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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세상을 날다
소피 라구나 지음, 황보석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처음 이 책을 집어들었을 때는 솔직히 단번에 읽어내려가지는 못했다. 그냥 그러네...하다가 몇번에 나누어 읽었는데 읽으면서 점점 빠져드는 종류의 책이었던 것 같다.
엄마없이 아빠의 손에서 자라나야 했던 한 소년. 엄마는 그저 어렴풋한 냄새로만 기억하고 이런아이들이 그렇듯 오히려 엄마이야기를 누구와도 나누지 못한 채로 마음에 뭍고 살아가다가, 또한번 누군가를 잃어야 할것 같은 상황이 왔을때...
아이는 다시한번 상실의 아픔을 견디기 어려워서 무척이나 아파하고 방황한다. 정면으로 이별에 맞서지 못하고 피하고 숨고 스스로 달아나 버리는 소년의 모습은 너무나 안타깝다.
의식적이었는지 무의식적이었는지 세상을 날아올라 철로에 떨어졌을때, 그리고 언제나 무뚝둑하던 아빠가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인양 바라보고 있음을 느꼈을 때 과연 소년의 상처는 얼마만큼 치유되었을까..
목에 베어링이 걸렸다는 소년의 표현은 너무나 마음에 와 닿았다. 차마 뱉어내지도 못하고 승화시키지도 못한 상처는 그렇게 목에 걸려있다가 불현듯 어떤 자극에 살아나 사람들에게 아픔을 주는것 같다. 실컷 울면서 함께 토해낼 수 있다면 좋으련만...
이야기의 끄트머리에선 결국 덩달아 눈물짓게 된 그런 책이었다. 크게 앓고 난 후에 친구와 영영 이별한 것이 아님을 받아들이고 소원이던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진짜로 날아오른 소년은 분명 어름이 되어가는 한 계단을 올라선 것이리라.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그리고 비슷한 아픔을 겪는 아이라면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