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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내식당 : 눈물은 내려가고 숟가락은 올라가고 ㅣ 띵 시리즈 27
곽아람 지음 / 세미콜론 / 2025년 2월
평점 :
#도서지원
아침잠이 늘 부족하던 학창 시절,
전 '5분만 더, 5분만 더' 하다가 늘 아슬아슬 뛰어가는 편이었죠.
그러니 아침밥을 굳이 먹어야겠다는 의지도 여유도 없었습니다.
그때마다 엄마는,
집에 있는 아무 반찬이나 넣고 김밥을 뚤뚤 말아 입에다 하나씩 넣어 주셨지요. 머리 빗다 말고 한입, 옷 입으면서 한 입, 신발 신으면서 한 입, 또 한 입...
한국인에게 밥심의 의미는 남다른 거 같습니다.
그 유명한 '밥은 먹고 다니냐'는 대사를 탄생시킨 민족 아닙니까!
하지만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서 꼬박꼬박 챙겨 먹기엔
어딘가 분주하고 왠지 과하다는 분위기도 있지요.
특히 주변에 요리 좋아하는 사람이 없을 땐 더 그렇습니다.
작가님도 그러시네요.
20년 넘게 자취 생활을 하면서도 요리를 거의 안 하고 사신답니다.
대신 회사의 구내식당을 하루 두 번씩 꼬박 이용하시는군요.
하지만 그 구내식당 밥이라는 게 참...
아무리 잘 나와도 어딘가 지루하고 재미없는 느낌을 주지요.
그래도 일반 식당 밥보다 소화도 잘 되고 때마다 꾸준히 나오니,
어딘지 집밥을 닮아 있다는 느낌이 드는 건 저만은 아니겠지요?
사실 집밥이 좋은 건,
맛이나 멋보다 누군가 나를 위해 차려준 꾸준한 식사기 때문일 겁니다.
기억하시나요?
배고플 때도 배부를 때도 늘 차려지던 집에 있던 그 밥이요...
친구와 싸웠건, 멋진 일이 생겼건, 마음이 아프건 설레건, 지겨운 시간을 견디는 중이건, 나락을 헤어 나오는 중이건 늘 차려지던 그 밥이요.
나이가 들고 끼니를 챙겨 줘야 할 식구들이 생기고 나니 조금은 알겠더군요, 그게 얼마나 수고로운 일인지.
그런데도 시간을 내어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요리를) 하면서 내가 식구들에게 꾸역꾸역 바라고 있는 건 뭔지.
어쩌면 그건요,
하루 세 번,
제 몸을 아끼는 시간을 몸에 각인시키려는
엄마의 엄마의 엄마 때부터 내려온 소박한 바람 아니었을까요?
그거면 되었습니다.
요리 못하는 20년 자취러 작가님이 꾸준히 구내식당을 찾고,
그 안에서 그런 시간을 갖는 중이라면 되었습니다.
이 책에는 작가님이 구내식당을 집밥처럼 이용하면서 겪는 여러 에피소드들이 실려 있습니다.
사람과의 관계와 직장인으로서의 애환,
세상을 살며 필요한 지혜와 힘을 받아 가는 과정이 슬금슬금 풀려 있습니다.
만사가 피곤하신가요?
이 책 한번 보시죠, 작가님이 밥심으로 일상을 이겨내는 과정들을요.
숟가락 들 힘도 없으시다고요?
일단 들어 보세요, 하루가 달라질 겁니다.
우리 모두 밥은 먹고 다니자고요^^
* 이 책은 보내 주신 책을 읽고 작성한 개인적인 감상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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