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그라운드 언더그라운드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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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가량 읽어내렸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그리며, 그 일상속에 일어난 커다란 사건. 거기에 하루키의 글발(그의 말대로, 만일 그런게 있다면)이 더해지니 한권의 책이 완성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사린 가스'란 단어가 나온다. 이 책을 읽는 지금 가벼운 감기기운 탓에 왠지 모르게 나도 사린가스에 중독되버린 기분이다. 

 주위의 평범한 사람들. 자신이 맡은 일을 열심히 하고. 월요일에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전철에 오르며, 가족과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매우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라는 잔잔한 호수에 독극물을 부어버린 사건. 

 요즘 신문이나 뉴스에는 관심도 두지 않으면서, 10년도 지난 바다건너의 사건을 읽는다는게 어찌보면 아이러니다. 10년후에 나는 또 오늘날짜의 사건을 읽고 있지는 않으련지.. 

  

 -문학동네가 하루키 출판에 너무 맛을 들이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절판된 책을 재출판하면서 문학동네의 세련됨으로 책 커버를 장식했다. 그 '세련됨'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개인적인 감상이긴 하나 '언더그라운드'의 글씨체가 너무 경쾌하다. 책을 읽던 중 내가 잘못 느꼈나 싶어 다시 살펴봐도 역시나 고통스럽거나 진중한 분위기가 없다. 책 띠지의 카피 또한 자극적이다. 무리카미 하루키가 추적한다!!정도의 카피로 기억한다.  B급 주간지의 표지에나 나올법 한 카피 아닌가. 그래도 겉표지를 벗겨내고 하드커버의 표지를 보면 책의 분위기와 어느정도 들어맞는다. 까만 바탕 가운데 고통스러워하는 인간의 형상이 마치 도장이 찍힌 듯 새겨져 있다.   

이 책은... 그렇게 '유쾌'한 기분으로는 읽을 수 없는 책인 것이다. 이것은 내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내게 만약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책속의 인터뷰이들처럼 덤덤히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책인 것이다. 그것이 하루키가 우리에게 주려는 메세지라 생각한다. 

(문학동네를 비판하려는 건 아니다. 단지 언더그러운드의 희생자들,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는 모든 독자들을 위해 조금은 자중하는 분위기의 커버디자인이나 띠지 카피가 정해졌으면 좋았겠다라는 지극히 '개인적' 감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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