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드런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6
이사카 코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를 처음 접한 것은 군대에서였습니다. 그럼 아무리 짧게 잡아도 15년이 넘은 것입니다. 그의 책을 꽤 접했던 것은 기억나지만 정확히 어떤 책을 읽었는지는 바로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찾아보니 이 <칠드런>까지 다섯 권의 책을 읽었더군요. 그의 작품이 분명 좋았기에 다섯 권이나 보았겠지만, 솔직히 자세한 줄거리나 그런 것들은 기억이 나지 않네요. 본책도 분명 읽었던 책이지만 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니, 마치 처음 읽는 책처럼 새로웠습니다.


책에는 다섯 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전혀 다른 이야기 같지만 이는 모두 서로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다루었던 부분이 그 이야기에서 풀리고, 그 이야기의 한 부분이 저 이야기의 다른 부분과 맞아떨어지는 등의 구성입니다.


제멋대로인 것만 같으면서도 때로는 사람을 놀라게 하는,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진나이', 그리고 절대 인정하지 않지만 그런 그의 절친 '가모이', 선천적으로 눈이 보이지 않지만 그 외 다른 감각을 통해 듣고 느끼며 많은 것을 아는 '나가세', 그런 그를 사랑하지만 그의 맹인견 '베스'를 질투하기도 하는 '유코', 마지막으로 가정재판소 조사관으로 진나이를 알게 된 '무토'까지. 이렇게 다섯이 주요 등장인물입니다.


주인공은 진나이로, 다섯 개의 이야기 모두 진나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루고 있지만 화자는 진나이가 아닌 다른 인물들입니다. 그들이 진나이 주변에서 그와 함께 다양한 일을 겪고 그로 인해 떠오르는 감정과 생각을 전합니다. 진나이의 말과 행동은 결코 평범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사회적 역할을 그대로 받아들여 이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의 그런 언행으로 일이 묘하게 흘러가기도 하지만, 또 그렇다고 그것 때문에 일을 크게 그르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각 이야기의 화자들은, 그리고 우리 독자들은 그가 밉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그가 곁에 있어 즐거워 보입니다.


진나이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을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어딘가에 그와 같은 사람이 있을 것만 같습니다. 아니, 있기를 바라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그로부터, 그 주변부터 세상이 조금은 더 좋아지고 따듯해질 것만 같거든요. 어딘가에서 지금도 진나이의 이야기가 이어지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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