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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메일을 많이 쓰다 보니 그쪽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눈에 띈 책입니다. 제 마음을 읽은 듯한 제목이라 더 눈이 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도 한 문장 잘 쓰면 바랄 게 없겠네>는 피트니스 센터에 등록하여 PT(Personal Training) 지도를 받는 구성입니다. 10년 넘게 방송작가로 활동한 글쓰기 전문가에게 21일간 글쓰기 PT를 받는 것이죠. 재밌고 기발한 콘셉트입니다. 


운동뿐만 아니라 어느 분야든 전문가에게 PT를 받는 경우, 본인이 열심히 배우고 그것을 잘 곱씹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그것을 성실히 실행할 의지만 있다면 실력은 쑥쑥 늘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이 책을 집어 든 이상 저만 잘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정말 몸을 만들듯 신검과 오리엔테이션으로 시작해 기초체력을 다지고, 부위별 큰 근육과 섬세한 잔근육을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역시 실전이죠.


2장 "기초 체력 다지기"의 '글쓰기 공간 만들기'에 관한 내용 중 "어떤 일에 몰입하고 싶다면 '한 공간에서는 한 가지 일만 하기'를 꼭 기억하세요,"라는 문장을 보고 뜨끔했습니다. 역시 사람 사는 것은 다 비슷한가 보다 싶으면서도, 제 생활을 반성하게 됐습니다. 수면에 좋지 않다고 익히 들어 알고 있으면서도, 늘 침대에서 스마트폰을 하다 잠이 듭니다. 저자는 침실에서는 책도 보지 말고 잠만 자라고 하시는데 그보다 더 안 좋은 스마트폰을 하다 잠들다니, 내 몸에 미안해졌습니다. 오늘부터 자기 전 스마트폰 끊기 도전!


다음으로, 필사에 관한 내용에서도 크게 동요했습니다. 지금껏 필사에 대해 막연하게 '해볼까, 해보고 싶다, 하면 좋을 것 같은데...' 같은 생각을 하다가 말다가 반복하기를 수차례. 시작이 반이라고, 이것도 조만간 시작해보자는 다짐을... 오늘도 합니다. 제가 생각지 못했던 필사의 장점도 많고 글쓰기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하루씩 훈련이 끝나면 등장하는 [15분 PT] 코너 참 좋습니다. 그날 배운 내용을 정리해 주고 소화하고 직접 해볼 수 있도록 실천법을 전해줍니다. 배운 내용을 15분 내에 실행해볼 수 있도록 활동 별로 시간을 배분해 줍니다. 본문 내용을 정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내용을 덧붙여주어 더 풍성하게도 해줍니다.
초보자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저자의 친절함도 돋보였습니다. 바로 '추천'인데, 글쓰기 전용 음악 리스트를 만들 수 있도록 "음악 유튜브 채널" 및 필사 초심자를 위한 "첫 필사 책" 추천이 참 고마웠습니다.


마지막 장 "강한 문장 써먹기"에도 놓치기 아까운 내용들이 가득합니다. 3주간의 개인 훈련으로 골고루 키운 글쓰기 근육을 사용해 강한 문장을 직접 써보는 시간입니다. 사실 그동안 힘들게(?) 훈련한 이유는 바로 이렇게 실전에 사용하기 위함 아닙니까?!
업무 메일, 기획서, 서평 등 중요하고 자주 쓰는 글의 실전 전략을 알려줍니다. 훌륭한 선생님과 실전 전략 덕분인지 아직 실제로 써보기도 전인데 마음이 든든합니다.


책 속 내용을 단번에 모두 실천하기는 힘들지라도, 하나씩, 조금씩 문장에 그리고 문단에 녹여간다면 강한 문장으로 무장한 강한 글쓰기도 꿈만은 아닐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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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사 다이제스트 100 New 다이제스트 100 시리즈 19
김언조 지음 / 가람기획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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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하면 많은 것들이 떠오릅니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빅 벤, 산업혁명,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프리미어 리그, 윈스턴 처칠, 엘리자베스 여왕, 브렉시트 탈퇴, 셜록, 러브 액츄얼리 등. 물이 끓을 때 기포가 부글부글 올라오듯 머릿속에 두서없이 앞에 단어들이 떠올랐습니다. 그것을 떠올린 배경, 함께 떠오르는 이미지가 각양각색이어서 그랬을까요?


이 책 <영국사 다이제스트 100>은, 당연하게도, 제가 떠올렸던 것보다 훨씬 많고 다양한 영국의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그동안은 세계사에 등장했던, 그리고 제가 태어난 시기 이후의 발생한 사건들 위주로 영국을 알아 왔지만, 이 책을 통해 아주 오래된 과거, 구석기 시대 이야기부터 만나게 되어 좋았습니다.


책에는 그 이름(다이제스트 : 요약(문))처럼 영국의 역사 중, 우리가 알아두면 좋을, 주요 장면 100개가 담겨있습니다. 총 10개의 장에 걸쳐서 말이죠. 첫 장면, "역사에 나타나지 않은 구석기 시대"부터 "브렉시트, 유럽연합 탈퇴"의 마지막 장면까지, 영국 역사의 핵심적인 순간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영국의 이야기에 조금 더 마음이 쏠렸습니다.
유럽 전역을 강타, 어마어마한 인적 피해를 초래하면서 백년 전쟁을 잠시 멈추게 만든 흑사병 이야기에서는 지금 우리의 시대상을 만들어버린 코로나19가 너무도 자연스레 떠올랐습니다.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성냥이 발명된 지 근 20년 만에 안데르센의 <성냥팔이 소녀>가 탄생하게 된 사실도 흥미로웠습니다. 당시 인간 생활의 모든 것을 바꾸었다는 산업혁명이지만, 그 화려한 모습 뒤에는 어두운 현실도 함께 그리고 엄연히 존재했습니다. 원가(인건비) 절감의 가장 좋은 방법으로써 아동의 노동 착취가 심각했던 것입니다. 또한 열악한 작업 및 공중보건 환경으로 노동자들의 평균 수명은 귀족의 그것에 비해 극히 짧았다고 합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평균 수명이 20대 중후반으로 당시 영국 전체 평균수명이라 발표했던 45세의 거의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을 개선해줄 수 있는 법, 제도의 변화를 너무도 느렸고 그 폭도 작았습니다. 이렇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법, 제도 체계의 문제가 200년 가까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하다는 것이 개탄스러울 뿐입니다. 이 외에도 1, 2차 세계 대전, 대공황 등, 아무래도 당시 세계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영국이다 보니, 굵직한 사건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앞부분 구석기 시대부터 앵글로 색슨족, 노르만 왕조, 랭커스와 요크 가문, 그리고 왕정 시대에 이르기까지 이야기는, 방대한 새로운 내용이다 보니, 다시 한번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처럼 영국과 영국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 <영국사 다이제스트 100>을 만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음을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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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 어게인 - 모르는 것을 아는 힘
애덤 그랜트 지음, 이경식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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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바르다고 믿고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웬만하면 의심하거나 다시 생각해보지 않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지 않다면 말이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러는 것이 훨씬 편하기 때문입니다.


저자가 직접 밝힌 이 책에서 저자의 목표는 '다시 생각하기가 일어나는 방식을 탐구'하는 것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사건이나 사고가 있지 않고서 우리는 우리의 생각이나 사고를 바꾸려 하지 않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우리의 생각을 다시 살펴보게 되는지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바로 이 책의 목표라는 것이죠.


1부에서는 개인 수준에서의 다시 생각하기와 자신의 의견을 새롭게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 오스카상을 받은 영화 제작자 등 개인적으로 업적을 이룬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2부에서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다시 생각하기를 하도록 이끄는 방법에 대해 다룹니다. 자신의 의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도록 유도하여 기존의 관점이나 의사를 바꾸도록 설득하는 데 그 방점이 있습니다. 3부에서는 집단 차원의 다시 생각하기를 통해 평생 학습 커뮤니티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봅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다시 생각하기 기술에 관심이 많아 나중에 직접 실천해보고자 하는 독자를 위해 책 전반에 걸쳐 소개되는 내용 중 저자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서른 가지 행동 지침으로 정리해 놓았습니다. 핵심이라고 볼 수 있겠죠.


저자의 동료이자 심리학자인 '필 테틀록'의 주장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생각하고 말할 때 전도사, 검사, 정치인, 이렇게 완전히 다른 세 직업의 종사자처럼 변신한다는 내용이 그것입니다. 자신이 사실, 진리라고 알고 생각하는 내용에 위협이 가해지면, 즉 그것이 사실이 아니고 거짓일 수도 있다는 상황이 펼쳐지면 자신의 믿음과 관점을 지켜내고자 위에 언급한 세 사람이 되어 말하고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먼저, 자기 생각과 지식에 대한 방어를 위해 그것을 위협하는 상대에게 마치 교회의 전도사처럼 설교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다 다른 사람의 주장이나 논리에서 오류나 문제점 같은 빈틈이 보이면 이때는 마치 재판에서의 검사처럼 상대가 틀리고 자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는 근거를 제시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옳다고 믿는 자신의 주장이나 의견에 동의가 필요할 때는 정치인이 되어 유세 연설, 언론 플레이, 심지어 로비까지 정치 공작을 편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세 사람의 역할을 수행하며 자신의 의견, 주장이 옳다, 바르다는 것을 지키고 주장하는데 집중한 나머지 자신의 그 믿음이 자신이 생각한 만큼 정말 오류가 없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읽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틀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보다는 나를 지적하는 주장의 모순이나 허점을 찾는데 더 열을 올리는 것이 보통이지 않습니까?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처럼,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이나 고수하고 있던 의견이 더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것에 집착하기보다는 그것을 과감히 버림으로써 더욱 겸손해지고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흔들릴지언정 꺾이지 않는 갈대처럼 말이죠.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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