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인이 쇠약하다고? 직접 눈으로 봐야 믿겠어. 마플 양은 늙긴 해도 언제나 바늘처럼 날카로웠고, 아직도 그럴 거야.”
24.


지치고 침울한 표정의 크래독 경감이 마플 양을 만나러 왔다.
“여기 앉아서 편하게 쉬어요. 아주 힘들어 보이네요.”
마플 양이 말했다.
“지는 건 질색입니다. 24시간 동안 살인 사건이 두 건이나 발생했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제가 너무 무능해요. 근사한 차 한 잔만 주세요, 제인 이모님. 버터 바른 얇은 빵도 주시고요. 세인트 메리 미드에서 가장 오래 전에 일어났던 일을 기억하면서 위로해 주세요.”
235.


깨어진 거울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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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 다이버는 수영장 바닥의 동전을 줍는다

라인에 다닐 때 상사분이 종종 하던 말씀이 있었다. ‘수영장 이야기‘라면서 들려주시곤 했는데, 일을 할 때 수영장 바닥 끝까지 내려가서 동전을 주워 온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같은 일을 해도 어떤 사람은 동전을 주워 오는가 하면 얕은 수심에서만 헤엄치는 사람이 있다고. 업무가 주어질 때마다 스스로 ‘수영장 바닥까지 내려갔는가?‘ 를 질문했고, 그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완성도의 기준이 됐다. ‘딥다이버(Deep Diver)‘는 지난 2020년 여름 시즌에 출시한 티셔츠에 적힌 메시지다. 모베러웍스의 캐릭터 모조가 시원하게 다이빙하는 그래픽이 함께 표현되어 가장 인기가 많았던 제품이기도 하다. 메시지를 모르는 사람도 좋아했지만 우리의 기분이 더 좋았을 때는 메시지에 공감한 사람이 구매하고 인증했을 때였다.
89.


의견을 주고받다 보면 작업물의 빈틈이 적나라하게 보이기 마련이다.
그 빈틈을 보는 건 마치 내 단점을 마주하는 일처럼 어렵다. 하지만 단점 없는 사람은 없듯 작업물도 모자란 점이 있는 게 디폴트값이다. 혼자 완벽하게 만들려고 애쓰는 시간에 빨리 보여주고 빈틈을 함께 찾아 개선해 나가는 편이 낫다. 서로 솔직할수록 더 생산적인 결과물을 만들 수 있으니까.
97.


프리워커스
모빌스 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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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으니 가는 건 무의미하다‘ 라는 생각과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지만 가보자‘ 라는 생각 사이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
츠즈키 쿄이치 ≪권외편집자≫, 컴인, 2017
37.


궁금하다.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보였던 오만 가지 실패들 중에 무엇이 언제 어떻게 바뀌어서 튀어나올지. 뭐가 됐든 전혀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어이없는 모양새일 것이다. 아무렴 상관없다. 인생이란 게 원래 엉터리인 법이니까.
43.


˝기록을 하는 편이 낫다고 나는 스스로에게 말한다. 가끔은 이런 낙서를 누가 읽을까 싶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것으로 작은 금괴를 만들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버지니아 울프 Virginia Woolf 소설가
52.

프리워커스
모빌스 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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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원주민들은 3월을 ‘한결같은 것이 아무것도 없는 달’이라고 부른다.
181.


하루 교양 공부
전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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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솔리니 정권에서 공군 장관을 맡기도 했던 줄리오 두에로,
그는 제공권 The Command of the Air 이라는 책에서 전략 폭격의 중요성에 관해 "하늘의 새들을 모두 잡는다고 그 새를 멸종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둥지와 알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공군 참 모총장 프레더릭 사이크스 역시 "장차 다가올 문명국 사이의 전쟁은 전 국민과 산업 자원을 걸고 벌이는 생사의 대결이 될 것"이라며 미래의 전쟁은 총력전이 될 것임을 예견했다. 총력전 개념에서 전략 폭격이란 ‘둥지와 알‘ 이란 표현이 보여 주듯 전쟁 수행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적국의 모든 경제 수단과 인적자원을 궤멸하는 것을 의미한다. 식량을 불태우고, 섬유공장을 파괴하며, 남녀노소를 구분할 것 없이 미래의 병력 자원이자 생산력이 될 수 있는 모든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는 전략이며 최종적으로 적국의 전쟁 수행 능력 뿐만 아니라 정신적 의지까지 파괴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전략 폭격은 사실상 전쟁범죄이자 테러 행위에 가깝다.

133.
제5도살장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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