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황금접시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황금 접시 ㅣ 햇살그림책 (봄볕) 13
버나뎃 와츠 글.그림, 김서정 옮김 / 봄볕 / 2016년 7월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황금접시

버나뎃 와츠 글, 그림  김서정 옮김

봄볕

우리는 어떨때 무게를 느낄까.

삶의 무게.

인생의 무게.

굳이 추상적인 개념을 달지 않고 단순히

정말 '크고' 중량이 많이 나가서

무겁다고 느낄 수 도 있다.

작은 여자아이 두명이 인형 집 앞에서 놀고 있는 모습의 표지.

'무거운'황금접시랑은 아무 관계도 없을 것 같은데...

무슨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하는것 일까?

이야기는 두 여자아이가 인형의 집을 가지고 노는 것에서 시작된다.

엘리자베스의 집에 놀러간 이소벨.

이소벨은 인형의 집 벽에 걸린 접시를 떼어 주머니에 넣고

집으로 돌아온다.

제목에서 말한 '무거움'의 실체.

작가는 에둘러 말하지 않는다.

'이것이 무거움이다' 라고 바로 이야기 해 준다.

작은 장난감 황금접시가 점점 더 무거워졌다고 말이다.

접시가 점점 커져서 무거워졌을리는 없다.

맞다. 그것을 몰래 가져온 이소벨의 마음에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이라는 것을 아는 양심의 가책이 있었을거다.

그것이 황금접시를 더 무겁게 느끼도록 만들었다.

작가는

여자아이가 남의 것을 몰래 숨기는 것에대해

장난감들의 표정에 걱정스러움과 놀람을 담아놓고 있다.

엘리자베스의 집에서도,

이소벨 자신의 집에서도

인형들의 시선이 이소벨을 향하고 있다.

이소벨도 안다.

자신이 잘못한 것임을.

그러나,

그 잘못을 원래대로 돌려놓기보다는

던져놓고, 숨겨놓는 방법을 먼저 시도한다.

아무도 이소벨이 황금접시를 가져온 줄 모르지만,

이소벨 자신은 안다.

그래서, 자신이 보는 모든것이 자신의 양심을 두드린다.

"네 황금 접시 가져왔어. 말없이 가져가서 정말 미안해."

잘 못한 것을 되돌려놓을 수 있는 용기.

작가는 이소벨이 친구의 것을 몰래 가져온 것을 사과하고

그렇게 함으로 다시 재미있게 놀 수 있고, 마음이 가벼워졌다는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이소벨의 생일에

이소벨의 인형집 -비록 책장으로 만든것이지만 -에 빨간지붕을 달아주고,

엘리자베스를 통해 황금접시를 선물로 받게한다!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바로 잡은 아이를 향해

칭찬해주고 또 격려해주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듯 했다.

아이들도 안다.

자기가 가지고 싶은 것을 모두 가질 수는 없다는 것을.

하지만, 가끔은

자신도 모르게 가지고 싶은 것을 주머니 안에 숨겨두기도 한다.

아이를 혼내는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렇게 했을 때 너의 마음이 어떨지 보라고.

혹여

그런일이 있을 때에라도 늦지 않았으니

용서를 구하고 원래대로 되돌려놓으라고.

그러면,

네가 생각하는것 이상으로

많은것을 받게 될것이라고, 이야기해주는것 같았다.

아이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부모처럼

아이를 세워주고 바른길로 이끌어주고 싶은

마음이 녹아져 있는 그림책이었다.

튀김이 떡볶이에 빠진 날

튀김이 떡볶이에 빠진 날 ㅣ 내친구 작은거인 53
최은옥 지음, 지우 그림 / 국민서관 / 2016년 8월

튀김이 떡볶이에 빠진 날

최은옥 글, 지우 그림

국민서관

[내친구 작은거인 53번째] 책, 튀김이 떡볶이에 빠진 날 을 보았다.

최은옥 작가님...이름이 익숙하다 했더니,

우리가 아는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 그 이후의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간

[팥죽 호랑이와 일곱녀석], 잔소리의 의미를 새롭게 느끼게 되는 [잔소리 붕어빵]책으로 만나본 작가였다.

제목을 보면서, 괜한 허기를 느끼며 군침이 돌게하는 책.

표지를 보아하니 두 아이의 갈등상황도 보이는데...

저학년을 위한 읽기 책이라 

비교적 큰 활자에 얇은책, 술술 단숨에 읽어갔다.

 한아름과 정다운.

같은게 없는데 단짝이다.

여자와 남자, 덜렁이와 꼼꼼이, 왈가닥과 차분이 랄까?

1학년때 처음만난 짝꿍의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아름이는 엄마랑 같이 산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서 시들시들한 화초같던 엄마가 다시 웃게된건

삼년전 분식집을 시작하면서이다.

분식집 이름도 아름이의 이름을 건 <한아름 분식>

그래서일까. 엄마의 떡볶이에는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는다. 직접만든 육수로 맛을 낸다.

좋은것을 먹이고 싶은 엄마마음이 아닐까.

이야기는 이 분식점을 중심에 두고 이어진다.

분식점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등장한다.

새로생긴, 없는게 없는 상가.

그리고, 바로 옆에 들어선 또다른 분식점.

그것도, 절친인 다운이네 부모님이 새로 연 분식집!

길 건너에 또다른 분식집이 문을 열고...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헤쳐갈까?

헛소문퍼트리기?

친구들을 자기 분식점에만 오도록?

*

'가젤, 누, 얼룩말, 임팔라의 공통점은 뭘까요?'

작가는 마지막 장, 작가의 말에서 이 질문을 던진다.

이 답에

앞서 나온 아름이와 다운이가 예전처럼 친하게 지낼 수 있는 답이 들어있다.

혼자서는 살아남기 어렵지만, 친구들과 함께라면 문제없음!

떡볶이를 잘하는 아름이네

+

튀김을 잘하는 다운이네

이 둘을 '합체'하면?!

=

'튀김이 떡볶이에 빠진 날' !!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태권도 사범님과

문제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운이의 남동생 겨운이도 놓칠 수 없는 포인트~!

혼자 책읽기를 시작하고 재미있는 책을 찾는 저학년 아이들에게

재미와 함께, '함께하는 것'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안겨주는 책

[튀김이 떡볶이에 빠진 날]이었다.

[네버랜드 자연학교, 바다] 깊고 넓은 바다가 궁금해

깊고 넓은 바다가 궁금해 ㅣ 네버랜드 자연학교
김웅서 글, 노준구 그림 / 시공주니어 / 2016년 5월

[네버랜드 자연학교, 바다] 깊고 넓은 바다가 궁금해

김웅서 글, 노준구 그림

시공주니어

여름이 지나고 있다.

무덥던 여름이 어느새 저만큼 물러선 느낌이다.

선선한 바람이 불고 가을을 재촉하는 비까지 내리니

여름, 뜨거운 태양을 피해 바다로 풍덩 뛰어들던 기억이 조개껍질속에 아련하다.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바다에 관한 책을 손에 잡았다.

[네버랜드 자연학교] -바다 편

깊고 넓은 바다가 궁금해

'안녕 바다' -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부터 시작해서,

일상, 가까운바다, 바다의 신기한점, 바다를 깊게들여다보기, 바다에서 할 수 있는 놀이, 바다를  돌보고 지키는 방법이

'반가워 바다', '궁금해 바다', '놀라워 바다', ' 생각해 바다', ' 즐기자 바다', '지키자 바다' 순으로 진행되는 책.

바닷속은 조용할까?

시끄러울까?

이 질문부터 시작된다.

바다...조용하지 않을까?

하고,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내심 가졌던 답은

딱총새우의 한마디에 깨깽~

"나는 몸이 5센티미터밖에 안 되지만

큰 집게발로

총소리를 내며 먹이를 잡아.

이 소리 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딱총새우라고 불러."

돌고래의 휘파람소리, 물고기의 꾸륵꾸륵소리

살아있다면 소리를 내는건 당연한데

그 당연한것을 아이들과 함께 책을 통해 보면서 새삼 놀란다.

바닷물이 지구 가운데 어떻게 흘러가는지 해류의 흐름에 관해서,

바다는 왜 짠맛이 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궁금해 바다' 에서 풀어놓고 있다.

바다에 사는 덩치큰 흰긴수염고래 부터,

세포 하나로 만들어진 아주 작은 섬무충까지.

엄마도 몰랐던 바다세계를 담아놓은 이야기는

읽을 수 록 이전에 몰랐던 바다 속으로

더 깊이 빠져들게 한다.

잠자리에 들어서도 책을 쉽게 놓지 못한다.

일각고래로만 알았는데, 일각고래를 '외뿔고래'라는 이름으로도 부르는것도 알게되고,

지구의 온도를 조절하는 냉 난방기 역할을 하는 바다가

지구온난화로인해 투발루의 9개 섬중에 2개가 잠긴 이야기,

쓰레기 섬이 생기는 이야기에

사뭇 심각해지기도 한다.

'즐기자 바다' 에서는

바다에서 할 수 있는 놀이와 함께

조개껍데기 꾸미기, 조개 캐스터네츠 만들기를 소개하고 있었다.

우리도 바닷가에서 주워온 조개껍질이 있다는 사실~!

아크릴물감과 바니시로 단장하는 대신

집에 있던 반짝이 풀로 예쁘게 꾸며 보았다.

소라껍데기에도 블링블링 금색옷을 입히고,

조개껍데기에는 물결문양, 점모양도 입히고~

짠~ 완성!

조개껍데기에 색을 입힌다는 생각은 못했었는데

이렇게  색을 칠하니 - 그것도 반짝이로~! -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책 마지막은

'지키자 바다' 로

깊고 넓은 바다가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하려면,

바다를 더 알아가고 지키는 노력이 있어야함을 이야기하면서 마무리 되었다.

바닷가로 떠나기 전에 읽어도 좋지만,

이번처럼

바다에 관한 추억을 떠올리며

하나씩 바다를 알아가는 재미를 누리는것도 좋았다.

우리가 사는 지구의 70%를 차지하는 바다.

여름철 휴가지로 마냥 떠올리는것 이상으로,

책을 통해

아이들과 새로운 정보도 얻고, 만들기도 하며

깊고 넓은 바다를 알고 품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덧)) 조만간 [네버랜드 자연학교] - '나무' 편도 나온다고 하니, 어서 만나보고 싶어진다.

직업표류

직업표류
이나이즈미 렌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6년 7월

직업표류

이나이즈미 렌 지음,  이수미 옮김

샘터

일본의 취업빙하기, 청년 생존 보고서

실제

일본 청년들의 이직경험을

몇년에 걸친 인터뷰를 통해 생생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소설형식의 책을 주로 접했던 내게

가명이기는 했지만,

다큐멘터리처럼 실제 이야기를 작가가 인터뷰하여 구성한 이책은

책 한권으로 여덟명의, 어쩌면 시대를 대표하는 청년들의

구직과 이직의 현실을

담담하게 들여볼 수 있는 좋은 통로가 되었다.

일본의 거품경제가 드러나고,

제공되는 일자리보다 ​일자리를 구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이른바 취업빙하기, 로스트제너레이션 세대의 이야기.

작가의 이 전 책에서는

왜 일하지 않고, 일할 수 없는지 프리터나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 취업활동에 적극적이지 않은  젊은이 등에 관한 글을 썼다면,

이번에는 그 반대에서

'좋은 대학에서 좋은 취직'을 쟁취하고 기업조직에서 20대를 마감하는 젊은이들의

'이직'을 주제로 삼은 것이었다.

시대가 바뀌었다.

연공서열이 중시되고, 열심히 노력하면 이뤄진다는 꿈은

지금 현실과 괴리가 있어보인다.

가까스로 취직을 해도 자기 후임자가 들어오지 않아

말단직원으로 계속 이어지는 시간들.

기업을 위해 개인이 희생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끼던 세대에서

이제는 철저히 개인화 되어가는 기업의 모습.

비단, 일본만의 모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대를 떠나, '성숙해져간다'고 생각되는 질문들도 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일'에만 집착하는​ 모습이 아니라

사회에 어떤식으로 기여할 것인가?

사회는 나에게 무엇을 기대하는가?

의식하든 하지 않든​ ' 일한다는 것'이 지니는 또 하나의 의미를 알아가는 시간들.

조직속에서 무엇을 원하고, 어떤 꿈과 목표를 가져야 하는지

직업을 갖기 이전 학생시절에 가져야 했던 질문들이라는 ​깨달음도.

일에 대한 희망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도.​

평생직장은 없다고 한다..

이젠 평생 배우는 시대라고 한다.

그 모습을 반영하듯, 책에 나오는 인물들이

직장을 두고, 삶을 두고 고민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이직'의 모습은

그만큼 떨리지만

자기 결정에 책임을 지고나아가는

자신의 인생에 대한 열정으로 보인다.

직업 전선에 뛰어드려는 젊은이 들에게,

그리고

지금 이대로는 아니다..생각하는 직장인들에게

선배, 동료의 이야기를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1분이면...

1분이면…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242
안소민 글.그림 / 비룡소 / 2016년 5월

1분이면...

안소민 글,그림

비룡소

책을 읽기 전,

아이들에게 시계를 보게 했다.

빨간색 초침이 한바퀴를 도는 동안, 놀고있던 장난감을 정리하고 책을 읽어준다고.

아이들은 시작! 구호와 함께 부리나케 움직였다.

시간이 정해져 있다고 여기니 더 마음이 바쁜 모양이다.

장난감을 들고 방문을 들락날락.

"엄마, 빨간바늘이 한바퀴를 넘었어!"

아차. 나도 잠시 읽어줄 책을 들여다 보고 있다가

1분을 넘겼다.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다.

방금 지나간 시간이 1분이라고. 어떻게 느껴지더냐고.

아이들은 너무 짧다고 이야기 했다.

1분.

어떨때는 너무도 짧게 느껴지고,

어느 순간에는 정말 멈춰두고싶을 만큼 절실한 시간.

그 이야기를

작가는 그림책을 통해 풀어내고 있었다.

물리적인 시간 1분.

1분은 60초.

*

작가의 그림을 유심히 보게되었다.

시계속에 뚜벅뚜벅 걷고있는 아이.

씨앗이 자라 나무가 되고 잎을 떨구기까지의 시간의 흐름이 담긴 시계속에서

아이는 지금 나무가 연한 잎을 내는 시점을 걷고있다.

나는 저기 어디쯤을 걷고 있을까.

1분이면, 눈을 20번 깜빡이고

머리카락이 0.00068센티미터 자란다고.

실제하는 사실.

그러나,

시간 '1분'은 대개

주관적으로 느껴질때가 많다.

놀이 동산에서의 1분은 쏜 살같이 지나간다.

반면에

치과에서 이를 치료받는 시간은

시간이 멈춘듯 느리게만 지난다.

- 얼마전 이를 치료받은 아이들에게 치과에서의 시간이 길게느껴졌지? 물으니

아니란다. 금~방 지나갔단다.

진짜일까, 허세일까? ㅎ

다양한 상황속에서 만나는

1분.

행복한 시간은 늘 짧게만 느껴진다.

삶과 죽음속에서 만나는 1분.

할아버지의 죽음과 동생의 태어남을 겪은 아이들에게

이 장면은 자연스레 이해되는 장면이었다.

배가 부른 엄마가 그림책 장면 곳곳에 등장하는데,

아이들에겐 낯설지 않은 엄마모습이다.

마지막에

아기를 안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내가 "누구게?"물으니

자기 막내 동생이름을 댄다.

그렇게,

 책은 그림속 아이의 이야기에서

책을 읽고있는 아이 자신의 이야기가 된다.

1분이면...

무심코 흘려보내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세상이 바뀌는듯한 경험을 하기도 하는 1분.

선물처럼 주어지는 이 시간들 속에서

감사하며 후회없이 살아야겠다고,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면서

엄마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