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빨간 거짓말 - 카네기 메달 수상작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10
제럴딘 머코크런 지음, 정회성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솔직히 말하자면 별은 2.5개 정도.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눈에 띄어서 빌렸다. 어째 너무 쉽게 읽힌다 했더니 청소년 도서였다.
 
  어느 날 도서관에 체험학습을 간 에일사가 만난 MCC버크셔. 정체불명인 남자는 에일사를 따라 포비부인의 골동품점에 온다. 그는 물건에 얽힌 여러가지 신기한 얘기를 해 주며 물건을 팔거나 / 안 팔거나 한다. 물론 그 얘기는 지어낸 거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움직인다. 나는 이런 이야기 속 이야기 구조를 좋아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재미있게 읽었다.
 
  그러나 이 책의 결말은 내가 받아들이기엔 너무 힘든 종류였다. (미리니름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뒤로 돌아가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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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서 결말은 아주 중요하다. 지금까지 들었던 이야기를 한번에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게 결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데 <새빨간 거짓말>의 결말은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나 있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갑자기 툭 튀어나와서 군식구가 된 MCC버크셔의 정체다. 이 사람은 도서관에서 뭘 하던 사람일까? 혹시 책 속의 등장인물일까? 아니면 에일사의 아버지가 천국에서 부인과 아이의 고난을 지켜보다가 도와주려고 나타난 걸까? 아니면 책의 요정인가? 별별 생각을 다 했다. 이런 MCC버크셔의 정체가 책의 마지막에 밝혀진다.
 
  MCC버크셔의 정체는 현실의 왕따 청소년으로, 에일사와 포비 부인 등을 창조한 작가다. 책의 마지막에서 에일사 등의 등장인물들은 MCC버크셔가 작가이며 자신들은 책 속의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 결말을 보고 나는 허탈했다. 아아...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당신들이 본 이야기는 사실 모두 작가의 꿈이었어요. 우훗."이라는 결말을 본 시청자의 기분이 이랬을까. 의미 없는 것에 마음을 줬다는 느낌은 참 찜찜하다. 그래서 이 글은 이 결말로 나에게 뭘 보여주려고 한 걸까? 잘 모르겠다.

 
  책 속 이야기 중에서는 필기구함 / 장난감 병정 이야기가 좋았다. 침대 이야기가 제일 별로였다. 
  
   


2011.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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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눈
미야베 미유키 지음, 정태원 옮김 / 태동출판사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추리소설을 읽을 때, 한국어판이 더 없나 찾다가 검색에서 발견한 단편집. 필자가 여러 명인 책은 도박이라서 잘 사지 않는데, 이 책은 필자들이 워낙 빵빵해서 그냥 샀다. 책의 주제는 50. 일본출판사 50주년 기념 단편집인 듯하다.
 
* 절단 / 아야쓰지 유키토
- 관 시리즈를 쓴 아야쓰지 유키토의 단편이라, <절단>도 추리물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기담이었다. "50번 절단해서 50조각이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얘기가 있으니 추리라면 추리인데, 전설과 섞여서 죽은 게 사람인지 ******인지(원문에도 ******라고 나와있다. 나는 이게 뭔지 몹시 궁금하다.) 참 헛갈린다. 물론 수수께끼를 풀면 이 문제도 풀리기는 하지만 다 읽고 나서 좀 이상한 기분이었다. 주인공처럼 내 머리도 몽롱해지는 기분.
 
* 눈과 금혼식 / 아리스가와 아리스
- 히무라 히데오가 나오는 '작가 아리스' 시리즈 단편이다. 눈이 오는 날 살해된 남자가 있다. 그리고 미묘하게 알리바이가 성립하는 두 명의 용의자가 있다. 그리고 사건에 관한 중요한 증언을 하려 했으나 기억상실증에 걸린 남자가 있다. 남자가 잃어버린 기억 속 증언은 뭘까, 가 포인트. 소소했다. 어른에게 속은 젊은이의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 50층에서 기다려라 / 오사와 아리마사
- 내가 모르는 작가. 도시전설을 소재로 하고 있다. 반전에서 머리를 빡! 치는 느낌이 없어서 아쉬웠다. 뭐랄까, 짐작이 가능했달까... 반전이 조금 더 강렬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면 너무 인위적이었을라나? 그건 그렇고 왜 사람들은 도시전설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걸까? 이러는 나도 도시전설 중에 한 두개 솔깃한 게 있긴 하지만.
 
* 영국 셰필드 / 시마다 소지
- 미타라이 기요시가 나오지만 추리물은 아니고, 스포츠 성장물이라고 해야 할까. 미스터리라기보다는 씁쓸하기도 하고 훈훈하기도 한 느낌이 드는 단편이었다. 장애인의 인권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소설이었다. "주인공이 셰필드 챔피언이 되자 체육관에서 그가 들어오는 걸 거부했다 -> 장애인이 셰필드 대표로 나가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에." 이런 설명이 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해가 되면서도 이해가 되는 게 우울했다.
 
* 오래된 우물 / 다나카 요시키
- <아루스란 전기>, <은하영웅전설>, <창룡전> 등을 쓴 작가. 필진이 빵빵하구나 느끼게 된 이유 중 하나. 고풍스러운 느낌의 옛 이야기를 듣는 듯하다. 내용이나 발상 자체가 참신한 건 아닌데, 분위기랑 어우러져서 재밌었다. 다소 여운이 남는 결말 때문에 다시 읽어보기도 했다. 아기는 뒤바뀐 걸까, 아닌 걸까?
 
* 여름의 빛 / 미치오 슈스케
- 이름을 어디서 들어본 것 같아서 검색해보니 <달과 게>를 쓴 작가다. 신간 소개에서 본 게 어렴풋하게 기억에 남았나보다. 그런데 그 소설도 아이들 얘기 아니었나? <도박 눈>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단편이다. 초등학생이 주인공이고, 딱 초등학생이 할 법한 얘기가 추리물의 탈을 뒤집어쓴 성장소설로 있었다. 보이지 않는 떠돌이개, 산에서 막대를 들고 내려온 소년, 사진에 찍힌 빨간 웅덩이. 소년이 개를 죽인 걸까? 단숨에 읽어버렸다. 미치오 슈스케의 다른 글도 읽어보고 싶다.
 
* 도박 눈 / 미야베 미유키
- 미미여사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미야베 미유키의 단편.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읽어보지는 않았다. 이 단편이 미미여사의 글 중 최초로 읽어본 거였는데, 재밌었다. 표제작이 될 만 하다. '도박 눈'이라는 괴물체(소유하면 도박운이 강해짐-> 폐인 되어 죽음)가 날아온 간장상인의 집, 그 집 딸과 친구와 동네형이 동네 신사 앞 돌상의 도움을 받아 도박눈을 물리치는 이야기. 사투리도 재미있고 이야기도 잘 짜여 있다. 에도 괴담도 꽤 재밌네, 하고 생각했다.
 
* 하늘이 보낸 고양이 / 모리무라 세이이치
- 추리물이다. 시점이 바뀌어가며 진행된다. 1.지하철에서 떨어진 할머니, 2.시골에서 상경한 총각, 3.팬티도둑, 4.노숙자, 5.경찰 순이다. 시점이 바뀌어서 처음에는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하나 어리둥절했다. 살해당한 사람은 야요이라는 여자로, 소매치기 당한 시골총각을 도와주고, 팬티를 도둑맞고, 고양이를 두 달 전에 잃어버린 여자다. 모든 정황이 모자이크처럼 맞춰지는 게 재밌었다. 엽서에 고양이 발자국이 안 찍혔으면 어땠을까? 그 생각을 하면 정말 하늘이 고양이를 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 미래의 꽃 / 요코야마 히데오
- 법의학자가 등장하는 추리물. 증권인 살인사건의 진실을 병원 침대에서 사건/이야기 만으로 추리해낸다. 재미가 없지는 않았는데 뭐랄까, 약간 심심했다. 대화가 대부분이라 그럴지도 모르겠다.
 
 
  전체적으로 만족 200%. 
  
   


  덧붙임. 

  지금 검색해보니 내가 모르는 작가도 책이 우수수 나온다... 진짜 필진이 빵빵하구나;;; 
  
 

 
2011.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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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5대 희극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셰익스피어 연구회 옮김 / 아름다운날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셰익스피어를 안 것은 아주 오래 전의 이야기지만, 줄거리본을 읽은 게 대부분이고 실제 셰익스피어가 작성한 대로 읽은 것은 2편 뿐이다. <리어왕>과 <맥베드>.
 
  서양 문학에서 빠질 수 없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셰익스피어의 글은 한 번쯤은 읽어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고전은 괜히 고전이 아니니까 말이다(하지만 신간에 밀려서 잘 안 읽게 되기도 한다 ^_ㅜ 고전은 최소한 절판이 되지는 않으니까...). "좋아! 결심했어!"하고 셰익스피어의 책을 찾아다녔는데 역시 고전이라 책이 많기도 많다. @_@;;; <- 이런 표정으로 책을 찾아다니다가 <셰익스피어 4대 비극 5대 희극>을 발견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이렇다. 
 

  1. 4대 비극(리어왕, 맥베드, 햄릿, 오셀로)와 5대 희극(뜻대로 하세요, 말괄량이 길들이기, 베니스의 상인, 한여름밤의 꿈, 십이야)이 한 권에 다 들어가 있다. 
  
  2. 줄거리본이 아닌 희곡본이다.
  
  3. 역자가 '셰익스피어 연구회'니까 왠지 괜찮을 거 같다.
  
  4. 오래 보관해도 좋을 것 같은 깔끔한 책디자인이다.

  
  
  책 사이즈는 생각보다 작다. 분량이 꽤 되는 것인 만큼, 편집을 밟았다. 그렇지만 가독성은 좋다.   


 
2011.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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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환상문학 단편선 Miracle 2
김재한 외 지음, 김봉석 해설 / 시작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2008년 여름에 같은 제목을 가진 단편집 두 권이 나란히 나왔다. 각각 [시작]과 [황금가지]에서 펴낸 책이었는데 당시엔 사지 않았다. 그러다 이 책이 구간이 될 무렵, [시작]에서 나온 단편집의 저자를 보니 익숙한 이름이 꽤 많이 보여서 구입했다. 그리고 다른 책들과 함께 책장에 박아뒀다가, 책장 정리를 하면서 발굴해서 읽기 시작했다. 총 9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환상문학 1.5세대 즈음 되는 나는 '한국 판타지(환상) 소설 = 초장편'이라는 느낌이 있다. 1권으로 완결되는 책이 없었고 짧아봤자 5권 정도였으니까 그렇게 생각할 만도 하다. 그래서 단편소설은 어떨까, 좀 두근두근했다. 아무래도 장편의 논리와 단편의 논리는 많이 다르니까.
 
  장편을 잘 쓰는 사람이 있고 단편을 잘 쓰는 사람이 있는데, 여기서는 장편을 쓰다가 단편을 쓴 분들이라 좀 페이스를 잃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장르가 좀 어렵기는 했다. 환상문학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잇는 세계가 아니라 다른 세계를 보여줘야 하니까 세계관을 어느 정도는 설명/묘사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단편이라 페이지수는 정해져 있으니, 설명과 이야기의 비율이 좀 흐트러져도 어쩔 수 없지 않나 싶다. 같은 이유 때문에, 전체적인 글의 느낌이 너무 딱딱했다. 고심한 흔적이라고 생각하고 좋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은 힘 안 들이고 쓴 것 같이 부드럽게 흘러가는 글이기 때문에 나에게는 맞지 않았다.
 
  <한국 환상문학 단편선>에서 제일 좋았던 것은 <목소리>였다. 일단 다루고 있는 게 확 튀기도 했고(왕년에 열심히 읽었던 <요재지이>의 느낌이었다), 동양풍의 판타지란 뭔가 다시 생각하게 하는 것도 좋았다. 무엇보다 얘기가 재미있었다. 뱀 혀라니. 두근두근. 괴담은 싫어하지만 기담은 좋다. 글이 흘러가는 것도 부드러워서 책장이 막힘없이 술술 흘러갔다.
 
  그와 거의 비슷하게 좋았던 것이 <사육>이다. 뱀파이어 물인데, 발상의 전환을 통한 유머러스함이 있었다. 심각한 분위기인데 읽는 사람은 재미있는 거라서, 다시 한 번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글이었다.
 
  <상아처녀>는 판타지라기보다는 SF에 가까웠다. 숨기려고 했던 이야기가 짐작이 쉽게 가서 약간 김이 빠지는 것도 있었다. 그러나 이야기 자체가, 감정을 조금이라도 캐릭터에게 실어주면 엄청 씁쓸한 내용이기 때문에 읽고 난 뒤에 머리 속에서 내용이 좀 맴돌았다. 에전에 SF단편집에서 봤던 채소여자 얘기가 떠올라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그 단편에서 하는 중심 이야기는 이것과는 좀 달랐지만...... 아무래도 '사육당하는 인간이 아닌 여자'라는 느낌이라 그런 것 같다.
 
  <카나리아>는 현대를 배경으로 했는데, 묵직한 느낌이었다. 일본 동요 카나리아에서 착안한 것 같다. 으스스하고 약간 미친 것 같은 분위기가 좋기는 했지만 내가 이런 걸 좀 싫어해서 읽으면서 기분이 좀 찜찜했다.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게 있기는 한데 나는 그걸 계속 거부하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읽고 나서 약간 피곤했다.
 
  <용의 비늘>은 이야기 속 이야기라는 형식을 차용하고 있다. 그런데 그렇다면, 레첸과 일행이 만나는 장면을 서두로 보여줬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가 너무 크고 중간 부분에 현실로 돌아오면서 "어? 뭐야?"하는 느낌이 잠깐 든다. 잘 따라가던 얘기가 예기치못하게 한 번 끊기는 느낌이랄까. 게다가 용의 정체가 너무 쉽게 짐작이 가능해서 긴장감이 떨어졌다.
 
  <윈드 드리머>는 설명이 장황한 느낌이었다. 머리가 큰 것에 반해 꼬리에서 팍 무너진 느낌?; 세계관이 신선하고 좋았지만 설명해야 하는 세계관의 장황함을 보자면 단편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야기를 읽은 느낌이 아니라 설정집을 본 것 같았다.
 
  <세계는 도둑맞았다>는 라이트노벨틱한 캐릭터 중심의 톡톡 튀는 느낌이 좋았다.
 
  <과거로부터의 편지>는 괴담인 것 같은데 어디서 무서워해야 하는지 포인트를 못 잡아서 실패.(나로써는 다행한 일이다. 나는 괴담이 싫다.)
 
  <내가 바란 단 하나의 행복>은 아이러니가 좋았지만, 이상하게도 처음 읽었을 때는 잘 이해가 안 갔다.
 
 
  이러니 저러니 얘기했지만 전체적으로 무난한 느낌이다. 책이 꽤 두꺼운데, 막히는 부분 없이 꽤 재미있게 읽었다. 한 권에 다양한 색이 있어서 말 그대로 '한국 환상문학 단편선'이었다. 그런데 글을 읽으면서 왠지 빠져드는 느낌이라기보다는 "아 이건 이렇네. 저건 저렇네."하고 냉정한 눈으로 보게 된다. 이러면 더 재미있을 텐데, 하고 머리 속에서 쨍알쨍알거리는 거;;; 재미가 없어서가 아니라 이것만 채우면, 하고 아쉬운 느낌이 드는 거다. 아마도 내가 글에 완전히 몰입하지 못한 게 아닌가 싶다. 
  
   


2011.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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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고에 저택 살인사건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한희선 옮김 / 시공사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네 번째로 읽은 아야츠지 유키토의 책. 관 시리즈가 아닌 단권의 미스터리다. 관 시리즈보다는 집중도가 떨어지는데, 그건 등장인물이 너무 많이 등장하고 저택의 묘사가 많고, 암시가 너무 심하다는 삼박자가 맞아 떨어져서 그런 것 같다. 묘사에서 미스터리라기보다는 살짝 심령괴기물의 느낌이 풍긴다. 나카무라 세이지의 작품들도 굉장하지만 키리고에 저택도 만만치 않다. 예언하는 저택이라니! 

  줄거리 :
  극단 암색텐트의 단원들이 눈보라를 만나 키리고에 저택으로 흘러들어온다. 앤티크로 꾸며진 저택에서, 눈보라가 멈출 때까지 머무는 것을 허락받았지만 저택 사람들은 그들을 왠지 꺼리끼는 것 같다. 그리고 저택의 예언에 맞춰 극단의 간판배우가 동요에 맞춰 살해당하고 사람들은 범인이 누굴까 의심하는데...
  
  컨셉은 동요 살인이고 트릭은 인간 심리를 이용했다. 거창한 트릭은 아니었지만 조금 복잡했고 심리전이 많이 들어갔다. 제 1의 범인과 제 2의 범인을 활용한 것이 허를 찔렀다. 범인은 한 명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동요살인이라는 것도 꽤 재미있게 해석한 듯. 고립된 곳에서 살짝 미친 사람들의 이야기라서 색다른 분위기이기도 했고, 범인을 잡은 탐정이 범인이 되는 것도 흥미로웠다. 

  이 글을 읽고 얻은 교훈 : 자신의 생각과 미학에 취한 데다가 그것을 남에게 강요하기까지 하는 사람은 너무 무서운 것 같다.
 
  저택의 신비함을 돋보이게 하고자 배타적인 고용인들을 설정했는데, 그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숨어있는 그림자는 뭔지가 쉽게 짐작이 가능하다. 설마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 미즈키가 닮은 주인마님의 그림은 고전적이고 억지 같아서 진부한 느낌이 든다. 딱히 그림에 대단한 비밀이 숨어있거나 혹은 그림이 크게 활약하는 것도 아닌데 그 설정이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아무래도 저택의 미스터리 쪽에는 신경을 덜 쓴 것 같다. 이 부분을 줄이고 간결하게 갔으면 오히려 스릴러 느낌이 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절정도 조금 늘어진 느낌이고.
 
  사건은 해결됐지만 의문은 남았다. 대체 이 저택은 뭔가? 정체가 너무 궁금한데 밝혀지는 것이 없어서 더 궁금하다. 

  트릭은 재미있었지만 알리바이 표에 나온 첫음따기도, 살인사건에 이용된 동요도 일본사람이 아니면 잘 모를 트릭이라 어리둥절. 이럴 때 느끼지만 트릭을 차근차근 풀며 즐기기에는 자국 추리소설이 제일 좋은 것 같다. 
  
  
 

2011.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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