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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쑥 자라는 초등 문해력과 어휘력 - 관용구와 함께하는 공부 잘하는 아이
임율 지음 / 북카라반 / 2026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최대한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쑥쑥 자라는 초등 문해력과 어휘력
임율2026북카라반
마흔을 넘기고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가끔은 제가 쓰는 언어가 얼마나 메마르고 딱딱해졌는지 새삼 느낄 때가 있어요. 일터에서는 효율과 결론만 따지는 대화에 익숙해져 버렸는데, 퇴근 후 마주하는 조카나 주변 어린아이들과 대화할 때는 제 단어들이 참 갈 곳을 잃고 헤매더라고요. 그러다 만난 임율 저자의 쑥쑥 자라는 초등 문해력과 어휘력은 저에게 단순한 학습서를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도를 다시 생각하게 해준 고마운 가이드였어요.
흔히 문해력이라고 하면 어려운 단어를 많이 외우고 글을 잘 분석하는 능력이라 생각하기 쉽잖아요. 그런데 이 책은 아이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보다 어떻게 함께 말할 것인가라는 지점에 무게를 둡니다. 저에게는 이 대목이 참 묵직하게 다가왔어요. 지식을 머릿속에 밀어 넣는 게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정확한 언어로 나누는 과정 자체가 문해력의 시작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거든요. 사회생활을 하며 나만 아는 전문 용어로 상대를 압도하려고 했던 제 모습이 떠올라 조금 부끄러워지기도 했고요.
책 속에서 특히 제 눈길을 사로잡았던 건 감정표현 관용구들이었어요. 간담이 서늘하다거나 가슴을 졸이다, 가슴을 쓸어내리다 같은 표현들 말이에요. 사실 우리 어른들도 화나고 슬플 때 그냥 짜증 나라는 말 한마디로 퉁쳐버릴 때가 많잖아요. 그런데 이런 섬세한 표현들을 아이와 함께 나누다 보면, 단순히 어휘력이 느는 게 아니라 우리가 느끼는 감정의 결이 얼마나 다양한지 자연스럽게 공유하게 되더라고요. 책에 나온 표현들을 보면서 저 역시 제가 놓치고 살았던 감정의 세밀한 결들을 다시금 훑어보게 되었어요.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는 어른들의 세계에서도 결국 본질은 같습니다. 상대가 내 말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살피고, 적절한 단어로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결국 어른의 문해력이기도 하니까요. 딱딱한 교과서 같은 느낌이 아니라서 침대 머리맡에 두고 조금씩 읽기에도 부담이 없었고, 곳곳에 배려 섞인 저자의 조언들이 참 다정하게 느껴졌어요.
문해력 부족이 사회적 이슈가 되는 요즘이지만, 정작 필요한 건 단어 시험지가 아니라 대화의 시간이라는 걸 이 책이 잘 보여주네요.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은 물론이고, 저처럼 타인과 더 깊이 있게 소통하고 싶은 어른들에게도 이 책은 따뜻한 처방전이 될 것 같아요. 내 마음을 닮은 단어 하나를 골라 사랑하는 사람에게 건네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참 기분 좋은 독서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