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쓴 편지
박경임 지음, 민정 그림 / 후즈갓마이테일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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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원






'평화롭고 아름답고 맛있는 게 가득한 무지개다리 너머'에서 새 친구들을 기다리는 반려동물들.





그런데 무지개다리가 보이지 않습니다.
왜냐고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울어서 다리가 잠겨 버렸다네요.





저 건너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친구들을 위해
이미 다리 너머로 온 동물들이 대책을 마련합니다.





그건 바로 편지.





함께 할 동안 얼마나 행복했는지, 감사하는지,
그리고 아픔도 배고픔도 슬픔도 없는 이곳에서 얼마나 행복한지.
언젠가 다시 꼭 보자며 다리 너머 반려 가족들에게 편지를 보내기로 한 거죠.





꾹꾹... 발로 쓴 그들의 편지는 다리 너머로 잘 도착했을까요?
이제 무지개다리는 다시 보일까요?







...무지개다리를 건넌 다른 집 반려 아이들 얘기는 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우리 집 개딸 초코가 꼬물이일 때도 그랬고,
다섯 살이 된 지금도, 아마 앞으로는 더 많이 그럴 테지요.





가족이라 여기던 반려동물이 떠난 후 겪게 되는 상실감, 죄책감, 우울감 등을 가리키는 말을 '펫로스'라 한다지요?

펫로스를 겪는 이가 점점 많아지는 요즘,
위로가 되는 책을 볼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꿀벌 옷을 좋아하는 강아지 코코, 길고양이 달이, 햄스터 찹쌀이, 군견 용맹이,
장애묘 하루, 뜬장에서 구출된 콩이, 울보 언니를 걱정하는 보리까지...

꾹꾹 눌러쓴 그들의 짧은 편지에 어느새 코끝이 찡해집니다.





이 이야기는 아마도 꿈이고 환상일 테지요.

그렇지만 어떻습니까, 이렇게 위로가 되고 안심이 되는걸요.




여전히 눈물은 나고, 마음은 아플 겁니다.
하지만 삶과 죽음을 단절이 아닌 잠깐의 매듭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다시 평범한 일상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우린 남아 있는 이들과 또 행복해야지요.





무지개다리 너머 아이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보내주신 책을 보고 쓴 개인적 감상글입니다.


#발로쓴편지 #박경임 #민정 #후즈갓마이테일 #반려 #반려동물 #무지개다리 #편지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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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내식당 : 눈물은 내려가고 숟가락은 올라가고 띵 시리즈 27
곽아람 지음 / 세미콜론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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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원







아침잠이 늘 부족하던 학창 시절,
전 '5분만 더, 5분만 더' 하다가 늘 아슬아슬 뛰어가는 편이었죠.

그러니 아침밥을 굳이 먹어야겠다는 의지도 여유도 없었습니다.





그때마다 엄마는,
집에 있는 아무 반찬이나 넣고 김밥을 뚤뚤 말아 입에다 하나씩 넣어 주셨지요. 머리 빗다 말고 한입, 옷 입으면서 한 입, 신발 신으면서 한 입, 또 한 입...





한국인에게 밥심의 의미는 남다른 거 같습니다.
그 유명한 '밥은 먹고 다니냐'는 대사를 탄생시킨 민족 아닙니까!






하지만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서 꼬박꼬박 챙겨 먹기엔
어딘가 분주하고 왠지 과하다는 분위기도 있지요.

특히 주변에 요리 좋아하는 사람이 없을 땐 더 그렇습니다.






작가님도 그러시네요.
20년 넘게 자취 생활을 하면서도 요리를 거의 안 하고 사신답니다.
대신 회사의 구내식당을 하루 두 번씩 꼬박 이용하시는군요.




하지만 그 구내식당 밥이라는 게 참...
아무리 잘 나와도 어딘가 지루하고 재미없는 느낌을 주지요.

그래도 일반 식당 밥보다 소화도 잘 되고 때마다 꾸준히 나오니,
어딘지 집밥을 닮아 있다는 느낌이 드는 건 저만은 아니겠지요?





사실 집밥이 좋은 건,
맛이나 멋보다 누군가 나를 위해 차려준 꾸준한 식사기 때문일 겁니다.





기억하시나요?
배고플 때도 배부를 때도 늘 차려지던 집에 있던 그 밥이요...

친구와 싸웠건, 멋진 일이 생겼건, 마음이 아프건 설레건, 지겨운 시간을 견디는 중이건, 나락을 헤어 나오는 중이건 늘 차려지던 그 밥이요.






나이가 들고 끼니를 챙겨 줘야 할 식구들이 생기고 나니 조금은 알겠더군요, 그게 얼마나 수고로운 일인지.

그런데도 시간을 내어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요리를) 하면서 내가 식구들에게 꾸역꾸역 바라고 있는 건 뭔지.






어쩌면 그건요,

하루 세 번,
제 몸을 아끼는 시간을 몸에 각인시키려는
엄마의 엄마의 엄마 때부터 내려온 소박한 바람 아니었을까요?




그거면 되었습니다.




요리 못하는 20년 자취러 작가님이 꾸준히 구내식당을 찾고,
그 안에서 그런 시간을 갖는 중이라면 되었습니다.






이 책에는 작가님이 구내식당을 집밥처럼 이용하면서 겪는 여러 에피소드들이 실려 있습니다.

사람과의 관계와 직장인으로서의 애환,
세상을 살며 필요한 지혜와 힘을 받아 가는 과정이 슬금슬금 풀려 있습니다.





만사가 피곤하신가요?
이 책 한번 보시죠, 작가님이 밥심으로 일상을 이겨내는 과정들을요.

숟가락 들 힘도 없으시다고요?
일단 들어 보세요, 하루가 달라질 겁니다.





우리 모두 밥은 먹고 다니자고요^^







* 이 책은 보내 주신 책을 읽고 작성한 개인적인 감상글입니다.


#눈물은내려가고숟가락은올라가고 #곽아람 #세미콜론 #띵 #구내식당 #띵시리즈 #책추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과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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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트와 틸리가 시골길을 산책해요 실화 그림책 2
모니카 쿨링 지음, 시드니 스미스 그림, 김난령 옮김 / 불광출판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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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그랜트와 암소 틸리가 시골길을 산책합니다.
둘은 둘도 없는 짝꿍이지요.





암소 틸리는 그랜트와 함께하는 시골 생활이 너무 행복했어요.
하지만 그랜트는 좀 더 신나고 짜릿한 삶을 동경했지요.





결국 그랜트는 파리로 나가 화가 생활을 하기로 합니다.





남겨진 틸리는 매일 음매애애애,하고 울었어요. 우유도 잘 나오지 않았죠.





그랜트는 어땠을까요?
그랜트도 파리에서 고군분투 중이네요.

그림에 여러 시도를 해 보지만 왠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했어요.





결국 그랜트는 집에 돌아가기로 합니다.
다정한 암소 틸리가 있는 곳으로요.








사실 이 책은 '아메리칸 고딕'이란 작품으로 유명한 미국의 작가 그랜트 우드의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그는 젊은 시절 유럽에서 지냈고,
그때 그림에 대해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됐답니다.

'화가는 자신이 가장 관심 있는 주제와 대상을 그려야 한다'는 생각이지요.

그 후로 그랜트 우드의 그림 대상은
그가 자랐던 시골 풍경과 주위 사람들이 됐다네요.








이쯤에서 슬쩍 흥미를 잃으신 분들 계실까요?

정보 전달하듯, 누군가의 업적을 쭉 늘어놓는 책일 것 같아 김새셨나요?





전혀 아닙니다ㅡ
오히려 이 책은 슬그머니 ...다정한 책이지요.





능선이 겹겹인 시골 풍경이 그렇고,
자신의 꿈과 감정에 솔직한 그랜트가 그렇고,
'미소가 야트막한 언덕처럼 다정'하다는 암소 틸리가 그렇습니다.

부드럽고 온화한 그림체도,
잠자리 동화처럼 나긋나긋한 글밥들도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그랜트와 암소 틸리의 순수한 애정에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이런 다정함에,
이 책을 다 볼 때쯤에야 그랜트가 실존 인물이라는 것을 기억해 냈을 정도지요.





그런데요,
제가 책을 다 보고 화들짝 놀란 이유가 하나 있습니다.

그랜트와 달리 암소 틸리는
실제로 존재하는 젖소가 아니었다는 사실이지요.




틸리는요ㅡ
'소젖을 짜는 동안 아주 좋은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그랜트 우드의 말에 착안해 만들어진 캐릭터라네요.





아ㅡ





조금 아쉽지만, 뭐 어떻습니까.
그랜트 우드라는 화가를 알면서 예쁜 이야기도 하나 알았는걸요.





그리고 어쩌면요,
같은 풍경, 같은 이름은 아니지만

다정한 암소와 야심찬 화가가
지금 조용한 시골길을 산책 중일지도 모르잖아요?





ㅎㅎ어쩌면요ㅡ






* 라엘의 그림책한스푼( @lael_84 )에서 모집한 서평단의 선정되어 출판사( @bkbooks_child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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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미친 김 군 - 2025 서울국제도서전 한국에서 가장 즐거운 책 대상
김동성 지음 / 보림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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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정성스러운 꽃그림을 잔뜩 볼 수 있다니, 그것만으로도 욕심나는 책입니다. '엄마 마중'의 김동성 작가님 책이라 더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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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미친 김 군 - 2025 서울국제도서전 한국에서 가장 즐거운 책 대상
김동성 지음 / 보림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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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도서





담장의 나팔꽃이 절로 열리는 모습에
꽃의 세계로 빠져든 아이가 있습니다.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꽃에 취해 삽니다.

꽃들과 인사하고, 꽃 책을 읽고, 꽃 그림과 꽃시와 꽃차를 가까이 합니다.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 고양이 이름도 청화, 백화라 지었다니 얼마나 꽃에 진심인지 느껴집니다.





사람들은 그를 미치광이 김군이라 불렀습니다.

그의 진짜 이름은 김덕형,
조선시대 실존했던 화가라고 합니다.
꽃과 식물을 그리는데 능해 '백화보'라는 책도 남겼다는데,
아쉽게도 전해지지는 않는다네요.





이 책은 미치광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꽃에 몰두한
한 남자의 진심을 담은 책입니다.

어떤 기교나 멋도 부리지 않은 잔잔한 스토리,
화사하고 정성스러운 꽃그림에
보는 내내 탄성이 나오는 책이지요.





그래서일까요?
미쳐 본 사람만이 '미쳤다'는 표현을 쓸 수 있다는 엉뚱한 생각이 스칩니다.





뭐든지 빨리빨리, 대충 하기 십상인 현실에서
딱 보기에도 엄청난 정성과 시간을 쏟았을 이런 그림책이 만들어 지다니...

김덕형의 꽃에 대한 진심을
세상 밖으로 잘 끄집어 내고 싶었던 작가님의 진심과 열정도

이야기 속 김 군 못지않았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귀한 줄 알면서도 놓치고 사는 순수한 진심.

그 진심을 책 속의 김 군에게서 한 번,
이 그림책을 탄생시킨 김동성 작가님에게서 또 한 번 느낍니다.





한 장 한 장... 시간 가는줄 모르고 들춰보게 되는 꽃그림들,
오늘은 제 몸에서 꽃향기가 날 것만 같네요.






* 보내주신 책을 읽고 작성한 개인적 감상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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