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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쇼크 - 부모들이 몰랐던 아이들에 대한 새로운 생각 ㅣ 자녀 양육 시리즈 1
애쉴리 메리먼 외 지음, 이주혜 옮김 / 물푸레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출산한지 얼마되지않아 내 옆에 날 믿고 잠들어 있는 작디작은 여린아이의 모습을 볼 때면 평생을 책임져야 한다는 불안함과 형언 할 수 없을 기쁨이 공존 할 때가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내 눈에 들어오는 아이는 사랑스러움 그 자체였다. 뒤집고, 기고, 걷고, 말하면서 시작되는 육아 전쟁은 날 금새 지치게 만들었고, 출산 후에 느꼈던 무거운 불안함과는 다른 잘 키워보겠다는 욕심으로 바뀌면서 난 아이를 길들이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찾아서 보게된 자녀 양육서는 열 손가락을 훌쩍 넘었다. 신간 자녀교육서들 출간되면 또 다른 효과적인 방법들이 없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또 보게 되는 것이다.
이 번에 읽은 "양육 쇼크"...제목 그대로 쇼크를 받았다. 내가 알고 있던 육아고수들의 비법들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궁금해서 이 책을 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흔히들 아이들은 자면서 큰다는 말이 있다. 이 책에서는 수면 부족이 아이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아주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얘기해준다. 저자의 주관적인 견해가 아닌 연구를 토대로 풀어 놓은 얘기가 믿음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인상 깊었던 내용을 예로 들자면, 아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난 여지껏 내 딸아이가 거짓말을 할 때마다 무슨 장기자랑이라도 한 것마냥 웃어넘겼던 것이다. 여기서 거짓말이란, 무슨 거창한 거짓말이 아니다. 이제 겨우 38개월이니 거짓말이라고 해봐야 일상속에 벌어지는 아주 사소한 거짓말 이었지만, 난 그때마다 대수롭지 않은양 넘겨버렸다. 이 시기부터 거짓말을 학습하고 있었던 것인가....이 자체도 쇼킹이다. 정직한 아이로 바로 자라 길 바란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 책에서는 "진실의 가치를 가르춰 주어라"라고 말한다. 흔히들 그러하고 나도 그랬듯이 아주 유명한 이야기 책<양치기 소년과 늑대> 를 읽어주며 거짓말을 해서는 안됀다고 당부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에서는 <양치기 소년과 늑대>란 책이 그닥 효과가 없음을 보여준다. 처벌이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하는 거짓말이 더 지능화가 되기를 부축이는 결과가 된다고한다.
또 다른 내용 중 하나는 외동 아이 문제다. 나도 지금 외동딸을 기르고 있고 주위에서 자주 하는 말 중에 딸 하나 인데 동생을 봐야 하지 않냐는 말을 듣곤했다. 확신이 없는 나는 그럴때마다 잠간씩이나마 고민을 하곤 했다. 혼자 크는 아이라 이기적이거나 외롭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 에서다. "양육 쇼크"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서 말끔히 씻어준다. 절대로 형제가 있어서 배려와 양보를 배울 수 있는 건 아니라고 한다. 난 이대로 쭉 믿고 싶어진다...
그리고 책 내용중에 쇼킹한 이야기중 하나가 또 있다. "좋은 아이가 공격적이다." 난 여지껏 내 말을 잘 듣는 아이로 자라 길 바라면서 순종적인 아이는 안되기를 바랐던거 같다.
똑똑하고 힘있고 높은 직위에 있는 아이가 공격의 중심이라니, 이 부분은 아직까지도 좀 아이러니하다. 연구결과를 토대로한 얘기지만....
영유아들의 부모라면 놀라지 않을 수 없는 문제가 있다. 교육적인 프로그램이 아이들을 더 공격적이게 만든다. 이 문제는 굳이 연구결과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맞는 말인 것 같다. 6세 이전의 아이들을 생각해 본다면 교육적인 프로그램에서 내포하고 있는 교훈을 아이들은 알아 차리기가 힘들 것이란 생각에 공감한다. 아이들은 화면을 보는 내내 그 등장 인물들의 행동이나 말투에 반응 하는 것을 이미 봐 왔으니 말이다.
그리고 일반적인 자녀교육서에서는 부모는 아이들 앞에서 다정한 모습을 보여줘라는 말 일색이다. 부모의 다투는 모습에 충격 받을 아이를 생각한다면 싸우지 말라는 말인데, 부모도 사람인데 어떻게 갈등이 없을 수가 있나...난 갈등이 생길때마다 속으로 삻이거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싸웠던 것 같다. 하지만, 양육쇼크에서는 부모도 싸우라고 얘기한다. 단, 싸우되 침착하고 이성적인 방식으로 서로의 차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보여주라고 한다. 이렇듯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아무리 유익한 정보를 주는 교육적인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오락은 오락일 뿐이라는 결과인 것 같다.
양육 쇼크의 책 첫장을 넘기면 이렇게 씌여져 있다. "한 사람의 학자가 이루어낸 성과물이 아니라 세계 전역의 대학과 연구소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수많은 과학자들이 충분한 탐색 끝에 내놓은 새로운 생각이다. 하나의 실험으로 도출된 진실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선배들의 성과를 모사하고 정제해온 다양한 연구 끝에 조금씩 얻어낸 소중한 진실이다."-- 저자, 포브론슨
이 책을 처음 읽었을땐 사실, 내겐 조금 어려웠다. 생소한 단어들도 많았고, 읽는 내내 수치에 의한 결과를 얘기하는 내용이라 무작정 읽기만 했던 것 같다. 두번째로 읽어 본 지금은 매우 흥미롭다.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라면 한 번쯤은 틈틈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어지는 책이다.
이 후로도 난 아마 서너번은 더 읽어보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