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숲속 도서관의 사서입니다 - 치유의 도서관 ‘루차 리브로’ 사서가 건네는 돌봄과 회복의 이야기
아오키 미아코 지음, 이지수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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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도서관에 근무하던 저자는 여러 이유로 정신 질환을 앓다가 나라현 산촌에 있는 70년 된 고택에 사설 도서관인 ‘루차 리브로‘를 엽니다. 자신의 집을 도서관으로 개방해 손님들을 맞으며 포스트잇이 잔뜩 붙은 개인 장서를 내어주는 일...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늘 꿈꾸는 일이죠!

“누군가가 건네준 책을 펼치면 등 뒤에서 창문이 열리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제가 눈길을 주지 않았던 장소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던 녹슨 창문이 반강제적으로 삐걱삐걱 열리며 바람이 들어오고 방 안이 밝아지는 기분입니다. 그 충격은 때로 강풍이나 눈을 찌르는 빛이 되어 저를 휘청거리게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책을 건네받는 순간부터 왠지 모르게 강풍이 불면 좋겠다, 눈부신 빛에 휩싸이면 좋겠다, 휘청대다가 머리를 부딪혀도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p.204)

도시의 직장인으로서 스트레스로 인해 삶을 그만두려 했던 저자가 산골 작은 도서관의 ‘불완전한 사서’가 되어 충만한 기쁨을 누리는 변화! 저자는 자신이 겪은 치유의 힘을 타인과 나누고자 합니다. 서로를 도우며 함께 고민하고 나아가자고요.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도 이런 것이 아닐까요?

“도서관에 온 사람들을 잘 지원하지 못했구나 하고 후회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원하는 책을 찾아주지 못한 사람, 오해가 있어서 이제는 도서관에 오지 않게 된 사람, 기증을 거절했더니 충격을 받은 사람 등 여러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중에는 어려움을 겪는 중이어서 주위를 잘 볼 수 없게 된 사람도 아마 있었을 터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있지 않았을까?’, ‘지원에 대한 나의 고민이 부족했던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후회가 한층 깊어집니다.” (p.159)

•어크로스 출판사 A.B.C. 북클럽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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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라베 (영화 특별판) - 신의 선택을 받은 자
로버트 해리스 지음, 조영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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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 세계 118명의 추기경들이 시스티나 예배당에 모여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비밀회의에 들어간다!

“후일 로멜리는 이때를 돌아보며, 바로 그 순간 교황위 승계 전쟁이 시작됐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세 추기경 모두 선거인단 내에 지지파가 있었다. 벨리니는 아주 오래전부터 진보주의자들의 위대한 지적 희망이었다. 트람블레이는 제3 세계와 관련해 후보 자격이 있었다. 그리고 아데예미는 혁명의 가능성을 신성의 불꽃처럼 품고 다니는데, 늘 언론매체의 주목을 받기에 언젠가는 ‘최초의 흑인 교황’이 될 것 같은 인물이다.” (p.32)

가톨릭교회 최고 지도자인 교황이 선종합니다! 전 세계에 곳곳에 퍼져있던 118명의 추기경들은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비밀회의 ‘콘클라베’를 시작합니다.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시스티나 예배당에 모여 여러 차례 투표를 하는 동안, 추기경들 사이의 암투는 점점 심해지고... 유력한 차기 교황 후보는 네 사람으로 좁혀집니다.

책은 선거 관리를 담당하는 로멜리 추기경의 시점으로 진행되는데, 그 또한 유력 후보 중 한 사람인지라 심리 묘사가 아주 흥미롭습니다. 로멜리 추기경의 솔직하고 인간적인 욕망이 곳곳에 담겨있어요. 긴강감 넘치는 정치 스릴러라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해 읽었답니다. 소설의 끝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까지 만나보세요!


•책을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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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대한 앙케트
세스지 지음, 오삭 옮김 / 반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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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만한 64쪽의 ‘쇼트 폼(Short-form) 호러’를 만나보시겠습니까? <입에 대한 앙케트>는 음성 파일 녹취록, 설문지, 붉은 색의 그라데이션이 들어간 글씨와 같이 독특한 구성으로 되어 있어요. 일본에서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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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있었어요. 머리가 긴 여자. 웅크려 앉아서 뭔가를 하고 있었어요. 싸하더라고요.”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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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담력 시험을 위해 K공동묘지에 있는 저주 받은 나무를 한 명씩 돌고 오기로 합니다. 그날 ‘안’은 목을 맨 채로 발견됩니다. 대학생들의 녹취록을 통해 다른 학생들도 담력 시험을 하는 동안 기묘하고 불쾌한 것을 겪은 것이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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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입이란 재앙의 근원이네요.”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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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주머니에 쏙 넣고 다니면서 친구들과 돌려 읽기 좋은 쇼트 콘텐츠 호러입니다. 녹취록을 순서대로 읽어나가며 학생들 사이의 관계와 그들이 담력 훈련을 하는 동안 일어난 일을 퍼즐 조각처럼 맞춰갈 수 있어요. 짧고 강력한 공포,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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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타에서 책과 소정의 원고료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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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필
요한 하리 지음, 이지연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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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젬픽과 그 후속 약들은 피임약 및 프로작Prozac(우울증 치료제)과 함께 우리 시대를 규정하는 상징적인 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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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집중력>의 저자 요한 하리가 이번에는 현대 의학의 기적 한가운데 있는 비만 치료제를 탐구합니다. 코로나 시기를 겪으며 더 살이 찐 저자가 의사와의 상담 끝에 오젬픽을 처방 받았기 때문이죠. 6개월 만에 체중의 4분의 1을 감량해주는 이 신종 비만 치료제 덕분에 저자는 배고픔을 느끼지 않게 되었고, 몰라볼 만큼 살이 빠집니다. 그렇다면 비만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오늘날, 모두가 이 비만 치료제를 사용하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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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들 신약에는 어마어마한 잠재적 이점과 잠재적 위험이 공존한다.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가 이에 대해 서로 다른 평가를 내릴 것이다. 이 복잡한 진실을 헤쳐 나갈 방법을 우리가 다 함께 찾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이들 신약이 비만과 관련된 가장 오래된 몇몇 논쟁의 프레임을 바꾼다는 사실을, 어쩌면 해결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지난 40년간 우리는 왜 이렇게 몸무게가 늘어났을까? 체중 증가의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 살을 빼는 게 단지 의지의 문제일까?”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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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사람들을 비만으로 만드는 초가공식품들은 ‘포만감을 손상기키도록(p.91)’ 합니다. 신종 비만 치료제들은 포만감을 느끼도록 만드는 약이고요. 저자는 갑상선암부터 췌장염까지 다양한 위험을 떠안으면서까지 살을 빼고 아름다워지고 싶은 자신의 욕망을 솔직하게 인정합니다. 실제로 메스꺼움, 어지러움 등의 부작용을 겪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독이 든 성배’와도 같은 이 신종 비만 치료제를 사용해도 괜찮은지 탐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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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으로 급한 불을 끄는 데엔 신종 비만 치료제가 분명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의지’로 살을 빼는 것이 불가능해진 오늘날, 비만은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저자는 개인이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신체 이미지를 갖기, 학교에서 영양학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가르치고 배우기, 사회에서 더 건강한 음식을 만들고 소비하는 산업구조를 만들기 위해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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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다 신종 비만 치료제에 대해 내린 결론은 다르겠지만,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저자의 메세지가 주는 울림이 컸습니다. 스트레스를 음식으로 풀고 나서 죄책감에 휩싸이던 지난 밤들이 떠올랐고요. 저자가 일본에서 배운 ‘건강한 음식을 음미하며 천천히 씹어 먹기’는 실천하기 쉬운 일이라서 식사 시간마다 의식적으로 더 노력해봅니다. 손쉬운 선택보다는 훨씬 느리지만, 보다 확실하고 건강한 방법이니까요.

•어크로스 북클럽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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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도 됩니다 - 무례한 세상을 변화시키는 선한 연결에 대하여
김민섭 지음 / 어크로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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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대학 시간강사이면서 동시에 맥도날드 아르바이트 직원이었고 대리운전 기사이기도 하며 책을 쓰고 만드는 사람입니다. 그는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소개된 ‘김민섭 씨 찾기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습니다. 취소된 여행의 비행기 티켓을 자신과 여권의 영문 이름이 같은 ‘93년생 김민섭 씨’를 찾아 양도한 것입니다. 이는 278명이 마음을 모아 그의 여행과 졸업 전시를 후원하는 일로 이어졌죠.

그날 이후 제주도 강연이 취소되었으나 숙소 앱에서 환불이 되지 않았던 날, 그는 또 다시 SNS에 ‘제주도 숙소 숙박권을 드립니다(p.29)'라는 메세지를 올립니다. 그 결과 누군가 이 행복을 얻고, 숙박 앱에서는 매뉴얼을 다시 점검하겠다는 정중한 연락을 받아요. ’태풍으로 행사가 취소되었고 숙소는 환불이 되지 않았으나, 누구와도 싸우지 않았고 누구도 사과하거나 상처받지 않(p.31)'은 것입니다.

“내가 살아가고자 하는 삶의 태도라는 것은 여기에 닿아 있다. 어떤 일이든 타인을 상상한다면 함께 행복한 이야기를 만들고 확장시킬 수 있다. 당신에게 보낸 작은 다정함이 당신을 돌아 더 크게 퍼져나갈 것이다. 그러한 기대와 믿음이 있기에 우리는 타인에게 다정함을 보낸다.” (p.31)

저자는 선함, 다정함, 세심함을 우리 사회에 퍼트리면 결국엔 자신이 잘 될 수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다정한 선택’을 내리는 용기가 서로를 먹여 살리는 선순환이 되는 것입니다. 그의 글은 아파트의 브랜드로 가치가 매겨지는 사람, 폭력으로 금메달리스트가 되는 선수, 대학에서 자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시간 강사, 사업장에서 끊임없이 죽어나가는 비정규직 노동자 등 우리의 아픔에 대해 돌아보게 합니다.

“나만 잘되어도 괜찮은가, 저 사람들의 삶은 어떻게 될 것인가, 혹시 나와 닮은 저들과 함께 잘되는 길도 있을까. 그렇게 우리는 이기적인 선택을 하지만 이타적인 결과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동정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다. 그것만이 우리를 인간이게 한다.” (p.232)

•어크로스 출판사 A.B.C. 북클럽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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