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기, 불가능은 없어!
슬라비아 미키.로이 미키 지음, 마리코 안도 그림, 김선영 옮김 / 스푼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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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페기, 기니피그야. 지금부터 나와 내 친구 리사의 이야기를 들려줄게.” (p.7)

페기는 동물 보호소에 있던 기니피그예요. 리사는 페기를 보자마자 똑똑한 기니피그 페기와 가장 친한 친구가 될 거라는 걸 직감해요. 리사의 집에 온 페기는 리사 가족들의 생활 패턴에 맞추어 적응을 하고, 리사는 페기의 ‘꾸잉꾸잉!‘ 기니피그 언어를 경청해요.

“어떤 때는 리사가 말하고 내가 귀를 기울여.
또 어떤 때는 내가 말하고 리사는 듣기만 하지.
가끔은 우리 둘 다 아무 말 없이 그냥 앉아 있기도 해.
제일 친한 친구들은 그렇게 하잖아.” (p.17)

호기심이 강한 페기는 삼 층 짜리 주택을 돌아다녀요. 노력한 끝에 스스로 계단도 오르죠. 때로는 과한 호기심으로 환기구 문에 끼이거나 전선을 씹다 감전이 되기도 해요. 끈기 있는 페니는 열일곱 번의 도전 끝에 하네스를 착용하고 리사와 산책을 해내고요.

사람들 모두가 ‘기니피그는 할 수 없다’고 말할 때에도 리사와 페기는 도전해요. 작가는 실제 자신의 딸 엘리스와 그의 친구 기니피그 페기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 책을 썼대요. 엘리스와 페기는 서로의 삶을 바꾸었어요. 믿음과 지지, 사랑은 평범한 우리를 이렇게 특별하게 변화시키죠!

“어려운 일은 있어도 불가능한 일은 없어. 그저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뿐이야.” (p.40)


•스푼북에서 책을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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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함께 걸을까? - 2022 볼로냐 The BRAW Amazing Bookshelf 선정작 문지아이들
엘렌느 에리 지음, 유키코 노리다케 그림, 이경혜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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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이란 뜻의 이름을 가진 오르탕스 부인은 ‘수국 화원‘의 플로리스트예요. 푸른 잎사귀와 꽃이 무성한 화원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죠. 오후에는 꽃 생각을 하며 산책을 하고요. 어느 날 오르탕스 부인은 산책 중에 등 뒤에서 기척을 느껴요. 작은 개 한 마리가 따라오고 있었어요!

“길에서 작은 개를 다시 만나 깜짝 놀랐지만 그 개를 길동무로 삼아 함께 조용히 산책을 이어 갔어요. 다음 날도 그랬고, 그다음 날도 그랬지요. 어느새 그건 습관처럼 늘 하는 일이 되었어요.“

오르탕스 부인과 작은 개의 산책 모임에 나타나는 개들은 점점 늘어나요. 작은 길동무에서 시작해 필레몽, 시시, 쥐스탱, 루루와 로라, 가스통까지. 개들이 졸졸 따르는 산책은 동네에서 유명해지죠. ‘혼자’에서 ‘함께’가 된 오르탕스 부인은 개들에게서 멋진 꽃다발을 위한 영감도 잔뜩 얻는답니다.

<우리, 함께 걸을까?>는 꽃만이 친구이자 삶이었던 오르탕스 부인의 변화를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한 그림책이예요. 부인은 다양한 개들로부터 꽃을 위한 아이디어도 얻고 각자 가게 안에 있던 개들은 신나게 걸으니 함께해서 모두가 행복하네요. 피어나는 꽃과 산책하는 개들이 가득한 이 계절, 우리도 함께 걸어요!

•문지아이들에서 책을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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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사랑 맑은아이 15
신영란 지음, 오오니시 미소노 그림 / 맑은물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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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펭귄 부부가 추운 곳에 자리를 잡고 알을 낳아요. 아빠펭귄이 바다에서 먹이를 구해와 알을 넘겨받으면 이번엔 엄마펭귄이 바다로 떠난답니다. 아빠펭귄은 도둑갈매기와 눈보라로부터 알을 지킬 거예요. 그러던 어느 날, 세찬 바람이 불어 아빠펭귄이 품던 알이 깨져버리고 말아요..

“앗, 내 아기!”

시간이 흘러 여기저기서 아기펭귄들이 알을 깨고 나와 힘차게 울음을 터트릴 때, 아빠펭귄은 발등에 놓인 얼음덩이를 하염없이 쳐다보며 아기가 깨어나길 기다리고 있어요. 주변 펭귄들이 수군거리죠. 그때, 아빠를 잃은 아기펭귄이 혼자 우는 소리가 들려오고...

“앙앙앙!”

슬픈 표정으로 발등에 놓인 얼음을 간절히 품고 있던 아빠펭귄. 펭귄 부부가 슬픔을 잊고 새 삶을 이어나갈 수 있게 해준 건 마찬가지로 가족을 잃은 아기펭귄이었답니다. 귀여운 황제펭귄 그림책인데도 눈물이 찔끔 나오는 이유는, 우리도 이렇게 아빠의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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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사적인 관계를 위한 다정한 철학책
이충녕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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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주의 깊은 응시 속에서, 나는 J의 손목에 생긴 주름을 발견했다. 이전까지 한 번도 의식한 적이 없는 주름이었다. 그것을 주의 깊게 바라본 순간, 나는 갑자기 누가 심장을 돌로 짓누르는 듯한 울컥한 감정을 느꼈다. 왜 나는 그날 아침 J의 손목 주름을 보고 갑자기 그런 감정을 느꼈던 것일까?" (p.144)

우리는 사랑을 말하는 컨텐츠들은 넘쳐나지만 실제 사랑은 메마른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20대에는 상대의 사랑을 얻기 위한 기술을 공부하고, 30대가 되고서는 결혼을 앞두고 손해 보지 않기 위한 남녀의 눈치싸움이 치열해지는 걸 몸소 느낍니다. 우리가 찾는 사랑은 대체 어디에 있는 건가요?

저자인 철학자 이충녕은 개인주의와 자본주의 속에서 손익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손목에 생긴 주름 하나에도 울컥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내가 나로 존재하다가 상대의 어둠마저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목적지가 아닌 과정으로서 행복을 느끼는 것입니다. 설명 없이 내가 상대를 위해 행동하게 만드니 사랑은 ‘효율적으로‘ 할 수도 없죠.

시작하며. 우리의 가장 사적인 관계를 위하여
1부. 사랑의 가능성
2부. 사랑과 실존
3부. 사랑과 자본주의
마치며. 모든 사랑의 가능성이 이루어지기를

사랑을 이야기하는 컨텐츠의 풍요 속에서 고독함을 느낄 때 우리는 현실에서 도망치려고만 합니다. 저자는 이 고독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존재의 중심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바로 사랑하는 것이죠. 이 책으로 철학과 인문학, 심리학을 곁들여 사랑의 다양한 가능성을 탐구해보세요. 단 하나의 답이 없는 사랑을 위해서요. 


•클레이하우스에서 책을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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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죽인 여자들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지음, 엄지영 옮김 / 푸른숲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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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다가갈 수 없는 진실은 마지막 날까지도 고통스러울 테니까.” (p.213)

엄격한 카톨릭 집안의 카르멘, 리아, 아나는 너무나 다른 성향을 지닌 세 자매입니다. 어느 날 17살의 아나는 마을 공터에서 온몸이 토막 난 채 불에 탄 시체로 발견됩니다. 아버지 알프레도는 아나의 절친 마르셀라와 함께 딸의 죽음을 추적합니다. 그리고 죽기 직전, 30년 전 사건의 진실을 담은 편지를 가족들 중 리아와 마테오에게 보내요.

첫째 카르멘은 독실한 카톨릭 신자입니다. 사제가 되려다 포기한 훌리안과 결혼했죠. 아들 마테오는 무신론자이지만요. 둘째 리아는 사건 이후 종교를 버리고 가족들과도 거리를 두고 살다가 진실을 밝히는 아버지의 편지를 받게 됩니다. 아나의 절친 마르셀라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함께 있었으나 그날의 충격으로 선행성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말죠.

책은 여러 사람의 목소리로 그날을 이야기해요. 피해자이자 고인인 아나를 제외한 가족들, 기억이 온전치 않아 노트에 의존하는 마르셀라, 사건을 수사했던 수사관까지요. 책을 덮으며 무신론자가 된 사람들이 아니라 자신의 입맛에 맞게 종교를 왜곡하고 거짓 믿음을 가진 자들이 오히려 신을 죽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이었다. 특히 이번만큼은 하느님이 그렇게 되기를 원하셨던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가지 마십시오. 그러나 이번에는 제 뜻이 아니라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제가 이루었나이다. 오로지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말입니다." (p.403)

“예전에는 진실을 몰라서 괴로웠던 반면, 지금은 모든 것을 알아서 고통스럽단다.” (p.409)

•푸른숲에서 책을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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