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필
요한 하리 지음, 이지연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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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젬픽과 그 후속 약들은 피임약 및 프로작Prozac(우울증 치료제)과 함께 우리 시대를 규정하는 상징적인 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p.13)

<도둑맞은 집중력>의 저자 요한 하리가 이번에는 현대 의학의 기적 한가운데 있는 비만 치료제를 탐구합니다. 코로나 시기를 겪으며 더 살이 찐 저자가 의사와의 상담 끝에 오젬픽을 처방 받았기 때문이죠. 6개월 만에 체중의 4분의 1을 감량해주는 이 신종 비만 치료제 덕분에 저자는 배고픔을 느끼지 않게 되었고, 몰라볼 만큼 살이 빠집니다. 그렇다면 비만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오늘날, 모두가 이 비만 치료제를 사용하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사실 이들 신약에는 어마어마한 잠재적 이점과 잠재적 위험이 공존한다.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가 이에 대해 서로 다른 평가를 내릴 것이다. 이 복잡한 진실을 헤쳐 나갈 방법을 우리가 다 함께 찾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이들 신약이 비만과 관련된 가장 오래된 몇몇 논쟁의 프레임을 바꾼다는 사실을, 어쩌면 해결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지난 40년간 우리는 왜 이렇게 몸무게가 늘어났을까? 체중 증가의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 살을 빼는 게 단지 의지의 문제일까?” (p.34)

오늘날 사람들을 비만으로 만드는 초가공식품들은 ‘포만감을 손상기키도록(p.91)’ 합니다. 신종 비만 치료제들은 포만감을 느끼도록 만드는 약이고요. 저자는 갑상선암부터 췌장염까지 다양한 위험을 떠안으면서까지 살을 빼고 아름다워지고 싶은 자신의 욕망을 솔직하게 인정합니다. 실제로 메스꺼움, 어지러움 등의 부작용을 겪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독이 든 성배’와도 같은 이 신종 비만 치료제를 사용해도 괜찮은지 탐구합니다.

단기적으로 급한 불을 끄는 데엔 신종 비만 치료제가 분명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의지’로 살을 빼는 것이 불가능해진 오늘날, 비만은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저자는 개인이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신체 이미지를 갖기, 학교에서 영양학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가르치고 배우기, 사회에서 더 건강한 음식을 만들고 소비하는 산업구조를 만들기 위해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독자마다 신종 비만 치료제에 대해 내린 결론은 다르겠지만,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저자의 메세지가 주는 울림이 컸습니다. 스트레스를 음식으로 풀고 나서 죄책감에 휩싸이던 지난 밤들이 떠올랐고요. 저자가 일본에서 배운 ‘건강한 음식을 음미하며 천천히 씹어 먹기’는 실천하기 쉬운 일이라서 식사 시간마다 의식적으로 더 노력해봅니다. 손쉬운 선택보다는 훨씬 느리지만, 보다 확실하고 건강한 방법이니까요.

•어크로스 북클럽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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