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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대학로 - 성균관 유생과 반촌 사람들
안대회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최대한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조선의 대학로
안대회2026문학동네
가끔 퇴근길에 혜화동 언저리를 걷다 보면, 화려한 조명 사이로 왠지 모를 낡은 공기가 느껴질 때가 있어요. 지금은 젊음의 거리로 불리지만, 이 땅이 품고 있는 진짜 이야기는 무엇일까 궁금했거든요. 그러다 안대희 저자의 조선의 대학로를 만났는데, 책장을 넘기는 내내 지금의 대학로 위로 조선 시대 성균관 마을인 반촌의 풍경이 겹쳐 보여서 마음이 묘하더라고요.
이 책은 단순히 옛 지도를 훑어주는 역사서가 아니었어요. 성균관 유생들의 뒷바라지를 하며 형성된 특수 마을, 반촌의 탄생부터 흥망성쇠를 다루고 있는데 그 서사가 참으로 절절하게 다가왔어요. 사회생활을 하며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한 남자의 시선으로 보니, 성균관이라는 거대한 권력 곁에서 치열하게 삶을 일궈냈던 반인들의 모습이 오늘날 우리네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특히 혜화동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옛 자취들을 짚어주는 대목에서는 나도 모르게 무릎을 쳤어요. 무심코 지나쳤던 골목길이나 물길의 흔적들이 사실은 수백 년 전 반촌 사람들의 숨결이 닿았던 곳이라는 사실이 놀라웠거든요. 박제된 역사가 아니라 지금 내가 딛고 서 있는 이 땅의 온도로 느껴지니까, 익숙했던 대학로 풍경이 완전히 다르게 읽히기 시작했어요. 한 마을이 어떻게 태어나고 번성하다가 결국 시간의 뒤안길로 사라지는지를 지켜보며 인생의 덧없음과 동시에 기록의 소중함을 다시금 절감했네요.
보도자료에나 나올 법한 딱딱한 정보 나열이 아니라, 저자의 깊이 있는 시선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저도 조선 시대 대학가의 한복판을 거닐고 있는 기분이었어요. 성균관 유생들의 호기와 반인들의 애환이 뒤섞인 그 시절 대학로의 에너지가 책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았달까요.
책을 덮고 나서 다시금 혜화동 지도를 가만히 들여다봤어요. 이제는 빌딩이 들어서고 간판이 바뀌었지만, 그 땅이 기억하는 반촌의 기억은 여전히 흐르고 있겠지요.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의미를 찾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단순히 지식을 채우는 것을 넘어, 우리가 사는 공간을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다정한 안내서 같았거든요.
요약
우리가 사는 공간, 그 시절 대학로, 기록의 소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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