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을 중심으로 우리 한국인만의 내재된 문화적 특성을 해박한 지식과 분석으로 풀어내고 있는 <너 누구니>이다. 천일야화처럼 우리에게도 끝나지 않는 꼬부랑 이야기 고개가 있다는 선생의 서두를 따라 총 12개의 이야기 고개를 넘는 맛은 참으로 재미가 크다.
세계 인종을 먹는 도구(손으로 먹는 방식까지 포함하여)로 나눈다면 젓가락을 사용하는 비율은 30%이라고 한다. 한중일 삼국이 모두 젓가락을 쓰지만 젓가락의 발명부터 세세한 쓰임의 방법까지 여러 다양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각 나라의 국민성과 특징을 대비되어 나타난다.
젓가락만으로도 이렇게 두툼한 책을 저술한 선생은 젓가락질은 정말 잘 하실 거라는 것은 자명할 터이다. 하지만, 이렇게 젓가락에 대한 방대한 이야기를 전개한 배경에는 선생의 젓가락질에 대한 의외의 고백이 12번째 고개 마당에 들어 있다. 이 책의 반전이다. 빼OO데이가 아니라 젓가락의 날로 선포된 11월 11일, 2015년에 청주시의 적극적인 참여 덕택에 젓가락의 날을 한중일 삼국이 선포했다고 한다. 11 고개를 넘으면서 젓가락에 숨은, 혹은 파생된 문화 이야기에 빠져 있던 독자를 화들짝 깨우는 젓가락 축제에 대한 이야기는 역시 문화 마당을 펼치는 선생의 장기가 녹아 있다. 올해 11월 11일은 꼭 선생의 뜻을 새기며 젓가락을 주변인에게 선물해 볼까 한다.
책의 12 마당을 넘나 들며 선생과 즐거운 지적 대화 놀이를 한 듯 여겨진다. 이 책은 총 4권으로 구성된 한국인 이야기 중 두 번째에 해당한다. 이미 출간된 <너 어디에서 왔니>와 출간 준비 중인 <너 어떻게 살래>, <너 어디로 가니>도 챙겨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