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가 입시 기관으로 변화되었다면, 대학은 취업 준비 기관으로 변질되었다. 대학은 진리를 추구한다는 말 대신에 졸업생 취업률과 자교 출신 엘리트 통계를 앞세운다. 대학이 취업과 무관할 필요는 없지만, 전적으로 취업 준비 기관이될 필요 역시 없다. 그러나 취업난에 몰린 학생들은 높은 학점을 원할 수밖에 없고, 지옥으로 가는 길이 선의로 포장되듯,
대학 생활은 학점 인플레로 포장되어 있다. 그리하여 남는 것은 스펙이요. 남지 않는 것은 실력이다. 방학이 되면 유복한집 자녀들은 해외에 인턴을 하러 가지만, 가난한 집 학생들은동네 레스토랑 부엌에서 단무지를 썬다. 부모의 경제력 순으로 학점이 나온다고 믿게 된 이들은 부모의 얼굴도 마주하기싫어지고, 성실한 시민이 되기도 싫어지고, 마침내 목전의 공부에 흥미를 잃어버리게 된다.
- P12

이, 완벽하게 일관되고 통합된 삶이란 현실에 존재하지 않기고 싶어지는 나. 완벽한 직선이란 실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듯모순이나 긴장 없는 삶이 가능할까? 그럴 리가. 삶 속에는서로 잘 화해되지 않는 에너지가 공존하곤 한다. 자신은 이미결혼한 몸이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결혼이라도 할라치면 배신감을 느끼는 팬, 피해를 주어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 사과하느라 고생했으니 자신도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가해자. 자신의 잘못을 통감한다면서도 형량을 줄여달라는 범죄자. 가부장적 질서가 싫어서 가출했지만 결국 가부장이 되어버리고 마는 가장, 채식을 결심한 순간부터 한층 더 고기가 먹고 싶어지는 나.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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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과학자 질 볼트 테일러(ill Bolte Taylor) 박사에 따르면, 주변 환경의무언가에 정서적으로 반응할 때 신체는 화학 반응을 일으켜 각성 상태로만들지만 이는 단 90초간 지속한다. 90초가 지나서도 남아 있는 정서적 반응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그 상태에 머물겠다는 자신의 선택이 낳은 결과다.

90초 법칙을 알고부터 나는 이 사실을 매우 좋아하게 됐다. 그 전까지는어떤 문제로 슬슬 기분이 언짢아지면 금세 반추 상태에 빠져 그 문제를 계속 고민하며 괴로워했고 그 결과 더 큰 좌절감과 동요를 느끼곤 했다. 이제는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인식되면 90초 법칙! 90초 법칙!‘ 이라고 나 자신에게 여러 번 단단하게 못 박는다. 나를 붙들고 있는 정서적, 화학적 각성상태가 곧 지나갈 거라고 깨우쳐주는 것이다.
더불어 이런 감정에 매달리는 것은 나의 선택이라는 사실도 상기한다.
- P196

몰아치는 감정의 파도를 인식하되 이에 휩쓸리지 않는다면 곧 그 파도가 빠져나가는 것도 느낄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자신의 감정이나 그 유발요인에 주의를 쏟거나 이를 판단하거나 반추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 느끼는 감정을 몸 밖에 있는 물체라고 생각하고 이름을 붙여 보자. 감정을 그대로 느끼되 그 후에는 기꺼이 보내 줘야 한다.
질 볼트 테일러 박사는 저서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MyStroke of Insight)》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좋아하는 두려움의 정의는 ‘실제처럼 보이는 잘못된 기대다. 내모든 생각이 일시적인 생리 현상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면, 내 머릿속 스토리텔러가 헝클어져 신경 회로가 자극을 받을 때 덜 동요하게 된다."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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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감정을 판단하지 않고 이름을 붙이는 행위는 감정 자체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게 되는 장점이 있다. 자신의 불안이나 분노를 있는 그대로이해하고 나면, 그것은 나를 통째로 집어삼키는 감정이 아니라 나와는 분리된 외부의 것이 된다. 이는 마음챙김 실천법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렇게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때 날것의 감정과 자신 사이를 떼 놓고 그 느낌과 관계를 맺거나 그 느낌에 반응할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더는 그 느낌을 그대로 표현할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다.
"초조해", "화가 나" 라는 말보다 "초조한 기분이 들어", "화가 나는 기분이야"라는 말로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것이 중요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나의 느낌이 곧 나는 아니다. 그러니 현명하게 단어를 선택하자.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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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느낌에 이름만 붙일 줄 알아도 그 기분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 연구에 따르면 부정적인 감정을 판단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면 일상에서 까다로운 상황을 겪는 동안 또는 그 이후에 스트레스를 덜 받아 전반적인 심리 건강이 증진된다고 한다. 일부 심리학자는 이를 습관적수용‘이라고 한다. 이런 특성이 정서 지능의 일부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당연하다.
- P103

감정에 이름 붙이기 기초 단계는 정서 맥박을 재는 것이다. 하루에 몇번씩 정해 둔 시간이 되면 하던 일을 멈추고 스스로 이렇게 물어보자.
‘지금 내 느낌은 어떻지??
‘지금 느끼는 기분을 표현하는 단어는 무엇일까?‘
전반적인 내 마음 상태는 긍정, 부정, 중립 중 어디에 있을까?‘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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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보다 채식 위주의 달인 5월에 그랬듯이 이번 달 역시 핸드폰이 빠진 그 공백을 다른 긍정적인 것으로 채우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달에는 걸을 때 핸드폰을 보지 않는 대신 주변 환경을 즐기는 데에초점을 맞추기로 결심했다. 지난 몇 년간 좀처럼 하지 않던 일이었다.
덥고 활기찬 8월의 뉴욕에서는 어디서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보게 될지 예측할 수 없다. 유명인을 마주치거나 새로운 식당을 발견하거나허드슨강 너머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보려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나는 지금까지 뉴욕을 상징하는 여러 랜드마크에도 가 본 적 없다. 그 멋진 링컨 센터 앞마당을 제대로 보지도 않은 채 지나친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나는 걸으면서 핸드폰 하지 않기를 이번 달 시작 목표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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