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 - 손쉽게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행동설계의 힘
칩 히스 & 댄 히스 지음, 안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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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는 어떻게 해야 가능해지는가? 


  <스위치>는 변화하고 싶지만 변화에 번번히 실패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변화란 주로 '거대한 무언가'를 해야 가능할 것 같지만, <스위치>는 아주 작은 일로 큰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벽에 달린 버튼을 누르면 곧 방이 환해지는 것처럼!

 

  1. 기수에게 방향을 제시하라

  2. 코끼리에게 동기를 부여하라

  3. 지도를 구체화하라

  세 가지 커다란 틀에 맞춰서 저자들은 변화의 요령을 세세하게 짚어나간다. <스위치>를 읽으면서 깜짝 놀란 부분도 많았다. 상식이 뒤집혔달까? '자제력은 소모성 자원이다.', '저항으로 보이는 것은 종종 명확성 결핍의 문제다.', '"지금 당장 효과를 보이는 게 무엇일까?"'라는 문장들을 보며 머리를 탁탁 두드리는 느낌이 들었다.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저자들은 "결코 변화할 수 없는 것은 없다"라고 말하며 경직되 있던 내 머리를 꾹꾹 눌러서 풀어준다.

 

  저자들은 사람의 호기심을 끌어내는 데 익숙하다. 책은 사례로 가득차 있고, 그 사례를 보면서 어떻게 변화가 가능했는지를 먼저 보여준 뒤, 그 사람들이 사용한 '변화의 법칙'을 설명한다. 딱딱하게 "당신은 이러므로 그러해서 저러한 것을 하고 싶으면 이러저러그러요러해야한다. 이것을 무엇무엇의 법칙이라 하는데 어쩌구 교수가 저쩌구 일을 해서..."라는 분석과 서술로만 가득차 있는 책보다 "이웃집에 누구가 이래서 저랬대. 그런데 그게 알고보면 그래서 요렇게 된 거래!"라고 말하는 게 훨씬 더 읽기 편하다. 그리고 <스위치>는 후자다. 책을 읽으면서 수다를 떠는 기분이 들었다. 한 마디로 즐거웠다는 소리다. 더구나 사례 속에서 보이는 '변화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은 내 모습과 자주 겹쳐져서, 조금쯤은 심각하게 읽었다.
 

  작은 일로도 큰 변화가 가능하다는 건 놀라우면서도 몹시 매력적이다. "할 수 있다!"라는 느낌이 드니까. 어쩌면 <스위치>가 변화의 스위치를 누르는 시작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2010.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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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가 세계였을 때
스튜어트 고든 지음, 구하원 옮김 / 까치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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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보고 깜짝 놀랐다. 결코 읽고 싶어지는 책 표지가 아니다. 빨간 고딕체로 적힌 글자, 푸른 지도에 빨간 옷을 입은 사람... 요즘은 인문교양책도 참 예쁘게 나오는데, 이 책은 마치 전공서적과도 같은 삘을 풍기고 있었다. 나를 읽으면 너는 지루해서 졸게 될 거야, 라는 경고문이 부착되어 있는 것 같은 표지의 모양에 너무 놀란 나는 이 책의 원판을 찾아보았는데, 훨씬 우아하고 고급스러웠다. 까치는 어째서 책의 표지 디자인을 바꾼 것일까? 책의 표지를 보고 저절로 선입견에 휩싸인 나는 두려움에 떨며 책을 펼쳤다. 

 

  객관적인 역사 서술은 없다고들 한다. 쓰는 사람의 시각을 완벽하게 제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책을 읽기 전에는, 스튜어크 고든, 이름만 들어도 아시아 사람이 아닌 것 같은 이 사람이, 아시아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깊이있는 서술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기우였다. 스튜어크 고든은 조금은 독특한 방법을 선택했다. 아시아 사람이 서술한 기행문 등의 자료를 기반으로 하여, 그 당시의 아시아를 살고 있던 사람들의 시선을 따라갔던 것이다. 그래서 <아시아가 세계였을 때>는 딱딱하지 않았고, 자연스러웠으며, 재미있었다.

 

  현장, 이븐 파들란, 이븐 시나, 인탄의 난파선(인양된 난파선의 유물을 보고 당시 시대의 교류를 추측하고 있어서 다른 장 보다 좀 더 독특하다), 아브라함 빈 이주, 이븐 바투타, 마환, 바부르, 토메 피레스. 이들 중에서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사람은 없다. 인도까지 가서 불교법전을 가지고 돌아온 현장(삼장법사)과 의술에 한 획을 그었다는 걸출한 사람 이븐 시나 정도는 나올지도 모르지만, 그마저도 역사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비껴있다. 대부분은 생소한- 그 당시에는 쌀알만큼 많았던 보통 사람들이다. 그러니 그들은 아마도 당시에는 평범했던 여정을 따랐을 것이다. <아시아가 세계였을 때>는 무역에 관한 이야기가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지만, 상인 이외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나온다. 승려(현장), 학자(이븐 시나), 군인이자 군주(바부르), 사신(이븐 파들란)..... 그래서 각 장마다 다양한 맛이 있다. 조금씩 다른 각도로, 그 시대에 바짝 붙어서, 세심하게 아시아라는 세계를 탐구해가는 느낌이다. 

 

  내가 알던 아시아는 중국-한국-일본으로 이루어진 동아시아를 일컬었다. 다른 나라들과는 단절된 느낌이었다. <아시아가 세계였을 때>는 뚝뚝 단절되어 있던 내 안의 '아시아'를 연결시키고 확장시켰다. 그 동안, 나는 중동 지역이 어째서 아시아라고 불리는지 알 수 없었다. 그 쪽은 이 쪽과 종교도 관습도 사람도 환경도 너무 다른 것 같았다. <아시아가 세계였을 때>가 보여주는 것은, 아시아가 이렇게 잘 짜여진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는 하나의 세계였다는 것이다. 체계적으로 명문화되지는 않았으나 같은 것을 공유하고(선물을 바치고 예복을 하사하는 관습 등), 그래서 말이 통하지 않아도 순조롭게 교류가 이루어졌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뜻이 통한다는 것이, 나는 굉장히 신기해보였고, 아시아가 하나의 공동체라는 증거로 보였다. 이 책이 궁극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은 아시아라 불리는 지역에 넓게 퍼져 있던 거대한 문화적 네트워크인 것 같다. 이 네트워크는 상당히 점조직과 비슷해서, 피라미드식의 조직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조직으로 보이지 않을 것 같다. 느슨해 보이는 이 네트워크는 상당히 강했고,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유대감과 친숙함이라는 것을 만들어주었다. 


  <아시아가 세계였을 때>는 지루하기는 커녕 흥미진진했으며, 색다르고, 새로운 '아시아'에 대해 알려주었다. 아쉬운 것이라면 극악한 센스를 자랑하는 표지와(정말이지 이 표지는 참 수상해 보인다), 책의 정확히 중간에 들어가 있는 사진들이라 하겠다. 굳이 '왕실의 기부금을 전달하기 위해서 메카/8장에 걸쳐 수록된 사진사진사진사진/와 델리를 정기적으로 여행했다'라는 식으로 글을 끊어먹을 필요가 있었을까. 그 장이 끝나고 넣어도 됐을 텐데. 이러한 디자인적인 아쉬움을 빼고는 정말 좋은 책이다. 정말 디자인만 아니면, 완벽하다.


2010.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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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 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
배철수.배순탁 지음, 남무성.양동문 그림 / 예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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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TV세대고, 소리만 나오는 라디오보다야 영상도 함께 나오는 TV가 더 편하다. 무엇보다도 나는 귀로 듣는 음악보다는 눈으로 보는 글이 더 좋고, 들어서 좋다 하는 곡도 굳이 찾아가며 알아보지를 않아서, 음악에 대해 진짜 잘 모른다. 그런 내가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을 읽는 것은 좀 웃긴 일일지도 모르겠다. 음반이 없는 상태에서 음반에 관해 적은 책을 읽는다는 건 더더욱 우스운 일일지도 모르고. 그런데 음악에 대해 생판 모르는 나도 이 책을 무척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을 보면,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20년간 꾸준히 애청된 이유를 알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책은 음반이 발매된 시기에 맞춰서 1960년대, 1970년대, 1980년대, 1990년대, 2000년대로 나누어 싣고 있다. 음반의 역사가 어쩌고저쩌고 의미가 어쩌고저쩌고 고리타분한 이야기만 있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도 사실이다(다시 말하지만 나는 음악에 대해 잘 모르고, 그래서 전문 용어가 나오면 조용히 책을 덮고 싶은 충동이 든다). 그러나 배순탁 씨의 음반에 대한 설명과 배철수 씨의 멘트가 어우러져서 생초보인 나도 어려움없이 팝에 대해 알아갈 수 있었다. 귀동냥으로 들었던 단어들을 책에서 만나면 신기했고, 아는 곡이 나오면 반가웠다. 비단 음반에 대한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음안인들과의 인터뷰, 뮤직캠프에 대한 사람들의 감상(?)까지 볼 수 있다. 그래서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아,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이런 느낌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에 관한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 음악방송을 들은 느낌이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그들은 음악으로 세상을 바꾸고자 했다'는 문장이다(1960년대였던가?). 정말 로맨틱하면서도 야심만만한 발언이다. 그러나 옛날 중국에서는 음악으로 사람을 다스렸다는 고사가 있으니, 그리 허무맹랑한 얘기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음악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에 대한 음악가들의 믿음은 정말 놀랍고 사랑스럽다.

 

2010.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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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와 나 - 한 초보 부부 그리고 강아지 한 마리의 가족 만들기
존 그로건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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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계 3대 지랄견이라고 불리는 개들의 만행을 기록한 포스팅을 본 적이 있다. 입이 떡 벌렸다. 콘트리트 벽조차 갉아댈 수 있는 재능을 지닌 개들. 친척이 키우던 개를 주겠다고 했다고 자랑하는 사람에게 "당신 그 사람에게 뭘 잘못했어요? 어서 빌어요."라고 달린 답글들. 그 포스팅을 보면서 어떻게 저런 개를 키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얌전하고 영리한 개라고 해도 키우는 건 꽤 힘들다. 기운이 넘치고, 계속 말썽을 피우고, 말도 안 듣는 개를 키우다니 해탈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말리는 래브라도 리트리버다. 그런데 우리가 믿고있는 '영리하고 얌전한 래브라도 리트리버'와는 달리, 멍청하고, 말썽부리고,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외로워하고, 천둥이 치면 발광을 한다. 그렇다. 지랄견이다. 말리의 행실을 보고 있자면 나부터 기운이 쭉쭉 빠진다. 그러나 말리의 행동은 결코 밉지가 않다. 저자는 말리를 '멍청한 개'라고 집요하게 부르지만(험담에 가깝다), 그 호칭에서는 짜증이 아닌 사랑스러움이 묻어나온다. 말리가 아무리 말썽을 부려도, 말리 때문에 포기해야 하는 것이 많아도.


  <말리와 나>는 말리를 키우는 한 가족이 주인공이다. 가끔 말리가 콧망울 정도만 비치는 에피소드들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확실히 <말리와 나>다. 말리가 많이 나오든 적게 나오든, 가족의 안에 말리가 있다. '키우는 동물'이 아닌 가족으로써. 낙천적이고 행복하고 기운이 넘치는만큼 말썽을 부리는 명랑한 개 말리를 대하는 저자와 그의 가족의 태도를 보면서, 아 이게 가족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자란 부분조차도 품고 보듬어주는 울타리. 해탈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품는 거구나. 가슴이 따듯해졌다. 그래서 말리가 늙고, 병들고, 그래서 말리가 죽었을 때. 저자가 느꼈던 상실감의 일부가 나에게도 전해졌다. 조금 울었던 것 같다.


  흠이라고 할까.

  말리가 죽고 나서, 말리를 연상시키는 특성을 가진 럭키라는 개의 광고를 보고 저자가 부인과 함께 "보러 갈까?"라고 말을 하며 <말리와 나>는 끝난다. 그런데, 맨 앞의 저자 소개에서 저자는 자신이 말리와 정반대인 래브라도 리트리버 그레이시를 키우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의 말과 글의 끝부분에서 느껴지는 간격이 작위적으로 느껴졌다(억지로 감동을 부풀리려고 하는 마무리에 힘을 준 느낌이랄까). 끝부분에 럭키를 보러 간다는 말이 없었거나, 아니면 지금의 얌전한 그레이시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면 작위적인 느낌을 덜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그레이시를 키우게 된 데에도 나름의 역사가 있겠지만). 그게 뭐 잘못은 아니다. 기왕이면 얌전하고 영리한 개가 같이 살기에 수월한 것은 사실이니까. 그리고 그 이유로 그들이 멍청한 개 말리를 사랑했다는 사실이 변색되지는 않는다.


2010.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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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움직이는 100가지 법칙 - 하인리히에서 깨진 유리창까지
이영직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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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세상을 움직이는 100가지 법칙>을 들여다보면, 깨진 유리창 법칙이니 붉은 여왕의 법칙이니 하는 가지각색의 법칙이 있다. 길지 않게 짤막하게 설명되어 있는 법칙들을 들여다보면 어느 순간 마지막장이다. 쉽고 편안한 어투로 쓰여져서 관련 지식이 없더라도 재밌게 읽을 수 있다. 게다가 책 한 권에 각종 법칙을 훑어볼 수 있다는 것은, 더구나 생각날 때마다 휙휙 찾아볼 수 있는 구성이라는 것은 장점이다. 몰랐던 법칙도 꽤 많이 알게 되었고. 하지만 각 법칙 당 1p~4p 정도의 짧은 내용이니 자세한 것을 알 수는 없고, 간단한 개괄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제목 밑에 간단한 정의를 적어두었더라면 더 보기도 좋고, 법칙에 대해 한 눈에 들여다볼 수 있었을 텐데 그렇지 않아서 좀 아쉽다. 법칙을 설명할 때 '기업, 경제, 성공'이라는 키워드에 치중한 느낌이라 좀 놀랐는데, 책이 분류되어 있는 분야가 인문교양이 아니라 자기계발 분야이니 별 흠이 아닌 듯 하다. 이 책에서 관심이 가는 법칙을 찾아두었다가 다른 책을 찾아보면 더더욱 풍부해 질 것 같다. 



  덧붙임.
  176p 마지막 줄의 오류 - A:B의 피격 가능성이 9:15면 ->A:B의 피격 가능성이 9:25
  (앞뒤 맥락으로 보아 15가 아닌 25가 맞을 듯하다)

2010.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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