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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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2. 11 

대학 졸업반때 한 친구놈이 들고있는 것을 보고 그 때부터 읽을까 말까 고민하기를 반복하다 오늘 서점에서 집어들었다. 잘 쓴 소설이다. 지금, 여기를 사는 30대를 접어든 우리들, 어쩌면 특히 여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소설이다. 

하지만 결국 반정도 읽다 관둬버렸다. 이런 종류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왠지모를 개인적인 허전함 때문일까. 소설 속 그대들의 모습에 절로 내 모습이 그려지지만 결국은 '소설'아닌가란 생각때문인가. 글쎄 이유야 붙이자면 백이십개정도는 만들수도 있겠지만, 굳이 끝까지 읽을 필요를 못느꼈을 뿐일게다. 결국 유희는 뮤지컬 배우가 되지 못한다는 정도의 줄거리는 알고 있었다. 나는 유희가 뮤지컬 배우가 되지 못하는 과정을 보고 싶었다.물론 책의 후반부에 양상이 어떻게달라졌는지는 알지 못한다. 어쨌건 이 책은 내가 바라던 '성장 소설'은 아니었다. '청춘 소설'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렇다. 마치 주말 저녁의 단편드라마를 보는 기분이랄까. 그래. 결국은 그냥 책을 덮어버렸다. (드라마였더라면 티비를 끄지 않았을텐데.) 

10. 12.18 

며칠 뒤 아무래도 후반부에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지는 않을까하는 기대감으로 책을 다시 집었다. 결과는?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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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그라운드 언더그라운드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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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12. 10 언더그라운드 다 읽고. 

 같은 책을 펼쳐들더라도 사람마다 그 책을 통해 읽어내려는 목적이나 기대감은 다르다. 택배상자를 뜯어 언더그라운드를 펼쳤을 때 나는 기본적으로 일본의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책의 구성은 본격적인 인터뷰가 실리기 전 하루키가 느낀 인터뷰이의 분위기, 성장배경이나 가족구성과 같은 간단한 소개가 수록된다. 내게는 이 부분이 중요했다. 중요했다..기보다는 내가 관심을 둔 부분은 이쪽이었다. 어떻게들 살아가고 있는지.. 그 안에서 혹시 나의 모습을 발견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묘한 기대감.

 각각의 삶. 모두 매력적이었다. 간략한 프로파일이었지만 누구에게나 각자의 이야기가 있었다. 내가 어떠한 형태로든 인터뷰를 응하게 된다면 이러한 이야기가 내게도 있을까 하는 조바심이 일 정도로. 그 때 문득 하루키가 한 인간을 묘사하는 방식이 보였다. '조용한 사람'이라는 인상의, 술자리를 잘 갖지 않는다는 한 인터뷰이에게는 '자신만의 페이스대로 살아가는 타입'이라고 서술한다. 역시나 책 말미의 '지표 없는 악몽'에서 하루키는 이번에 만난 사람 중에 '이 사람은 재미없다'거나 '이 이야기는 재미없다'라고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다고 말한다. 

 어느 인간에게도 '단점'이란 애시당초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하루키처럼 좋은 방향으로 해석해버리고, 나란 인간도 그럭저럭 이야기가 아주 없지는 않다고 생각해버리면 그만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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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그라운드 언더그라운드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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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가량 읽어내렸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그리며, 그 일상속에 일어난 커다란 사건. 거기에 하루키의 글발(그의 말대로, 만일 그런게 있다면)이 더해지니 한권의 책이 완성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사린 가스'란 단어가 나온다. 이 책을 읽는 지금 가벼운 감기기운 탓에 왠지 모르게 나도 사린가스에 중독되버린 기분이다. 

 주위의 평범한 사람들. 자신이 맡은 일을 열심히 하고. 월요일에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전철에 오르며, 가족과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매우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라는 잔잔한 호수에 독극물을 부어버린 사건. 

 요즘 신문이나 뉴스에는 관심도 두지 않으면서, 10년도 지난 바다건너의 사건을 읽는다는게 어찌보면 아이러니다. 10년후에 나는 또 오늘날짜의 사건을 읽고 있지는 않으련지.. 

  

 -문학동네가 하루키 출판에 너무 맛을 들이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절판된 책을 재출판하면서 문학동네의 세련됨으로 책 커버를 장식했다. 그 '세련됨'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개인적인 감상이긴 하나 '언더그라운드'의 글씨체가 너무 경쾌하다. 책을 읽던 중 내가 잘못 느꼈나 싶어 다시 살펴봐도 역시나 고통스럽거나 진중한 분위기가 없다. 책 띠지의 카피 또한 자극적이다. 무리카미 하루키가 추적한다!!정도의 카피로 기억한다.  B급 주간지의 표지에나 나올법 한 카피 아닌가. 그래도 겉표지를 벗겨내고 하드커버의 표지를 보면 책의 분위기와 어느정도 들어맞는다. 까만 바탕 가운데 고통스러워하는 인간의 형상이 마치 도장이 찍힌 듯 새겨져 있다.   

이 책은... 그렇게 '유쾌'한 기분으로는 읽을 수 없는 책인 것이다. 이것은 내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내게 만약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책속의 인터뷰이들처럼 덤덤히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책인 것이다. 그것이 하루키가 우리에게 주려는 메세지라 생각한다. 

(문학동네를 비판하려는 건 아니다. 단지 언더그러운드의 희생자들,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는 모든 독자들을 위해 조금은 자중하는 분위기의 커버디자인이나 띠지 카피가 정해졌으면 좋았겠다라는 지극히 '개인적' 감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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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문학사상 세계문학 14
나쓰메 소세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199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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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08 

 처음 제목을 보고 이미 100년전 일본에서 고양이를 화자로한 소설이 쓰였다는데 감탄했다. 책을 펼치자  이 고양이의 이야기에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가(또는 내가) 100년이라는 세월을 초월하여 공감할 수 있다는 사실에 또한번 감탄한다. 그 시절 일본의 세태를 풍자한 글이 오늘날 한국인을 그리고 나를 띄끔거리게 한다. 

 점잖은척하는 가식, 몰라도 아는척하는 허풍, 자기만이 옳다는 아집, 정의로운척 하는 위선, 자신의 무능마저 미화시켜버리는 뻔뻔함. 등장인물을 통해 나의 치졸함 또한 여과없이 드러나 연달아 쓴웃음을 흘린다. 

 이 이름없는 고양이가 다시 태어나 지금 우리의 모습을 본다면 "100년이 지나도 여전한 족속들이다.  변한 것이라고는 항상 핸드폰이라는 물건을 귀에 대고  뭐라고 짓껄이며 거리를 활보한다는 것 쯤이다." 라고 하지는 않으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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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기행
후지와라 신야 지음, 김욱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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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12.05  

 200일간의 아메리카 횡단 여정을 몇시간만에 읽어내린다. 아동폭력을 목격하고 그 어머니의 손목을 잡는 담대함이나, 자신을 응시하는 슈퍼마켓 점원에게 한마디 쏘아부칠 수 있는, 그리고 그를 무시하는 맥도날드 점원에게 '아프리카에서 어제 날아온거야?' 라고 말할 수 있는 내가 생각하지 않았던 한 동양인이 책 안에 있었다. 

 어쨌건 동양기행에서 시작해 인도방랑, 티베트 방랑에 이어 아메리카 기행까지. 후지와라 신야의 여정을 한주기정도 따라왔다. 

 동양기행은 특히나 사진들이 내 눈을 잡는다. 또한 그의 다른 책에도 녹아있는 그의 정서나 생각의 방향에 대한 사전 정보를 알려준다. 

 인도방랑은 그의 어떤 책보다도 위트가 있다. 별의별 사람들이 모여사는 한가해 보이는 인도인들 이야기는 언제나 매력적이다. 인도의 이야기라면 무작정 좋아할 준비가 되있어 그런지도 모른다. 후지와라 신야가 그린 인도인들은 그들의 누런 이빨이나 지저분한 몰골(물론 내 편협한 이미지일뿐이지만)과는 관계없이 순진하고 해맑은 이들이다. 내가 그리고 꿈꾸던 바로 그 인도 자체이다. 

 티베트 방랑는 3/4쯤까지 꾸역꾸역 단지 글자로서 탐독하다가 결국 그만 두었다.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황량한 땅을 이토록 끈질기게 묘사할 수도 있는가. 그 무미건조한 땅에서 나도 과연 그렇게 많은 것을 느끼고, 발견하고, 그려낼  수 있을까.하는 아직은 내가 감당할 수 있는글이 아니다란 생각으로 책을 덮었다. 

 마지막으로 아메리카. 이  책은 주욱주욱 읽어내렸다. 그만큼 나도 모르게 미국의 이야기는 내게 가까워져 있었다.  동양인이라는 이방인으로 미국 곳곳을 경험하며 자신의 생각을 기록한 이야기. 이미 '나'의 이야기가 되었고 전세계 많은 나라들의 이야기가 되어버린 1980년대 미국의 이야기는 나를 실소하게도, 씁슬하게도, 가끔은 사랑스러운 기분으로도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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