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마음속에 마르지 않는 우물을 파라
심의용 지음 / 살림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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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기서라고 했던가? 책은 바로 그 사람을 알게 해 주는 바로미터가 된다고...이 책을 펼쳐 보면서 나의 눈을 사로 잡은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주역은 탱고다....왜 이러한 표현을 했을까 고민해 본다.

탱고 음악의 강렬한 비트에 맞추어 춤을 추는 한 사내가 있었다. 그 사내는 슬픔의 볼레로처럼 숨겨진 아픔을 춤으로 토해 내고 싶었을 것이다. .......인간에 대해, 세상에 대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무언의 몸짓으로 드러내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천생 글쟁이로 자신의 삶을 성찰해야만 하는 강호인 아닌 독서인으로 살아가야할 苦命人이라면 어떻게 해야만 하겠는가 하고 자신의 반추해서 드러낸 것이 바로 이 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대형서점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숙명인들을 위한 수많은 점술서나 그 맞은편 자리에 위치한 고전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苦戰 같은 古典들' 가운데 맨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주역'이라는 책을 삶과 역사의 이중주속에 끌어들여 자신의 생의 언어로 주역이 제시하는? 깨달음을 토해 놓은 이 책은 탱고의 비트처럼 우리를 삶 속으로 유혹한다. 슬픔의 정화를 넘어서라고......

탱고를 틀어라....그리고 가볍게 이 책을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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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을 읽는다
박희병 지음 / 돌베개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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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말해 읽고 또 읽고 싶은 책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읽다가 언제가는 분명한 흔적을 남기게 될 것이다. 책을 구입한 날로부터 일상적인 독서의 양태와 달리 이 책에는 손 자국도 남기지 않을 정도로 신주단지 모시듯 며칠에 걸쳐 야금야금 읽었다. 그리고 아쉬웠다. 책을 다 읽었다는 그 느낌에. 그런 뒤 그 느낌으로  내 주변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이렇게 말했다. 내가 최근에 읽었던 책들 가운데..과연 이 '최근'이라는 말의 시간적 거리가 얼마나 되느냐 하고 물을 사람도 있겠지만.....인문서로 최고의 압권이라 생각한다면서 적극 권해 읽어보라고 할 정도였다. 이렇게만 책을 만들어 준다면 내가 발벗고 나설 정도로 영업해 주겠다고 하면서..ㅎㅎㅎ(언중유골처럼).

이 책의 마지막 단락의 한 부분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사족이지만 한마디 덧붙인다. .....시니피앙과 시니피에의 관계로 설명하거나 데리다의 차연 개념을 빌려 와 '대상을 포착했다 싶으면 대상은 그 순간 미끄러져 들어간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고 야단스럽게 해석하는 연구자들이 있다. 이는 망발이다. 식자우환이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다. 한문 문리도 부족하고, 문맥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으며, 생각도 짧고, 동아시아 문화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다. 이를 메우기 위해 함부로 외국의 권위에 기대고 있으나(첨언하면 박희병 선생님께서 이 책의 다른 부분에서 언급한 '호가호위'식의 글쓰기나, 모방은 모방일뿐 결국 창조는 아니라는 말과 연계시켜 생각해 볼 때), 맞지 않는 옷을 걸치고 있는 형국이라 우스꽝스럽기만 하다. 이러니 우리 학문이 여전히 식민성을 못 벗어났다는 게 아닌가.

이 부분을 읽으면서 예전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불러 모아본다....열하일기, 그렇다면 도로 눈을 감고 가시오, 나는 껄껄 선생이라오, 비슷한 것은 가짜다.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등을

그리고 내 스스로를 되돌아 보면서 어느 책!?의 부분을 빠르게 뒤져본다.....그리고 웃는다...꽃비가 내리던 밤에.....

이 책 '연암을 읽는다'의 첫구절로 돌아가 보자.

'고' 古란 무엇인가. 그것은 죽은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부분이며, 그 점에서 하나의 '지속'이다. 우리는 이 지속성 속에서 잃었던 자기 자신을 환기하고, 소중한 자신의 일부를 되찾을 수 있으면, 자신의 오랜 기억과 대면할 수 있다. 그러므로 '고'는 진정한 자기회귀의 본질적 계기가 된다. 진정한 자기 회귀란 무엇인가. 그것은 자기를 긍정하되 자기에 갇히지 않고, 잃어버린 것을 통해 자기를 재창조해 내는 과정이다. 이 점에서 '고'는 한갓 복원이나 찬탄의 대상이 아니라, '오래된 미래'를 찾아 나가는 심오한 정신의 어떤 행로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의미의 '고'에 대한 탐구이다.

눈을 현혹하거나, 그럴싸하게 포장만한 책더미들 속에서 찾아낸 보석같은 책을 꽃비가 내리는 사월의 며칠 밤에 읽을 수 있었던 나는 정말로 행복한 책읽기였다. 이런 느낌을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으면 하고 바라본다. 군더더기가 하나 없는 정말 깔끔한 편집에 하나 하나 씹어 읽는(혹은 책을 먹는) 그 맛을 나 뿐만 아니라 정말로 책읽기의 참맛을 느껴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아직은 여전히 유효한 것이므로......450쪽에 달하지만, 정말로 이 봄날에 달콤한  흙냄새를 맡을 수 있는 그 어느 곳으로 소풍를 떠나 다시 이 책을 집어들고 싶다(소풍 가는 날 나는 이 책과 따스한 커피만 갖고 간다)...그런 뒤 흔적을 남기고 싶다.  이렇게 몇번째 읽었다고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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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만루홈런 2006-10-12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하일기, 그렇다면 도로 눈을 감고 가시오, 나는 껄껄 선생이라오, 비슷한 것은 가짜다.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등을 읽으려고 마음먹은 대학생입니다..
이책, 너무 끌리네요..이것 또한 장바구니에 담아놓겠습니다..

텍스트에 흠뻑 빠져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사족이지만 한마디 덧붙인다...> 부분 매우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칼의 노래 1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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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로 이렇게 번역 출간되다니....


  孤將 : 不滅的統帥.李舜臣
  Song of the Sword
作者/ 金薰
編/譯者/ 蔡豐琪
出版社/ 唐莊文化事業有限公司
出版日期/ 20060330
商品語言/ 中文/繁體
裝訂/ 平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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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움큼 황허 물 - 허세욱 교수와 함께 읽는 중국 근현대산문 56편
루쉰 외 지음, 허세욱 옮겨 엮음 / 학고재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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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을 읽는 밤은 언제나 행복하다. 특히 이 넓은 우주의 한 지점에서

중국 근현대 산문을 정선하여 한 움큼 손에 잡을 수 있을 만큼 모아 놓은 이 책을 모두가 잠든 밤

이곳이 서울이 아니라 일전에 기거했던 숲 속의 작은 공간이었다면, 밤새 들리는 새의 울음소리와 바람소리, 그리고 밝은 달빛이 창가에 내리는 그곳에서 차 한잔과 함께 한 밤을 지새워 읽는 행복을 누렸다면, 이 책을 읽는 행복은 배가 되었을 것이다. 가로등 불빛조차 비추지 않는 숲 속의 작은 집...나는 그곳을 토굴이라 이름하였지만...에서 홀로 마음에 드는 글을 낭낭하게 낭독하는 즐거움을 누렸다면, 그 어떤 행복에 비할 바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특히 루쉰의 '가을밤'이나 꿔머뤄의 '헌 책 팔기'를 조용히 낭독하는 밤이었다면.................. 이곳 서울에서 이 책을 읽었던 밤에 비해 마음의 충만함은 더했을 것을.........기억으로 남아 있는  추억들이 나를 이 책과 함께 그 숲 속으로 이끌었던 밤이다. 지금도 그곳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그 한적한 밤의 시골길은....귓가에 댓잎 구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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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의 삶
스와보미르 므로제크 지음, 유혜자 옮김, 카발 그림 / 하늘고래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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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초짜이다. 누항에 사는 수많은 인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고 또 쌓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언제나 초짜일 수밖에 없다. 초짜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후회하는 삶을 살지는 않았을 테니깐

꽃비가 내리는 가까운 곳으로 가자. 그리고 아무도 올 것 같지 않은 궁벽한 벤치에 앉자

그리고 책을 펴자

스와보미르 므로제크의 책을 펴자

그리고 기분전환을 읽기 시작하자....당신의 삶을 곱씹으면서.....

나는 언제나 초짜였으므로.....당신은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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