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기사 처음 읽기 - 하루 30분, 경제 기사가 술술 읽히는 습관
스노우볼 지음 / 새로운제안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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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사 읽기와 다이어트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관심 가지는 무언가를 내 일상의 습관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참으로 많은 반복이 필요하죠. 그 반복을 조금 더 재미있게 해 내게 되면 좋을텐데 참 쉽지 않구요.

다이어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상상되는 것들을 떠올리더라도 그 지난하고 힘든 과정을 버텨내는 것은 고역이죠. 무엇보다 눈에 띄지 않는 변화로 포기를 자주 결심하게 되죠. 

경제 기사 읽기를 다이어트와 비교하여 우리에게 권하는 책이 있어서 소개하려고 사설이 길었어요. 가끔 우리 교육 과정 중에서 무엇을 덜고 채울까로 지인과 얘기하기도 하는데 - 그런다고 교육부에서 고려해 주는 것도 아닌데도 경제 감각을 키울 수 있는 교육 과정에 대한 바람이 큰 것 같아요. <경제 기사 처음 읽기>는 학교에서 배우지 못해서 아쉬운 우리의 경제 감각을 깨우고 성장시켜 줄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 될 듯싶어요. 월급만으로 살림 규모를 키우기 어렵다 여긴 스노우볼 저자는 경제 기사 읽기를 권하며 실제적인 투자에 연결하라고 조언하군요.  다이어트처럼 지난해 보이는 읽기지만 묵묵히 해내다 보면 이후 예기치 않은 경제적 혜택을 누릴 것이라는 긍정의 자세로 매일 30분 실천의 방법을 안내해요. 2장 실전 리딩은 매일 30분씩 나만의 습관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살뜰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특히 유용하군요.

스마트폰, 태블릿 등 전자 기기를 이용한 정보 접근이 더 편한 시대이므로 저자는 앱으로 기사 읽는 방법과 습관 키우기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소개해요. 많이들 종이 신문을 구독하지 않는 터라 앱 등을 이용한 기사 접근 방법은 포털로 접근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하지만 저자는 경제 기사를 접할 수 있는 유용한 신문사와 기법 등을 다루며 그동안 우리가 관성적으로 해 왔던 읽기보다 더 깊고 풍성하게 읽고 정리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어요. 저자 덕에 새로운 앱도 알게 되고 전자 기기로 읽는 것을 즐기는 제가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방법도 별도로 얻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특히 부록으로 묶어놓은 유용한 경제학 관련 도움서 목록도 맘에 들었구요. 

저자는 경제 기사를 처음 읽었던 때의 막막하고 답답했던 심정을 회고하며 자신에게 도움이 된 이 방법이 독자들에게 유익하기를 바랍니다.  어느 멋진 집에서 온 가족이 편안하게 한 때를 보내는 것을 상상하며 책을 맺는 저자는 독자에게도 꿈 꾸는 미래가 구체화되길 빈다며 덕담을 하고 있어요. 이 책을 읽으며 제가 경제 기사를 조금 더 깊게 읽어내는 것을 습관화한다면, 이후 저는 어떤 경제적 이득을 얻게 될까, 잠깐 기분 좋은 상상을 해봅니다.

상상으로 끝내지 않기 위해서 다 함께 경제 기사 읽기를 매일 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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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누구니 - 젓가락의 문화유전자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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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내가 좋아하는 사람 유형은 똑똑한 이다. 달변이 아니어도 촌철살인의 변을 보이는 똑똑한 사람을 좋아한다. 요즘은 배우자와 사회적 관계를 공유하지 않으나, 과거 그와 공유하던 때에 좋았던 점 중에 하나도 똑똑한 이들을 만날 때이다. 그렇다고 내가 감성적인 것을 하대하는 편도 아니다. 얼마 전에 내가 참으로 좋아하는 분이 소천하셨다. 이어령 선생님.

앞서 똑똑한 이를 좋아한다고 밝혔지만, 사실 이어령 선생을 처음부터 좋아한 것은 아니다. 아마 달변이신 게 한 이유이고, 주변부 기질이 강한 나는 조용히 뒤편에 계셔도 존재감을 발휘하는 이를 더 좋아해서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선생은 다 해당되지 않으니. 똑똑하다 못해 독보적인 분이란 점을 알았음에도 좋아하진 않았는데, 선생을 궁금케 한 책은 바로 이 책이었다.

 
 

선생보다 먼저 떠난 이민아 목사의 책을 (어떤 연유에서인지 자발적으로) 읽고 그 책에서 소개된 아버지로서의 선생이 궁금해졌다. 그러니 이 책을 읽지 않을 수가.

이성의 대명사인 선생에게 이렇게 부드러운 결이 숨어 있나 싶어서, 우리가 주저 않고 선생께 붙이는 지혜, 영성과 더불어 감성의 수식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요즘 나는 더디게 선생의 여러 책을 둘러보고 있다.

죽음에 대한 인터뷰로 구성된 두 책을 읽고 요즘 읽은 책은

한국인 이야기 너 누구니
한국인 이야기 너 누구니

젓가락을 중심으로 우리 한국인만의 내재된 문화적 특성을 해박한 지식과 분석으로 풀어내고 있는 <너 누구니>이다. 천일야화처럼 우리에게도 끝나지 않는 꼬부랑 이야기 고개가 있다는 선생의 서두를 따라 총 12개의 이야기 고개를 넘는 맛은 참으로 재미가 크다.

세계 인종을 먹는 도구(손으로 먹는 방식까지 포함하여)로 나눈다면 젓가락을 사용하는 비율은 30%이라고 한다. 한중일 삼국이 모두 젓가락을 쓰지만 젓가락의 발명부터 세세한 쓰임의 방법까지 여러 다양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각 나라의 국민성과 특징을 대비되어 나타난다.

젓가락만으로도 이렇게 두툼한 책을 저술한 선생은 젓가락질은 정말 잘 하실 거라는 것은 자명할 터이다. 하지만, 이렇게 젓가락에 대한 방대한 이야기를 전개한 배경에는 선생의 젓가락질에 대한 의외의 고백이 12번째 고개 마당에 들어 있다. 이 책의 반전이다. 빼OO데이가 아니라 젓가락의 날로 선포된 11월 11일, 2015년에 청주시의 적극적인 참여 덕택에 젓가락의 날을 한중일 삼국이 선포했다고 한다. 11 고개를 넘으면서 젓가락에 숨은, 혹은 파생된 문화 이야기에 빠져 있던 독자를 화들짝 깨우는 젓가락 축제에 대한 이야기는 역시 문화 마당을 펼치는 선생의 장기가 녹아 있다. 올해 11월 11일은 꼭 선생의 뜻을 새기며 젓가락을 주변인에게 선물해 볼까 한다.

책의 12 마당을 넘나 들며 선생과 즐거운 지적 대화 놀이를 한 듯 여겨진다. 이 책은 총 4권으로 구성된 한국인 이야기 중 두 번째에 해당한다. 이미 출간된 <너 어디에서 왔니>와 출간 준비 중인 <너 어떻게 살래>, <너 어디로 가니>도 챙겨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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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3등급 벽을 뛰어넘는 아웃풋 공부법 - 멘탈 관리부터 세상 친절한 내신.모의고사 공부 노하우까지
이은지 지음 / 서사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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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교 내신 영어 공부에 곧잘 적응한 첫째와 달리 학업을 그리 즐기지 않는 둘째 아이를 위하여 고른 영어 학습서 <영어 3등급 벽을 뛰어넘는 아웃풋 공부법>은 시기적으로도 고교 입학후 첫 중간 고사 내신을 앞두고 있어서 출간 시점까지 마음에 듭니다. 큰 아이는 과거 중학교 영어 내신을 위하여 교과서를 통채로 외워도 보는 등 여러 방법으로 공부하며, 때로는 결과에 낙담하기도 하는 여러 과정을 거치며 자신만의 내신 생존법을 찾은 것 같아요. 하지만 둘째는 학교 공부에 그다지 흥미를 붙이지 않고 외부 도움을 받는 것도 달가워 하지 않는 터라 제가 종종 맹모의 노력을 보여야 하는 상황이죠. 이제 거의 다 큰 고교생 아이를 어린 초등학생 구슬리듯 할 수는 없어서 여러 교육자와 관련 도서를 살펴 보게 됩니다. 이 책은 그런 제 요구를 잘 담고 있는 책으로 만족스러워요.

시중의 많은 학습 도움서가 도드라진 서체의 제목으로 "1등급"을 붙이는 것에 비하여, 이 책은 "3등급 이하 중하위권" 이란 제목을 붙였는데 의외로 더 눈에 띄는 효과가 있어요. 전체 중4%인 1등급을 목표로 하는 성취 독려의 제목을 당연히 이해하지만, 현실에서는 96%의 그렇지 않은 아이들이 한 등급이라도 더 올리려는 고군분투하는 생존의 현실이 펼쳐지니까요. 게다가 제목처럼 꼭 중하위권 위주로 내용이 구성되어 있지도 않고 상위권 아이들의 공부법과 대비하여 여러 공부법의 유형을 보여주고 보완할 점을 알려주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영어 공부를 위한 공부 마인드를 먼저 점검하고 실제적인 아웃풋 공부법과 내신과 모의 고사 등 구체적인 시험 공부법까지 두루 챙겨주고 있어요. 영어 공부법 향상이란 제목을 달았지만 모든 과목에 해당하는 공부력 향상법을 포함하고 있는 공부 기술에 대한 정보도 챙겨줘서 좋고, 시험장에 들어선 "영포자"라는 다소 과한 제목을 달았으나 수능일에 영어 시험을 평안하게 치를 방법과 사후 관리까지도 챙기고 있어서 더 마음에 들어요. 코로나 고교생인 아이들은 선후배 교류가 적어서 학교와 학업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을 들을 통로가 그리 많지 않죠. 이렇게 책에서라도 꼼꼼하게 조언을 듣는다면 학업 방향을 세우고 실천하는 데에 많이 안심되어 차분하게 공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둘째를 위하여 이 책을 고른 만큼, 과거 영포자였으나 영어에 자신감이 붙은 아이들의 생생한 수기를 담은 9장이 무엇보다 마음에 듭니다. 물론 이전의 모든 8장도 유용하지만 둘째에게 학습 의욕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자극을 고려하면 9장만큼 마음에 드는 장이 없군요.

한 달도 안남은 고교 첫 중간고사를 앞두고 있는 둘째와 시험 준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3, 4장의 영어 성적 꿀팁과 내신준비법을 조금씩 접근해 보고 있어요. 중하위권 아이들의 멘토 역할에 큰 보람을 느끼는 이은지샘의 마음에 부응하여 제 둘째도 즐겁게 영어 공부하면 좋겠어요. 도약하고자 하는 전국의 중하위권 아이들을 저도 같이 응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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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휴먼 - 장애 운동가 주디스 휴먼 자서전
주디스 휴먼.크리스틴 조이너 지음, 김채원.문영민 옮김 / 사계절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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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휴먼>

영어로 말놀이 하듯 지어진 제목인가? 제목을 일별하고 궁금해졌다. 원제는 <Being Heumann>. 세상에 태어나며 자연스럽게 받게 되는 이 책의 저자의 고유한 성인 Heumann이 Human과 비슷하여 더 깊은 중의를 가질 것이란 궁금증으로 호기심 있게 책을 연다.

독일에서 미국으로 홀로코스트를 피하여 이주한 부모 아래 태어난 주디 휴먼, 그는 어릴 적 폴리오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소아마비를 진단 받는다. 이 책은 소아마비를 가졌으나 그를 아껴주고 뚝심 있게 지원하던 부모 아래 성장한 주디가 어떻게 브루클린 작은 동네를 너머서고 미국 전역에서, 그리고 지구촌 곳곳에서 장애 인권을 위하여 싸우며 성장했는지를 담고 있다.

나는 자기계발 관련서를 좋아하지 않지만, 에세이 읽기는 좋아한다. 누가 쓴 에세이든 저자 개개의 고유성과 개별성이 담긴 어떤 특정 분야의 일과 관계들을 관찰하는 독자의 특권을 오롯이 즐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나의 여러 호기심의 부분을 채워주는 더 특별한- 몸이 반응하는 지적 여정이었다. 미국 장애인 관련 법명을 나는 교과서 속에서 배웠으나- 내가 다닌 학교의 교수들은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딴 분들이었다, 무미건조한 법 이름 뒤에 주디 휴먼과 동료의 투쟁이 있는지는 전혀 몰랐다. 이 책을 통해서 그들의 구체적인 활동을 알게 되었으니, 마치 휴먼을 만난 듯 느껴지며 흥분됐다.

1부 초반에서 어린 휴먼의 뒤를 쫓으며, 그의 가족들을 지켜 보며 우리나라에서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는 모든 부모들의 노고가 어렴풋이 느껴진다. 두 아이를 키워 오며 어떤 상황에서 학교 담당자와 마주 했던 몇 안되는 그 불편한 대화들조차도 나 역시 다시 떠올리면 피로감이 몰려 오는데, 주디가 동네와 학교에서 느꼈을 불합리가 더 무겁게 느껴진다. 책 곳곳에서 그는 실제로 어릴 적 경험에 기반한 불안 감정을 자주 언급 한다. 이웃 동네의 또래에게서, 학교 입학을 거부 당하고 몇 년후에야 비로서 입학이 결정되어 첫 등교를 앞두던, 학교에서 자신을 비롯한 장애를 가진 이들이 어떤 공간에서 머무르며 여러 수업에 차등을 받았는지 등의 아린 경험은 우리 대개가 겪는 불안감보다 한 층 더 깊고 무거워 보인다. 하지만 주디는 그 경험과 감정을 활동의 힘으로 전환시킨다. 책 제목처럼 Being Heumann , 주디가 자신이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대학 생활을 더 적극적으로 지내기 위하여 학교에서 생활한 주디가 느꼈을 그 모든 상황에 이입하다 보니 나는 내 대학 시절에 동기가 떠올랐다. 재수하여 온 주디와 같은 장애를 가진 친구. 특수교육과가 있는 학교였지만 당시 경사로가 없어서 친구는 엄마나 같은 학교 다니는 언니의 도움으로 학교에 다녔다. 그런 과가 있으니 장애를 가진 학생을 입학시키긴 했어도 어쩌면 주디가 겪은 것처럼 다른 불편한 것들에 대해서는 어떠한 불평도 호소하지 말라는 조건을 달지 않았을까, 하는 너무 때늦은 생각에 친구에게 미안해졌다. 정작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이라며 학과 행사랍시고 학생관 앞에서 여러 활동을 한 기억이 나는데 우리는 어떤 울림을 학내 친구들에게 전했을까? 주디의 20년간의 인권 투쟁사를 따라가며 나의, 우리의 경험들이 겹쳐졌다. 무엇보다 최근의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여러 불미스러운 인식까지.

정작 나는 그런 전공을 하고서도- 실제로 졸업후 관련 일을 하진 않았으니 실제로 내 눈으로 실제 만난 장애를 가진 이들의 수는 작년 2월부터 현재까지 어울리는 클럽하우스라는 오디오 소셜에서보다도 적다. 음성만으로 교류하는 상황에서도 과거 교과서 속에서 단편적으로 내 경험에서 마주친 이들보다 더 깊은 속내를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휴먼의 개인적인 경험과 그가 여러 나라 곳곳에서 만나고 느낀 장애에 대한 인식 등 여러 단상과 비교하며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 책의 신간 소식을 볼 때쯤 우리집에도 코로나가 찾아왔다. 몸이 아프니 내 어두운 인생관의 가라 앉은 의식도 수면 위로 올랐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짙게 낀 우울감의 두께가 한 꺼풀씩 벗겨졌다. 그리고 삶의 의지가 조금씩 올랐다. 읽는 시간 동안, 그리고 무엇보다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지금 내가 투쟁하는 것들은 휴먼에 비하면 소소하다. 그러나 그 투쟁이 힘들다고, 하기 싫다며 고개 돌리고 싶을 때 난 휴먼의 글로 달려갈 것이다.


모든 이들에게 추천한다.

어느 조직에서든 권한을 가진 이라면, 특히 정치인에게!

(2, 3부에 미국 정치인(공무원)의 여러 입장과 상황이 참 흥미진진하게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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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오십, 나를 다시 배워야 할 시간 - 오래된 나와 화해하는 자기 역사 쓰기의 즐거움
한혜경 지음 / 월요일의꿈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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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전부터 내게 짓궂게 반 백 살이라고 놀리는 아이 덕에 오십 살은 이미 내 나이인 듯 지내길 몇 해째이다. 시중에 50세가 구체적으로 들어간 책은 참 많이 보인다. 나 역시 우연히도 몇 해전 <눈 떠보니 50>이란 신간 기념 행사에 다녀온 적이 있다. 그 행사로 50세 미리 맞기를 한 몫 한 듯싶다. 개인적으로 무척 힘들었을 시기에도 자신과 동료들의 노동권을 지키기 위하여 "발랄하게" 투쟁한 김민식 MBC 연출자도 나오는 자리라고 해서 쌀쌀해진 가을 밤에 즐겁게 다녀온 기억이 있다. 그 책을 나름 정독하고 사실 50이란 숫자에 무감해 지고 있었다. 그러다 신간 <기꺼이 오십, 나를 다시 배워야 할 시간>의 소개를 보며 또 하나의 오십 살 관련서인 이 책을 제대로 읽어보자는 마음이 들었다.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 보고 글로 풀어내는 과정은 인생의 어느 시기이든 유의미한 일일 것이다. 일기를 쓰지 않는다면, 인생의 어느 시기든 내 과거를 정리하는 작업은 여러 효과를 보일 것이고. 그런데 왜 오십 살 전후에 이 작업을 하라고 저자는 독려하는 것일까? 저자가 몇 해전 후배에게 함께 자신의 역사를 써 보자는 제안을 받고, 정작 저자는 글쓰기를 시작해 놓고도 후배의 눈치를 보고 꾀를 부렸다고 고백한다. 그런 그가 어떤 이유로 마음을 다지고, Dear My Life라는 프로젝트를 꾸려서 글쓰기 워크숍을 하게 됐는지의 여정을 독자로서 즐겁게 읽었다.

혼자 조용히 글쓰기를 하는 것과 달리 또래들과 만나서 프로젝트로 자기 역사를 쓰는 것은 나의 세계를 넘어선 큰 세계를 만나고 교류하며 내가 가진 삶의 대한 시각과 철학을 재정립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책의 개개 소제목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참여자들이 공감하는 살아 숨쉬는 삶의 철학이 녹여 있다. 

특히 현재에 충실하라는 카르페 디엠을 삶의 자세로 삼아왔던 저자가 과거에 주목하는 글쓰기 작업을 어떻게 수용하게 됐는지, 그리고 자신처럼 생각하는 이들을 위하여 네달란드인의 일화 등을 소개하며 과거를 돌아보는 의미에 대한 2장의 두 번째 내용은 더 공감하며 읽었다. 

최근 노인 대상의 그림책 심리 과정을 공부하면서 전생애기에 걸쳐 우리가 거쳐야 하는 인생 과업과 각 단계마다 겪는 마음의 과제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한다. 실제로 저자는 여러 심리학자와 이론을 책 곳곳에서 언급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과정에서 느꼈던 여러 생각이 중첩되어서 더 흥미롭고 즐거운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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