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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영원할 것처럼
서유미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평점 :
'진'은 딸과 사위, 손녀와 함께 바닷가에 갔다.
바닷가에 들어가 신나게 물장구치고 넘어지기도 하며 바다를 즐기고 있는 셋을 바라보고 있다.
준비성이 없고 허둥대는 딸을 못마땅해하며
이십 년 전에 죽은 남편 생각도 한다.
손녀는 할머니에게 바다가 무서운지 물어보고
딸도 생각보다 바다가 괜찮다고 들어 아 보라고 한다.
하지만 진은 들어가지 않는다.
페이지를 앞으로 넘겨 남편의 사고 이전의 기록 내용들을 읽어보았다. 여름휴가와 희영을 대학에 보낸 뒤 처음 맞는 방학에 대해 쓴 쓴 몇 문장은 일상적이고 심상했다.
진은 한 페이지를 를 비워둔 뒤 다음 장에 볼펜으로 날짜를 쓰고 다른 생활, 다른 미래,라고 썼다.
...
떠다니는 감정이나 생각이 아니라 정리된 기록이 필요했다
본문 중
손녀가 진의 손을 잡아끌었고, 진은 손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바닷속에서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바닷물은 생각보다 차갑지 않았고 깨끗했다. 물속에 잠시 앉아 서두를 필요나 이유가 한나도 없다는 게 묘한 해방감을 느꼈다.
미지의 영역으로 가보려는 사람들의 용기가 어디에서 나오는지 진은 궁금했다.
바다에서 비를 맞고 파도를 맞는 게 뭐라고 좋아서 눈물도 났다.
더 큰 파도 쪽으로 진은 몸을 움직였다.
바다라는 미지의 영역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서서히 그 미지의 영역에 닿았고 바다를 느끼고 용기를 얻고 별게 아니구나를 느끼는 진을 보며
내가 회복되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 새로운? 나가 되는 느낌.
내 마음에 잔잔하지만 은은하게 희망의 빛이 떠오르는 것처럼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