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사적인 관계를 위한 다정한 철학책
이충녕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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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주의 깊은 응시 속에서, 나는 J의 손목에 생긴 주름을 발견했다. 이전까지 한 번도 의식한 적이 없는 주름이었다. 그것을 주의 깊게 바라본 순간, 나는 갑자기 누가 심장을 돌로 짓누르는 듯한 울컥한 감정을 느꼈다. 왜 나는 그날 아침 J의 손목 주름을 보고 갑자기 그런 감정을 느꼈던 것일까?" (p.144)

우리는 사랑을 말하는 컨텐츠들은 넘쳐나지만 실제 사랑은 메마른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20대에는 상대의 사랑을 얻기 위한 기술을 공부하고, 30대가 되고서는 결혼을 앞두고 손해 보지 않기 위한 남녀의 눈치싸움이 치열해지는 걸 몸소 느낍니다. 우리가 찾는 사랑은 대체 어디에 있는 건가요?

저자인 철학자 이충녕은 개인주의와 자본주의 속에서 손익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손목에 생긴 주름 하나에도 울컥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내가 나로 존재하다가 상대의 어둠마저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목적지가 아닌 과정으로서 행복을 느끼는 것입니다. 설명 없이 내가 상대를 위해 행동하게 만드니 사랑은 ‘효율적으로‘ 할 수도 없죠.

시작하며. 우리의 가장 사적인 관계를 위하여
1부. 사랑의 가능성
2부. 사랑과 실존
3부. 사랑과 자본주의
마치며. 모든 사랑의 가능성이 이루어지기를

사랑을 이야기하는 컨텐츠의 풍요 속에서 고독함을 느낄 때 우리는 현실에서 도망치려고만 합니다. 저자는 이 고독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존재의 중심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바로 사랑하는 것이죠. 이 책으로 철학과 인문학, 심리학을 곁들여 사랑의 다양한 가능성을 탐구해보세요. 단 하나의 답이 없는 사랑을 위해서요. 


•클레이하우스에서 책을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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