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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땅 따먹기’ 120년 - 식민지에서 제국으로
김용일 지음 / 이다미디어 / 2025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최대한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미국의 ’땅 따먹기’ 120년
김용일2025이다미디어
사회생활을 하며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가끔은 내가 발을 딛고 있는 이 거대한 세상이 어떤 설계도 위에서 만들어졌는지 궁금해질 때가 있어요. 특히 세계 경제나 정치를 좌우하는 미국의 힘을 마주할 때면 더더욱 그랬죠. 그러다 집어 든 김용일 작가의 미국의 땅 따먹기 120년은 단순히 먼 나라의 역사 이야기가 아니라, 마치 한 편의 치열한 경영 전략서나 때로는 잔혹한 생존 기록을 읽는 것 같은 묘한 기분을 전해주더라고요.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가슴을 스쳤던 감정은 서늘함이었어요. 17세기부터 미 대륙에서 벌어진 일들이 단순히 개척이라는 낭만적인 단어로 포장되기엔 그 뒤에 숨겨진 탐욕과 전략이 너무나도 치밀했거든요. 영국, 프랑스, 스페인이라는 당대 유럽의 3강이 식민지를 두고 벌이는 수싸움, 그리고 그 틈바구니에서 영프 전쟁과 독립전쟁을 거치며 영토를 확장해가는 과정은 오늘날 우리가 겪는 치열한 비즈니스 현장과도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자가 강조한 남의 나라 과거는 내 나라 미래를 만드는 유용한 자양분이라는 말은 참 묵직하게 다가왔어요. 아이 없이 아내와 단출하게 살아가며 우리 부부의 노후와 앞날을 고민하다 보니, 결국 과거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내일을 대비하는 힘이 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더라고요. 미국의 영토사를 천착해 보는 과정은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 사회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냉철한 시각이 무엇인지 다시금 질문하게 했어요.
침탈과 확장이라는 역사의 어두운 그림자를 보면서도, 동시에 그들이 가졌던 그 집요한 실행력에 대해서는 복잡미묘한 감정이 들기도 했어요. 화려한 수식어로 장식된 보도자료 속의 미국이 아니라, 땅을 향한 갈망과 생존을 위한 투쟁이 뒤섞인 민낯을 마주하고 나니 오히려 지금의 세계 정세가 더 투명하게 보이는 느낌이랄까요. 전문적인 역사서임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필치가 워낙 생생해서 마치 그 시대의 화약 냄새와 흙먼지가 느껴지는 것 같아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결국 이 책이 저에게 남긴 것은 지도 위의 선이 아니라 사람들의 욕망이 만들어낸 거대한 흐름이었어요. 역사는 반복된다는 진부한 말 대신, 이 책은 나에게 타산지석이라는 말이 얼마나 시리고 귀한 가르침인지를 일깨워주었네요.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고 싶거나, 우리가 사는 세상의 진짜 뿌리를 들여다보고 싶은 동료들에게 퇴근길 지하철에서 한 번쯤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그런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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