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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농장 (그래픽 노블) ㅣ 동물 농장 (만화)
백대승 지음, 조지 오웰 원작, 김욱동 해설 / 아름드리미디어 / 2022년 9월
평점 :
이상해!!
6학년 아들이 얼굴을 찡그리며 한 말입니다.
시키지도 않았는데?이 책을?두 번째 보던 중이었지요.
"모든 동물들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
아이가 이상하다고 푸념하던 대목입니다.
얼굴 찡그릴만하지요?
이게 말입니까, 똥입니ㄲ...????
불행하게도 동물 농장 안에서는 말이 돼버렸네요.
그런데 이 이상한 상황이,
과연 동물 농장 안에서만 벌어진 일일까요?
이 책의 원작자는 조지 오웰입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듯 조지 오웰은,
러시아 혁명과 그 이후 벌어진 일련의 역사적 과정을
소설 속에 풍자적이면서도 예리하게 담아냈지요.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 또한 실제 인물들을 상징합니다.
혁명 이론가 메이지는 마르크스,
농장주 존스는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
돼지 나폴레옹은 스탈린,
나폴레옹에게 밀려나는 돼지 스노볼은 트로츠키를 가리킵니다.
묵묵히 혁명을 유지해 나가는 말 복서는 민중을,
옛 시절을 그리워하는 말 몰리는 지주들을 빗댄 거지요.
꿈꾸던 이상 세계가 무너져가는 과정은
그들이 혁명 후 만든 7계명의 변질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7계명은 권력을 쥔 돼지들의 입맛에 맞게 조금씩 바뀌다가,
결국 모든 변화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는 계명까지 바뀌어 버립니다. 문제의 그 문구,
"모든 동물들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로요.
이 모든 기막힌 과정이, 현실을 풍자하는 이야기라는 거..
아직 기억하시죠?
원작을 만화화한 백대승 작가는 얘기합니다.
오늘날의 우리 사회 역시 동물 농장의 모습을 닮아 있다고요.
"모두가 평등한 세상,
법과 원칙이 지켜지는 세상을 꿈꾸고 있지만
눈을 감은 지식인과 언론, 선전에 현혹되어?
깨어나지 못하는" 현실에서
"어떤 이는 나폴레옹이, 어떤 이는 스노볼이, 어떤 이는 스퀼러나 미니무스,
그리고 대부분은 지배층에 시달리는 동물들이" 되어 살고 있으니까요.(작가의 말 중 발췌)
덧붙여 원작을 만화화한 작가로서,
특별히 강조한 부분에 대해 언급하지요.
마지막 장,
동물들이 모여 눈을 번뜩이며 세상을 바라보는 장면입니다.
"민중이 밝은 눈으로 지켜보지 않으면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오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작가의 말 중에서)
백대승 작가는 바로 그 마지막 장을 위해 이 한 권을 그려낸 건 아닐까요?
참 재미있는 책 읽기였습니다.
적어도 예전에 필독서로 붙잡고 있을 때보다는 편하게 읽혔습니다.
그래픽 노블이라는 형식 덕일 지도 모르겠네요.
6학년 아들을 보면 진짜 그렇습니다.
"난 나폴레옹보다 옆에 있는 두 돼지가 더 얄미워!"
...선정 선동으로 대중을 현혹하는 스퀼러와 미니무스를 가리키고 있네요.
저는 어렸을 때 무슨 소린지도 모르고 읽은 기억이 있는데,
아들은 나름대로 분명하게 이야기 흐름을 파악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역시 알아서 두 번씩 챙겨 읽는 만화여서 아닐까요?
참 좋은 책이, 더 읽기 좋은 책으로 만들어져 너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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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주신 책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