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일 부자인 갑소 올리 그림책 48
바루 지음, 이슬아 옮김 / 올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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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도서
#한줄평 ㅡ 절제된 익살이 돋보이는 철학 그림책!






사과나무 그늘에 느긋하게 누워있는 소가 있습니다.

오늘은 낮잠 자기 좋은 날이거든요.
바람도 좋고 구름도 좋으니 말입니다.






그때 돼지 한 마리가 나타나 묻지요.

ㅡ안녕하세요! 이 사과들은 모두 아저씨 건가요?






그리곤 소에게 조언합니다.
낮잠 잘 시간에 이 사과들을 모아 파이를 만들어 팔라고요.

퓌레도 만들고,
티셔츠, 모자, 펜, 열쇠고리 같은 것도 만들어 팔라고 합니다.






그렇게 번 돈으로 또 다른 나무를 사고, 그다음엔 넓은 땅을 사라고요.
그다음엔 공장을 세우고 직원을 고용하고
...광고도 찍으라 하네요.






그리고 다음엔, 또 다음엔...






그렇게 돼지는,
느긋한 소가 세계 제일 갑부가 되는 길을 알려 줍니다.






느긋한 소는 묻습니다.

ㅡ그 다음은?






돼지는 뭐라고 대답했을까요?
여러분은요? 다음 계획이 휙휙 그려지시나요?






이 책은요,
책 전체에 익살이 흐르는 책이랍니다.






뭐가 그렇게 익살스럽냐고요?






먼저 그림이요!






무심한 표정과 절제된 행동으로 움직이는 캐릭터들이
꼭 팬터마임 공연을 하는 거 같습니다.
그런데 그 팬터마임이 또 은근히 다이내믹합니다.

특히 책 중간에,
광고를 찍는 갑소의 포즈는... 뭐랄까...
우아하면서도 섹시해 보였다고나 할까요~
(소에게 섹시... 거 참)






그리고 제목이요!






세계 제일 부자인갑소...
이거 사투리를 이용해 살짝 비꼬는 말투로 느껴지지 않으세요?
전 그랬거든요.

그런데 가만히 보니,
'갑소'가 사투리 '갑소'가 아니라
갑부 소...를 줄여놓은 '갑소'였네요.

하~~이런 이중적인 느낌, 참 재밌지 않습니까?
(이건 편집자분들의 센스가 반영된 듯~~ 멋지십니다!)





내용이요?
내용도 재밌습니다. 그건 보시면 아십니다!
...좀 아쉬우니 나름 있어 보이게 표현해 보자면,





앞만 보고 걷는 분들께 잠시 멈춰보라 권하는 책..이라 표현하고 싶네요.

...혹은 걸을 거면 제대로 걸어 보라는 책이거나요.
어쩌면 그만 걸으라는 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여러 해석을 얘기할 수 있는 이유는,

군더더기 없이 경쾌하게 진행되지만
바탕에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는 책이라서 그렇지요.

그렇다고 어렵거나 분위기 잡는 책 아니니,
아이들과 함께 보시기도 좋습니다.






12월이네요.
성실하게 달려온 1년을, 이래저래 곱씹어 보게 되는 달이죠.
그 순간에 잠시 펼쳐보셔도 좋을 책입니다.






*보내주신 책을 읽고 작성한 개인적인 글입니다.


#세계제일부자인갑소 #올리 #바루 #그림책 #어린이책 #책육아 #신간 #책과썸 #비집고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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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하네 그림책봄 30
임서경 지음, 윤미숙 그림 / 봄개울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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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도서



쓸모없는 것들을 실은 트럭이 어디론가 달려갑니다.

베란다 구석에 외롭게 서 있다 차에 실린 유모차는
모든 것을 포기한 채 눈을 꼭 감지요.





달리던 차가 멈춘 곳은 고물상.
그런데 이곳에서 유모차가 가장 먼저 들은 말은 '멀쩡하네'였습니다.





낡은 유모차는 희망이 생깁니다.
멀쩡하다는 건 쓸모 있다는 말,
쓸모 있다는 건 살 수 있다는 말이니까요.





조마조마한 시간이 지나고, 유모차를 끌어낸 건 쭈글쭈글 할아버지 손입니다.

...할아버지에게 손주가 있는 걸까요?

한 번 더 예쁜 아기를 태우고 싶은
낡고 구멍 난 유모차의 바람은 이루어지는 걸까요?






생각해 보면 아직 쓸 만한데도 마구 버려지는 물건들이 꽤 있죠.
낡아서, 질려서, 많이 안 써서...

조금만 수선하면 다시, 혹은 다른 용도로 쓰일 수도 있을 텐데 말입니다.





이 책은,
이래저래 버려지는 물건들에게 인격을 줘서,
화들짝~ 그들의 쓸모를 찾아보게 만듭니다.

환경을 돌아보는 동시에
...쓸모없다고 주눅 든 이들을 넌지시 응원하는 책이지요.






사실, 쓸모가 꼭 존재 이유여야 한다면 좀 슬플 거예요...
자신의 쓸모를 끊임없이 증명해야 하는 세상,
얼마나 숨이 막히겠어요~

나이 들거나 약한 이들에겐 특히 그럴 테지요.





하지만 맘 놓고 돌봄을 받을 권리만큼이나,
할 일을 보장하고 믿어주는 일도 중요할 겁니다.

제일 잘나가...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은 많은 법이니까요.





이 책은 그래서 특별하네요.

낡았지만 충분히 반짝이는 유모차, 그리고 노부부를 함께 볼 수 있어서요.





노란빛으로 빛나는 가을길.
산책에 나선 그들의 모습이 유난히 행복해 보입니다.




...저도 덩달아 행복해집니다🥰






#멀쩡하네 #봄개울 #환경그림책 #실버그림책 #재활용 #리사이클 #업사이클 #유모차 #노인 #제2의인생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그림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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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골인데 은퇴해도 되겠습니까? 청귤 시리즈 1
트리누 란 지음, 마르야-리사 플라츠 그림, 서진석 옮김 / 북극곰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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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자주 오지 않는 섬세하고 특별한 순간이 있으신가요?





예를 들어 '호수가 노래하는 순간' 같은 거요.
얼음은 얇고 바람이 거셀 때,
바람은 얼음조각을 자기 맘대로 흔들어 댄대요.





그 짧고 소중한 순간을 놓칠까 봐 전전긍긍하면서도
할아버지 할머니는
해골 요한과 손주들, 개와 고양이까지 이끌고 길을 나섭니다.





호수의 노래는 어땠을까요?

호수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떠들던 아이들도,
노래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엔 아무 말이 없었다죠?





그날 해골 요한은,
자신을 그 자리에 데려다준 것이 아주 고맙게 느껴졌대요.





이러니 요한이,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해골일 거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네, 이곳은 이런 곳입니다.





낡은 존재들이 모여 여전히 살 만한 삶을 누리는 곳.
당연히 받아야 할 돌봄과 여전히 줄 수 있는 도움을 존중하는 곳.





요한은요,
은퇴 후 이곳에 머물면서 비로소 자신의 취향을 알게 됐지요.





먼저 요한은 사람 구경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바깥 부엌에 할머니가 마련해 준 의자에 앉아 있는 것도 좋아하죠.

할아버지가 아이들 앞에서 요한을 치켜세울 땐
부끄러워 몸 둘 바를 모르면서도 은근히 즐기고요,

도움이 닿는 일은 늘 마다하지 않는 편입니다.





은퇴한 해골이 도움 될 만한 게 뭐가 있겠느냐고요?

놀라지 마세요.





요한은 도둑을 쫓고,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로하고,
겁 많은 아이들을 밤새 지켜 준답니다.
달팽이나 고양이에게 품을 내주기도 하죠.
한 번은 젊은 예술가를 위해 전시회에 참여할 만큼 모험심도 있는걸요.





...노년의 삶을 그린 책이니 그래도 우울하게 그려질 거라고
지레 짐작하시나요?





글쎄요.





평범한 일상조차 반짝반짝하는 건
긴 시간을 쌓아 도착한 노년이라 가능하구나...

살짝쿵 감동과 동경의 눈으로 보게 됐다는 것만 말씀드리죠.





그리고요,
그 반짝이는 일상이,
예견된 이별로 달라진다 해도





...삶은 다시 앞을 향해 나간대요.





"나이 든 할아버지도, 해골 요한도, 버리지 못한 양동이 속 쓰레기도 새로운 삶을 시작하지 못할 이유가 없지요.
쓰레기 양동이는 어쩌면 새로운 세상에서는 쓸모 있는 좋은 재료가 될지도 몰라요."





오랜 시간을 거친 지혜로운 눈에는
삶과 죽음이 물 흐르듯 연결돼 보이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이 책을 보고 나니 조금 더 알겠네요.
낡은 것을 버리지 못하는 어른들 마음.

그중 몇몇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었을 테지요.
아마도 추억을 넘어,
위로하고 위로받는 친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을 받고 몇 번이나 봤습니다.
소장하고 싶은 좋은 책,
소개할 수 있어 기쁜 날입니다.





*선물 받은 책을 읽고 쓴 개인적인 감상글입니다


#해골인데은퇴해도되겠습니까 #북극곰 #선물책 #신간 #책추천 #북스타그램 #그림책스타그램 #은퇴 #노년 #새로운시작 #우정 #해골 #책과썸 #비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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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아빠 라임 그림 동화 41
조르조 볼페 지음, 파올로 프로이에티 그림, 김자연 옮김 / 라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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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하나가 눈밭을 굴러다닙니다.

그러다 빠지직ㅡ!
펭귄 한 마리가 태어나네요.




그런데 어쩌죠?
아무리 둘러봐도 엄마 펭귄, 아빠 펭귄이 보이지 않습니다, 큰일입니다ㅡ





다행히, 멀리서 곰 한 마리가 다가와
아기 펭귄을 품어줍니다.

그렇게 둘은 아빠가 되고 아기가 되지요.





아빠 북극곰은 호기심 많은 아기 펭귄에게
알려줄 것이 많습니다.

어느새 아기 펭귄은
노란색과 빨간색을 알게 됐고요,
수영, 사냥,
스스로를 보호하는 법까지 배우게 됩니다.




그렇게 둘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 다고 하면,




...뭐 그것도 꽤 아름다운 얘기긴 하지만,
다들 아시죠?
그렇게 흐르지 않을 거라는 거.





이제 둘은 어떤 시간들을 살게 될까요?






...짧지만 별의별 상상을 다 하게 만드는 것,
그림책의 매력 중 하나일 테지요.

그림 뒤 숨겨진 신호들을 감지하고,
상상하고,
입맛에 맞게 요리하는 재미.

아는 분은 다 아실 겁니다~





그런데 이번 책은,

'약간의 상상력'을 언급하며
대놓고 판을 깔아버린 작가님 덕에
더 분주했지요.


무슨 일이냐고요?

어쩌다 지구 끝과 끝에 떨어져 있는
북극곰과 남극 펭귄이 함께 할 수 있었던 건지

'사랑과 우정, 그리고 약간의 상상력'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던져 주셨거든요.





얘기는 아름답지만,

독후 활동은 어느새
각종 루머와 추측이 난무한 상상력 대결장이 되겠지요?





펭귄 알을 새가 물어왔다거나,
풍선에 실려 왔을 거라는 예쁜 상상부터,

난파선에서 살아남았다든지,
녹은 빙하를 타고 어찌어찌 남극에 흘러들었을 거라는
그럴듯하지만 허술한 구석이 많은 상상들,

외계인의 실험, 초능력자의 장난이라는
황당무계한 상상까지...


ㅎㅎ 어떤 상상들이 또 오갈까요?
어떤 생각들이 떠오르시나요?





하지만 상상의 재미에 빠져 잊으시면 안 됩니다.





서로 달라도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예쁜 진실,
때가 되면 품에서 놔야 한다는 먹먹한 진실,
만남도 이별도 끝이 아니라는 세상의 진실.






상상, 진실~
이런들 저런들~

오늘도, 그림책으로 풍성하시길🥰





*선물 받은 책을 읽고 작성한 개인적인 감상평입니다.

#북국곰아빠 #라임 #선물책 #신간 #책추천 #북스타그램 #그림책스타그램 #북극곰 #펭귄 #가족 #만남과이별 #책과썸 #비집고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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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보다 커 - 2025 문학나눔 선정도서 날개달린 그림책방 61
엘레나 레비 지음, 줄리아 파스토리노 그림, 이현경 옮김 / 여유당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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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와 마르코는 절친입니다, 물론 가끔 다투지만요.





두 친구는 오늘도 재밌는 놀이를 시작하네요.
이름하여 '너보다 커지기' 놀이.

어떻게 하는 거냐고요?





일단 눈을 감고 뺨을 부풀리지요, 얼굴이 새빨개질 때까지.
그러면 펑~! 연기가 터지고...


아이들은 원하는 대로 물개도 되고, 불곰도 되고, 하마나 매머드도 되는 거죠.






이 놀이 꽤 재밌겠죠?
뒤이어 '너보다 작아지기' 놀이도 하는 거 보면 확실합니다.




그래서 뭐로 변신했는지, 누가 이겼는지 궁금하신가요?

아니 아니, 결과야 어찌 됐든
아이들의 기발함에 무턱대고 입꼬리가 올라간다고요?






사실 저도 그렇습니다.

특히 예전에 비슷하게 놀았던 기억이 떠올라
더 그랬지요.





장난감 하나도 귀하던 시절,
상상력이야말로 최고의 놀이감 아니었겠습니까.

그러니 맘껏 상상하고 설레하는 게 일상이었지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그 기억들 덕에
전 이 책을 보자마자 ...알아차렸습니다.

'두 아이 중 ***은 T가 분명해!'





왜 그런고 하니,

어릴 적 상상놀이 중,
안나와 마르코의 놀이랑 비슷한
'더 센 초능력 갖기' 놀이가 떠올랐는데...





그 놀이의 끝이 항상
한 명의 억지와 다른 한 명의 삐짐으로 끝났다는 것도 기억났거든요.




어찌 된 거냐면,
더 이상 위대한 초능력이 생각나지 않을 때,
어느 한 명이 꼭 이렇게 외쳤기 때문입니다.

'모든 초능력을 다 부릴 수 있는 초능력 갖기!'


...놀이 시작할 때 분명히 안 그러기로 해 놓고 말입니다.

그때는 왜 그렇게 지기 싫었는지요.
음, 그럴 수 있다고요...?





그런데 이 책의 한 아이는...

와! 너무 쿨해~!!
그냥 인정!
T가 아니면 이럴 수 없어~!!





덕분에 결론까지 상큼 발랄.
미소가 멈출 수 없었다니까요ㅡ





그나저나, 요즘 그림책은 왜 다 예쁜 건가요?



어떤 책은 빛으로, 어떤 책은 진정성으로, 어떤 책은
톡톡 튀는 감각으로 사람을 홀려버리니 말입니다.





네, 이 책도 예쁘단 소립니다.

그림에도 상상력이 주렁주렁, 휙휙 그린듯하지만절제된~ (꺄)

따라 그리려고 장비 챙기게 만드는 매력적인 책이네요.






그래서 오늘도, 즐겁게 소개합니다!
두 아이의 깜찍 발랄한 이야기.

자 이제, 안나와 마르코를 ...만나 주시겠어요?






*선물 받은 책을 읽고 적은 개인적인 감상평입니다.

#내가너보다커 #엘레나레비 #줄리아파스토리 노 #여유당 #선물책 #신간 #책추천 #북스타그램 #그림책스타그램 #책과썸 #비집고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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