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와 함께 읽는 중국사 대장정 1 - 중국의 기원부터 춘추전국시대까지
변영우 글 그림 / 궁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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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왕조의 국가체제 청왕조까지 2천년간 이어지다'

 수많은 왕조의 교체가 있었던 저 넓은 중원의 역사변천을 이 한마디로 단도리 지을 수 있었다는 점, 즉 중국의 역사는 '진시황 현상'이었다고  한 마디로 잘라 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볼 때, 저자의 숨은 공력을 확신할 수 있다. 책의 好惡를 판단할 수 있는 말은 이 말 한마디로 족하다.

비록 저자가 드러내고자 했던 다양한 인물상이나 복식의 측면에서 볼 때, 아쉬운 점도 있지만, 華而不實한 학습용 만화 시장에서 이 책은 중국사의 전개 양상을 간명하고도 재미있게 잘 묘사한 책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그 당시 세계 역사의 전개 상황도 아울러 언급하고 있기 때문에 일거양득할 수 있는 적절한 구성이라 하겠다. 바람 같아서는 화이부실한 학습만화 시장에서 큰 바람을 일으켜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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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의 숲, 공자의 그늘 심산학술총서 20
신정근 지음 / 심산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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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말하길, 고전을 읽어야만 한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지금까지도 古典을 읽으면서 苦戰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고전의 숲 속에서 유희를 하지 못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전의 숲 속에서 유희할 수 있을까?

이 책 '논어의 숲, 공자의 그늘'은 생면부지의 저자가 논어의 숲속에서 자신이 어떻게 공자를 만나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몇 가지 중요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삼아 성실하게 논의를 전개한 책이다.

일전에 낙양의 종이값을 올려 놓았던 '어떤 책'에 대한 글을 보면, 저자가 얼마나 성실하고도 진지하게 텍스트를 독해하는지 알 수 있을 뿐더러, 군자와 소인, 인의, 화이, 정명 등 논쟁거리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중국철학의 핵심 개념을 오늘날 어떻게 독해할 수 있는지 고민의 흔적을 드러내었다. 소장 학자가 드러낸 고민의 흔적을 읽으면서, 교수는 많지만 학자는 점점더 사라져 가는 이 땅의 현실에 작은 위안을 얻었다. 과연 나는 논어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또한 고전을 면치 못하겠지만, 독자 여러분은 과연 논어를 어떻게 읽어낼까? 이 책은 고진감래를 느껴볼 수 있는 좋은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과연 나만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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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독 - 유목적 사유의 탄생
이정우 지음 / 아고라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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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하지 말고 창조하라.

오직 어려운 텍스트를 붙들고 읽고 또 읽고 거듭 읽으면서 사유를 단련시킬 때만 그 내용은 자기 것이 된다.

그렇다. 이러한 주장은 '독서여묵'의 처지에 있는 나에게도 해당 사항이다.

이 책을 지은 저자는 어떻게 가능했는가?

저자의 육성을 들어보자.

" 사회가 결정해 놓은 테두리 안에서 인정받으려 하기 보다는 독자적이고, 창조적인 길을 가는 것, 사회가 만들어 놓은 가치의 위계를 비웃으면서 순수하고 자유로운 길을 가는 것, 상투적이고 결정되어 있는 삶과는 다르게 사는 것...그것이 바로 유목적 사유의 탄생 조건이다....이것이 나의 태생적 기질이었다. "

문학에서 과학으로 그리고 철학으로 이행했던 저자의 사유 세계를 한번 우리도 탐독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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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코리아 1920~1940
엘리자베스 키스 외 지음, 송영달 옮김 / 책과함께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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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여인, 엘리자베스 키스가 이 땅에 살았던, 그러나 지금은 그 모습조차도 아련한 수많은 우리의 이웃 사람들의 모습을 따스한 필치로 그려낸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점점더 우리의 본 모습을 잃어가고 있지 않은가 생각해 본다.

이 책에서 그리고 있는 여인네들의 다양한 모습들이나, 양반가의 사람들, 필동이, 노인, 훈장어른, 앙징맞은 꼬마 아기들, 내시 관리, 장군들을 묘사한 그림은 마치 한폭의 인물화를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한번 보자. 키스 여인이 묘사한 필동이의 모습을..

"필동이는 내가 그린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고집이 세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사람이었다. ....이런 저런 단점이 있기는 하여도 필동이는 정직하고, 충성심이 많고, 믿어도 될 만한 사람이었다. .....

이러한 묘사를 통해 볼 때..이 책의 곳곳에서 드러나는 것이지만.....키스 여인이 이 땅, 그 당시가 바로 일제강점기였던 1920년에서 1940년이라는 것을 상기하고 읽는다면.....의 수많은 민초들 가운데 하나였던 필동이를 얼마나 따스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었기에 위와 같이 묘사할 수 있었는지 조금만 생각해 보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주로 이 땅의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각기 다양하게 묘사하고 있지만, 산과 들, 도시 일상의 풍경들도 꽤 많은 비중을 두고 묘사하였다.

이제는 이러한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점점더 사라져 가고 있지만,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 우리 주위에서 찾고자 한다면 키스 여인처럼 우리네 손으로도 일제 강점기에 살았던 민초들의 모습을 복원해 낼 수 있는 그런 날들이 올 것이리라.

이 책은 비록 이방의 여인이 묘사한 것이지만, 전혀 이방인의 냄새가 나지 않는 우리네 삶의 속살을 살짝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따스하다. 키스의 달콤함을 넘어서.....

또 한가지 이 책을 번역하신 역자 선생님 또한 오랜동안 이방에서 살면서, 우리의 모습을 찾고자 무척 애쓰셨다는 점이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혹은 그렇게 했다고 하더라도 이처럼 거금을 들여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 작업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아무런 이득도 되지 않을 그런 일에...키스 여인의 작품을 하나하나 구하고 독해하면서 이 책을 다시 꾸며 낸? 것에서 역자 선생님 또한 이 땅에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따스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따스한 사람들끼리 만나 우리의 삶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그런 장면을 한번 상상해 보시라.. 그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같지 않을까?

먼저 그림들을 천천히 살펴보고 나서 글을 읽는다면,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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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과 웃음 - 김승옥의 시사만화 <파고다 영감>을 통해본 4.19 혁명의 가을
천정환.김건우.이정숙 지음 / 앨피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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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가 산모퉁이를 돌아갈 때 나는 '무진 Mujin 10km'라는 이정비를 보았다." 라는 구절로 시작되는 무진기행을 기억한다...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그 시골길을 에돌아 걸어갔던 그곳에 'n'이 이어붙은 사람이 있었을을 기억한다. 그렇게 김승옥이라는 매혹적인 작가도 기억하고 있었다. n이 사라진 이후로 '무진기행'은 두 번 다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그것을 읽거나 보거나 냄새맡거나 접촉하가나 간에....그런데 무진기행=김승옥으로만 내 기억속에 남아 있던 '그'를 다시 불러 내도록 만든 책을 만났다. 바로 그가 소설을 본격으로 쓰기 전인 대학 초년생 때 그렸다는 시사만화 '파고다 영감'을 그 당시의 시대 상황과 연계시켜 묘사한 '혁명과 웃음'을 만났다. 소설가로만 알고 있었기에 그의 전집을 구해 놓고...아직 절반도 다 읽지 못했지만...언제가는 다시 한번 독파하리라 마음만 먹고 있었던...n이 해방될 때... 차에 이 책을 만났다....이 몸이 태어나기도 전인 1960년대의 상황...특히 혁명과 쿠테로 기억되는 시기...을 김승옥이 그린 시사만화에 짝을 지어 그 당대의 상황을 세세하게 풀어 놓은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왜 웃음지을 수 없는가 생각해 보았다....혁명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세계가 사라짐에 대한 한 청년 지식인의 시니컬한 웃음소리만 들려온다...해방을 꿈꾸던 젊은 지식인에게 그것이 사라지고 남아 있는 자리에는 과연 무엇이 있었을까? 해방은 커녕 점점더 우리의 삶을 옥죄고 있는 이 추악한 세계화 시대에 우리는 지금도 해방을 꿈꾸고 있는가? 가능한 일일까? 점점더 날로 악화되어 가기만 하는 이 땅의 현실에서 '혁명'과 '해방'은 여전히 젊은이들의 마음을 유혹하는 단어가 될 수 있을까? 그들도 꿈을 꾸고 있다. 바로 돈으로부터, 노동으로부터 해방을..... 그러나 그 해방은 바로 우리 자신을 기만하는 술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체 하고 있다. 그것이 답답했었고, 그 답딥함에서 해방되고자 산모퉁이를 돌아가면 있었던 .n.의 자리로 늘상 걸어갔다. 그리고 다시 도회적 삶으로 돌아오는 그 반복된 일상에서 이제는 나 또한  해방과 대척된 속박의 세계로 점점더 깊이 잠수하고 있다. 그리고 그 언제가는  죽음을 맞이하면서 해방을 느끼겠지라고 생각할 뿐이다. 그 때는 이미 늦은 것임을....돌아갈 수 없음을..여전히 조지고 부시는  자만이 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고 꿈꾸는 자들이게 왜 쓴웃음을 지울 수밖에 없을까. 그것이 가족이든, 작은 규모의 사회집단이든, 국가든, 민족이든 간에....경계없는 세상은 정녕 꿈속에서만 이룰 수 있는 천명의 반혁..혁명...인가? 그 해방은 바로 기존 질서와 가치의 전복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일까? 가족의 가치, 집단의 가치, 국가의 가치, 민족의 가치 아니 우리가 생각해 왔던 그 모든 세계관을 전복시킬 때만 혁명-해방-웃음은 가능한 것이 아닐까? 바로 세계관의 전복...철학의 전복...역사의 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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