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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살아도 괜찮을까? -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아들러 심리학의 정수 5가지
고이즈미 겐이치 지음, 오정화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5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코로나 시기에 쉬엄 하던 일을 쉬었다. 코로나 때문이 아니라 개인적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쉬고 있었다. 무언가 하지 않으면 코로나에 무기력하게 압도당할 것 같았다. 평소 공부하고 싶었던 그림책에 관련한 과정을 염두에 두고 여러 비대면 과정을 찾았다. 한 문화 센터에서 그림책을 심리학을 기반으로 해석하는 과정이 있어서 호기심에 신청했다. 아들러를 거기서 조금 깊게 만나게 됐다. 대학 교양으로 배운 심리학의 건조한 실험실 분위기는 평소 자주 드나들던 책 서평 카페를 통해 조금씩 밝은 쪽으로 바뀌었다. 청년기부터 사람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심리학을 전공하는 이들도 있지만 대체로 살면서 평소 맺었던 인간 관계 중 무언가 껄끄럽지 않은 부분이 돌출될 때 외부의 도움 외에 스스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 중 심리학과 상담을 더 깊게 공부하는 이들이 있기도 하다. 그림책이 좋아서 온 이들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상담심리학 분야로 옮겨가는 이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그림책으로, 혹은 <지금처럼 살아도 괜찮을까?> 류의 가벼운 심리학 에세이를 나와 내 주위를 되돌아보는 쪽으로 지내고 있다. 다소 염세적인 부류의 사람에 속하지만 때때로 사는 의미를 자문하며 자기계발서인 듯 보이지만 조금 진중한 류의 이런 책의 독서로 나의 관계와 일상의 상태를 점검하는 쪽이다.
사실 아들러가 직접 쓴 어느 번역서를 공부 모임에서 함께 읽은 적이 있다. 요약본 읽기에 익숙해져서 아들러가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이 구상한 심리 용어와 개념을 신나서 일필휘지했을 그 내용을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니체나 쇼펜하우어의 저서가 요즘 작가들의 손에 계속 재탄생하는 것처럼 아들러의 심리학도 심리학자 이외의 이들에게 새롭게 해석되고 수용되면 독자로서 고맙다. 아들러 심리학의 실천편이라는 출판사의 홍보처럼 한 세기만 지났지만 그때와 달리 너무나 복잡다단한 사회와 관계 속에서 조금 명쾌하고 가볍게 적용하고 응용하고 싶은 독자가 나 뿐일까?
아들러를 코치로서 공부하고 1년만에 자신의 인생이 성장했고 그 기쁨을 주위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일본 작가인 고이즈미는 아들러에 대한 심리학의 기본 개념을 다소 게으르지만 반면에 완벽을 꿈꾸는 현대인에게 명쾌하게 다섯 가지로 간추려 1장에서 설명한다. 그리고 2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어떻게 이 이론에 맞춰 자신의 생활을 재설계해서 지금처럼 자족하는 라이프코치로 살고 있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삶의 의미를 자문하며 침잠하는 시기는 개인마다 다르지만 그 안개 같은 시기를 뚫고 지날 때 더 튼튼하고 믿음 가는 이론을 중심으로 재설계하고 싶다면 아들러의 심리학은 참으로 유용할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