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택시에서 우주가 말을 걸었다
찰스 S. 코켈 지음, 이충호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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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주에서의 생명 탄생과 진화를 연구하며 외계 생명체를 찾는 우주 생물학자인 저자가 탄 택시에서 호기심 많은 택시 기사가 ‘외계인 택시 기사도 있나요?(p.11)’라고 물은 순간에 탄생했습니다. 실제로 책의 모든 챕터가 다양한 질문을 가진 택시 기사들과의 대화로부터 출발해요. 독특하고 재미있는 컨셉이죠?

저자는 지구 안팎의 이야기, 생명과 유령, 심지어 우주에서의 정치에 대한 예상(제13장: 우주에는 독재 사회가 넘쳐날까, 자유 사회가 넘쳐날까?)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뤄줍니다. 문과 부부인 저희가 읽기에도 크게 어렵지 않았고, 무엇보다 저자의 유머 감각이 곳곳에 깃들어있어서 400쪽 가까이 되는 과학 서적임에도 책장이 금방 넘어갔갑니다!

“나는 치킨 샌드위치를 공룡 샌드위치라고 부르면, 우리의 삶이 훨씬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늘 해왔다. 하지만 이야기가 딴 길로 샜다.” (p.146)

“약 83광년 거리에 있는 별인 게자리 제타2 주위의 궤도를 도는 어느 행성에 외계인이 살고 있다면,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때 아돌프 히틀러가 한 연설을 지금 듣고 있을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는 그들이 그것을 듣고 큰 감흥을 받지 않았으면 한다.” (p.178)

“지배 집단이 공기 자체를 통제하면, 저항할 능력을 사실상 잃게 된다. 산소의 통제권을 무기로 억압적 정치를 펼치는 지배 집단에 시민이 저항하면, 지배 집단은 형식적인 사과와 함께 저항하는 사람에게 달 표면에서 1~2초간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밀폐된 문을 열어 주겠다고 제안할 수 있다.” (p.260)

•열린책들에서 책을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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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 라이
프리다 맥파든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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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비밀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한 사람이 죽어서 사라지는 것뿐이다.” (p340)

정신과 의사 헤일 박사가 실종되고, 그가 살면서 환자들을 진료하던 저택이 매물로 나옵니다. 신혼부부 트리샤와 이선이 집을 보러가기로 한 날, 폭설이 내려 부부는 저택에 갇혀버리고 맙니다. 이 집에 집착하는 이선에 비해 트리샤는 으스스한 분위기의 저택이 영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책장에는 스티븐 킹 소설이 몇 권 꽂혀 있다. 책을 빼내려고 책등에 손가락을 걸고 당기자 뭔가에 걸린 듯 꼼짝도 하지 않는다. 더욱 힘주어 잡아당기자 딸칵 소리가 나더니 책장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건 또 뭐람?
책장을 옆으로 밀자 안쪽에 숨겨져 있던 문이 드러난다. 헤일 박사가 숨겨둔 밀실이다.’ (p.57)

트리샤는 책을 꺼내려다가 헤일 박사가 그동안 모든 진료를 녹음해둔 테이프가 가득한 밀실을 발견합니다. 테이프를 통해 그의 환자들 중 한 사람인 EJ가 박사를 지속적으로 협박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트리샤! 그는 테이프를 들으며 헤일 박사가 3년 전 실종되기까지의 사건을 추적하고...

넷플릭스 영화화가 결정된 <네버 라이>는 과거와 현재가 번갈아 나오며 전개됩니다. 박사의 남자친구와 환자들(살인사건의 생존자 PL, 자기애성 인격장애 EJ, 피해 망상 장애 GW)같은 여러 인물들이 화자로 등장해 읽는 재미를 더해줘요. 책을 펴자마자 몰입해서 끝까지 읽어버린 책이었습니다.

•밝은세상에서 책을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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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숲속 도서관의 사서입니다 - 치유의 도서관 ‘루차 리브로’ 사서가 건네는 돌봄과 회복의 이야기
아오키 미아코 지음, 이지수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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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도서관에 근무하던 저자는 여러 이유로 정신 질환을 앓다가 나라현 산촌에 있는 70년 된 고택에 사설 도서관인 ‘루차 리브로‘를 엽니다. 자신의 집을 도서관으로 개방해 손님들을 맞으며 포스트잇이 잔뜩 붙은 개인 장서를 내어주는 일...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늘 꿈꾸는 일이죠!

“누군가가 건네준 책을 펼치면 등 뒤에서 창문이 열리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제가 눈길을 주지 않았던 장소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던 녹슨 창문이 반강제적으로 삐걱삐걱 열리며 바람이 들어오고 방 안이 밝아지는 기분입니다. 그 충격은 때로 강풍이나 눈을 찌르는 빛이 되어 저를 휘청거리게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책을 건네받는 순간부터 왠지 모르게 강풍이 불면 좋겠다, 눈부신 빛에 휩싸이면 좋겠다, 휘청대다가 머리를 부딪혀도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p.204)

도시의 직장인으로서 스트레스로 인해 삶을 그만두려 했던 저자가 산골 작은 도서관의 ‘불완전한 사서’가 되어 충만한 기쁨을 누리는 변화! 저자는 자신이 겪은 치유의 힘을 타인과 나누고자 합니다. 서로를 도우며 함께 고민하고 나아가자고요.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도 이런 것이 아닐까요?

“도서관에 온 사람들을 잘 지원하지 못했구나 하고 후회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원하는 책을 찾아주지 못한 사람, 오해가 있어서 이제는 도서관에 오지 않게 된 사람, 기증을 거절했더니 충격을 받은 사람 등 여러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중에는 어려움을 겪는 중이어서 주위를 잘 볼 수 없게 된 사람도 아마 있었을 터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있지 않았을까?’, ‘지원에 대한 나의 고민이 부족했던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후회가 한층 깊어집니다.” (p.159)

•어크로스 출판사 A.B.C. 북클럽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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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라베 (영화 특별판) - 신의 선택을 받은 자
로버트 해리스 지음, 조영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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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 세계 118명의 추기경들이 시스티나 예배당에 모여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비밀회의에 들어간다!

“후일 로멜리는 이때를 돌아보며, 바로 그 순간 교황위 승계 전쟁이 시작됐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세 추기경 모두 선거인단 내에 지지파가 있었다. 벨리니는 아주 오래전부터 진보주의자들의 위대한 지적 희망이었다. 트람블레이는 제3 세계와 관련해 후보 자격이 있었다. 그리고 아데예미는 혁명의 가능성을 신성의 불꽃처럼 품고 다니는데, 늘 언론매체의 주목을 받기에 언젠가는 ‘최초의 흑인 교황’이 될 것 같은 인물이다.” (p.32)

가톨릭교회 최고 지도자인 교황이 선종합니다! 전 세계에 곳곳에 퍼져있던 118명의 추기경들은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비밀회의 ‘콘클라베’를 시작합니다.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시스티나 예배당에 모여 여러 차례 투표를 하는 동안, 추기경들 사이의 암투는 점점 심해지고... 유력한 차기 교황 후보는 네 사람으로 좁혀집니다.

책은 선거 관리를 담당하는 로멜리 추기경의 시점으로 진행되는데, 그 또한 유력 후보 중 한 사람인지라 심리 묘사가 아주 흥미롭습니다. 로멜리 추기경의 솔직하고 인간적인 욕망이 곳곳에 담겨있어요. 긴강감 넘치는 정치 스릴러라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해 읽었답니다. 소설의 끝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까지 만나보세요!


•책을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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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대한 앙케트
세스지 지음, 오삭 옮김 / 반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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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만한 64쪽의 ‘쇼트 폼(Short-form) 호러’를 만나보시겠습니까? <입에 대한 앙케트>는 음성 파일 녹취록, 설문지, 붉은 색의 그라데이션이 들어간 글씨와 같이 독특한 구성으로 되어 있어요. 일본에서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난 걸까요?

“여자가 있었어요. 머리가 긴 여자. 웅크려 앉아서 뭔가를 하고 있었어요. 싸하더라고요.” (p.13)

대학생들이 담력 시험을 위해 K공동묘지에 있는 저주 받은 나무를 한 명씩 돌고 오기로 합니다. 그날 ‘안’은 목을 맨 채로 발견됩니다. 대학생들의 녹취록을 통해 다른 학생들도 담력 시험을 하는 동안 기묘하고 불쾌한 것을 겪은 것이 드러납니다.

“정말 입이란 재앙의 근원이네요.” (p.44)

이 책은 주머니에 쏙 넣고 다니면서 친구들과 돌려 읽기 좋은 쇼트 콘텐츠 호러입니다. 녹취록을 순서대로 읽어나가며 학생들 사이의 관계와 그들이 담력 훈련을 하는 동안 일어난 일을 퍼즐 조각처럼 맞춰갈 수 있어요. 짧고 강력한 공포, 추천드립니다.

•반타에서 책과 소정의 원고료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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