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 - 잃어버린 도시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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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언제나 걸어간다.

원청을 가슴을 품고 일평생을, 제 속도로 향했던 린샹푸. 그의 보폭을 맞춰 걷다보니 마지막 페이지에 닿아있었다. 한 권의 소설을 읽었다기 보다 그의 일생을 함께 동행한 기분이다. 그래서 소설의 주인공인 그가 내 삶 어딘가에도 존재했던 기분이랄까.  

 중국소설도 거의 접한 적이 없고, 위화 작가의 소설은 처음이라서 더 기대했지만 그 만큼 낯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위화 작가의 흡입력있는 문장은 몰입도가 높았다. 또한 하나의 이야기를 1부 원청, 2부 또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해서 더 좋았다. 결국 하나의 이야기지만, 1부는 린샹푸, 2부는 샤오메이의 이야기로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다. 1부 내내 샤오메이의 사정을 상상하며 그녀의 행동을 이해해 보려고 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향해 일생을 바쳐 걸어가는 린샹푸의 우직함을 무엇이라 표현해야 할 것인가. 그저 '사랑'이라고 하기엔 부족함이 컸다. 

2부는 샤오메이 그녀의 사정이 그려져있어 그녀의 선택과 행동을 가슴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닿은 린샹푸와 샤오메이. 

 우리가 닿고 싶은 그곳,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나 있을... 모든 사람의 삶 속에 있을 '원청'을 향해. 각자의 속도와 방향으로.





*<원청> 가제본 서평단에 선정되어 리뷰 작성하였고, 최대한 스토리는 스포되지 않도록 개인적인 느낌 위주로 기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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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달리다 - Hanna 단편집
Hanna 지음 / 책나물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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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을 즐겨보지만, Hanna 작가님의 작품은 처음.

세 가지 에피소드에 주인공들은 모두 중학생부터 대학생, 모두 청춘이다.

그림과 이야기에 빠져 펼치자마자 끝 페이지까지.

요즘은 그림체도 화려하고 스토리 장르도 다양한 웹툰들 속에서 <소년, 달리다>는 화려하지 않아서 더 좋았다. 수수하고 꾸밈없는 그림과 특별하지 않은 주변 청춘들의 이야기라 더 먹먹하다.

나는, 분명 어른의 나이인데_

주인공들을 보며 위로를 받았다.


에피소드1. 소년, 달리다

에피소드2. 그렇게 심각할 필요 없는 거였어

에피소드3. 떨어뜨린 씨앗에서 봄이 싹튼다


한 번쯤 더 힘내 봐도 괜찮다는 생각.

책 속 여름의 향기와 겨울의 바람이 스치는 와중에... 다시, 봄을 꿈꾸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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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노동 - 가정, 병원, 시설, 임종의 침상 곁에서, 돌봄과 관계와 몸의 이야기
매들린 번팅 지음, 김승진 옮김 / 반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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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개인적으로 읽고 싶었던 이유가 있었다. 내 삶에 뭔가 주체할 수 없는 무게감을 마주한 순간이 있어서였다. 

얼마 전, 치매 초기셨던  할머니께서 쓰러지셨고 중환자실에서 한 달을 지내시다 결국 요양병원으로 모셨다. 그 과정에서 부모님은 적잖이 힘들어하셨고, 돌봄의 주체로서 맏며느리 어머니는 스트레스를 장녀인 내게 하소연하는 일이 잦아졌다. 물론, 공감해주고 들어줄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단순히 '청자'의 입장이 아니라 이젠 연로해가는 부모님의 돌봄에 있어서 책임과 수행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를 존재하게 한 존재를 위한 돌봄, 사랑의 노동 선상에 나는 이미 서 있었던 것이다.

 매들린 번팅의 '사랑의 노동'은 가정, 병원, 시설, 임종의 순간까지 돌봄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문제의 본질을 들여다 본 긴 여정이다. 영국의 NHS 시스템 속 돌봄의 현장을 들여다 보며 본질적인 문제는 우리의 현실도 같다는 것을 느꼈다. 또한 내가 존재하기까지 나를 돌 본 존재들의 희노애락과 나 역시 내가 돌 보게 될 존재들이 있음을 마주하게 된다. 돌봄, 공감, 친절, 궁휼, 동정, 의존, 고통 단어의 어원과 함께 이야기 속의 주제를 풀어주는 저자의 노련함과 단단함도 느껴졌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 상담사, 의사, 간호사, 부모를 돌보는 자녀... 등장 인물의 이야기는 다름 아닌 나의 이야기라 더 아프고 때론 분노하며 더 감동적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그 끝을 알 수 없는, 지리멸렬하게 반복되는 일상이 돌봄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일상의 하루 하루가 생명을 자라게 하고, 생명을 유지시켜주며, 생명을 갈무리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다.

 매들린 번팅의 말처럼 중요한 것은 생명과 그 생명을 지탱해주는 돌봄이다. 우리는 돌봄의 현장에서 각자의 답을 찾기 위해 오늘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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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샘터 #물방울서평단

샘터 No.620호
#비우는연습이필요합니다
TV없이 살아보기,
부정적인 말 줄이기,
소음과 멀어지기,
걱정 덜어내기,
밀가루 줄이기,
인맥 욕심 내려놓기.
나 또한 내려놓고, 비우고 싶은 일들.
대단한 의지력을 갖춘 이들, 나 릴도 치부하지 말고 작은 일부터 실천해보고 싶러졌다.
...
마흔 살 덞은 장인 신발수선사 우해광님의 이야기와 싱어송라이터 장재인의 행복라이프_
그 외
이야기 수집을 좋아하는 내겐-
정말 재밌는 이야기가 한가득.
일상의 활력소, 소소한 행복을.



#내가만드는행복 #함께나누는기쁨
#샘터출판사
#이름이넘귀엽 #💧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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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공간을 찾아서 - 우리가 잊지 않고 꿈꾸는 것에 대하여
안정희 지음 / 이야기나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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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 부터 박물관, 미술관 가는 것이 좋았다. 왜 좋은 건지 몰랐지만, 그 곳에 있으면 상상하게 되고, 그 상상으로 이어지는 세계가 있다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이런 내게 조금 더 빨리 만나졌으면 좋았을 것 같지만, 지금 만나서 더 고마운 책이 안정희 작가님의 '기억 공간을 찾아서'다. 그녀의 담담한 글도 좋았지만, 책 곳곳에서 빛을 발하는 그녀의 통찰력으로 말미암아 그동안 정리되지 않았던 기록과 기억에 관한 생각이 조금씩 가닥을 잡는 것 같았다. 

#독일의 기억 공간
브레멘 항구의 이민 박물관에서 시작해서 뮌헨의 이미륵 묘, 마인츠의 구텐베르크 박물관까지. 
특히 '떠난 사람들의 집'으로 표현한 이민 박물관은 책으로 만났지만 생생하게 그들의 여정을 함께 하는 것 같았다. 
우리 모두 지구별 여행자, 모두 지구라는 하나의 세상을 떠돌아다니며 더 나은 삶을 꿈꾸기에.

#일본의 기억 공간
오키나와의 슈리성, 아리랑 위령탑, 히메유리 평화기념자료관. 아무말도 하지 않는 유물, 유적, 기록이지만 결코 잊을 수도 없고, 잊어서도 안 될 과제와도 같은 기억 공간.  '전쟁박물관에는 주어가 없다'라는 파트가 더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이야기의 '주어'는 세상의 축이 무엇인가, 혹은 세상을 움직이는 주체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보여주며 인과관계를 설명하기도 하지만 그 사람이 내가 될 수도 있다는, 너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가 되는 '공감'의 실체이기도 하다. p.129

#한국의 기억 공간
진안의 사진문화관, 서울 종로 윤동주 문학관, 제주 서귀포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인천 강화도 심도직물 굴뚝... 대한민국에 30년 넘는 시간을 살았는데도 한 곳도 찾은 적이 없다. 기회가 있었지만 스친 공간도 있지만, 그 공간의 의미조차 몰랐던... 수몰지구로 들어 본 적 있던 진안의 기록, 시인의 삶 넘어의 기록,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제주의 풍광, 기록되지 않은 노동에 대한 이야기. 
기록이 자꾸 권력자의 이야기로 남는 것 같다는 작가의 말이 가슴 저릿하게 남는다. 기념되지 않은 노동은 결국 시간과의 싸움에서 소멸된다는 것. 

#그리고... 남겨진 이야기
소설은 소소한 거짓, 역사는 거대한 거짓? 도서관에서 8번과 9번 사이의 간극. 저마다의 기억이 진실이 될 때까지, 소설은 언제나 역사 앞에 있다는 작가의 끝맺음이 우리에게 던지는 과제인 셈이다. 우리는 기록여행자로서 개개인의 삶 속에서, 공동체의 삶 속에서 조금씩 성숙하며 연대하며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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