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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르르 또또 - 올바른 의사표현을 도와주는 책 ㅣ 차일드 커뮤니케이션 Child Communication
이상희 글, 혜경 그림 / 상상스쿨 / 2010년 7월
평점 :
대개 다섯 살에 근접한 나이 또래의 아이들은 대부분이 다 '쪼르르 또또'일 것이라는 생각이든다. 소소한 일들까지 전해듣다보니 나역시도 혼을 내야 할지 아니면 대수롭지 않게 흘려들어야 할지가 혼동이 올때도 있었다. 지난 3월부터 유치원엘 다니게 됀 내 딸아이가 그 또래들만의 유행어를 자주 쓰는 모습이 우습기도하고 기가 막힐때도 있다. '앗싸', '왜 그러십니까?','다 말~해'...등등. 억양도 희한하리만큼 우습다. 사실, 이런 문제들은 나쁘지 않다. 언젠가 들은 말중에 그 또래들이 주로 사용하는 비언어를 부모가 개입해서 야단을 치기보다 그대로 두면서 지켜 보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고 들었던 것 같다.
사실, 육아가 달리 어려운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아주 간단하면서도 명백한 답이 있는 문제임에도 실생활에서 벌어지는 헤프닝에서는 옳고 그름이 분명히지 못할 때가 있는 것 같다.
내 딸아이는 요즘 내가 마음에 들지 않을때는 '선생님한테 다 말~~해!'그러면서 내게 서운한 감정을 표현한다. 아직은 힘이 없으니 내 뒤엔 든든한 지원자가 있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은것인지...... 언제가 한번은 또래의 친구들과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을때 서로가 일러바치기에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유치원에서 돌아 온 딸아이가 그간 일었던 일을 말해주지 않을땐 서운한 감정에 이렇게 당부한적이 있었다. '속상한 일이 있거나, 억울하거나, 화가 나는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달라고......'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한자리에 모인 상태에서는 쪼르르 달려와 아이의 감정을 호소하면서 고자질의 형태가 되버리니 참 당황스럽기까지 했던적도 있다. 이럴때 어떤식으로 얘기를 해줘야 할지 잠시 고민한 적도 있다. 가만히 내버려두자니 고자질쟁이로 낙인이 찍힐까 걱정도 되고, 아이가 나약하게 될까하는 두려움도 앞섰다. 그런데, 아주 적절한 시기에 맞춤 책 같은 '쪼르르 또또'를 읽어주게 되었다. 다른 집 아이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딸아이는 생활동화를 무척 좋아한다. 우리 아줌마들이 현실적인 배경에 공감가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속풀이가 될만한 드라마에 열광하듯이 아이들도 그 또래들만의 두려움, 걱정, 즐거움은 통하나 보다. 딸아이가 매일 뽑아오는 책들 중에는 '주사가 무서워', '한 그릇 뚝딱','밤이 무서워'...등등 이런 생활동화를 읽어달라고 한다. 그 중 최근에 꽂힌 책은 '쪼르르 또또'다. 처음 읽어 줄때는 열심히 듣고 있더니, 두 번째 부터는 이야기 속에서 가르치려 들고 있다. 등장인물들의 언니, 누나가 되어서 문제 해결을 해줌으로 우쭐해지는 모양이다.
요즘 딸아이는 어떤 문제가 생기면 말을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를 고민하는 것 같다. 한 번은 이런일이 있었다. 'OO0가 없어졌으면 좋겠어.'그러기에 왜 그런생각을 하냐고 물으니, '지난번에 놀때 내허리를 끌어안고 들어 올렸어. 그때 허리가 너무 아프고 기분이 안좋았어. 하지만, 선생님한테 말하지 않았어. 난 쪼르르 또또가 아니거든' 그런다.
책의 효과는 확실한 것 같다.
혹시, 아이의 일러바치는 행동 때문에 적지 않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 꼭 읽혀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