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현대화 그리고 가치투자와 중국
리루 지음, 이철.주봉의 옮김, 홍진채 감수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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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중국의 워런 버핏이라 불리는 리 루가 쓴 것이다. 중국 천안문 항쟁 당시 학생 시위의 주동자였던 그는 미국으로 망명한 인물이다. 이후 미국에서 경제학과 법학을 전공한 후 히말라야 캐피탈이라는 회사를 세워 자산 운용을 하고 있다. 리 루가 널리 알려진 건 버크셔 해서웨이의 부회장이자 워런 버핏의 오랜 파트너였던 찰리 멍거와의 인연 때문인데, 중국의 워런 버핏이라는 별명도 찰리 멍거가 붙여준 것이다. 찰리 멍거는 늘 리 루를 신뢰한다고 말해왔고 실제로 그의 자산 일부를 리 루에게 맡기기도 했다. 그가 자신의 자산을 타인이 운용하게 한 건 리 루가 처음이었다. 그만큼 그의 리 루를 향한 신뢰는 굉장히 두텁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세 개의 파트로 나뉘는데, 첫 번째 파트에서는 역사에 대한 그의 생각을 알 수 있다. 중국 문명의 발달, 현대화의 과정, 미래 예측까지 그가 갖고 있는 역사관을 상세하게 드러내고 있다. 투자자라면 크게 관심을 가질 부분은 두 번째 파트와 세 번째 파트이다. 사실 리 루라는 인물의 명성은 있지만 그가 구체적으로 어떤 삶을 살아온 인물이고, 투자관은 어떤지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 책 두 번째 파트와 세 번째 파트는 그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해당 파트에서는 그가 남긴 강연, 추천사, 연설, 에세이 등을 통해 그의 굴곡진 인생, 가치투자에 대한 그의 철학을 알 수 있다.

 책을 읽다 보면 그가 왜 중국의 워런 버핏이라 불리는지 알게 된다. 그의 투자 철학은 워런 버핏의 그것과 유사하다. 주식을 단순히 사고 파는 대상이 아닌 기업의 일부를 소유하는 개념으로 바라볼 것, 주식에 투자할 때 적절한 안전마진을 확보할 것, 주식시장의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스스로 정립한 기준에 따라 투자할 것 등 리 루가 말하는 투자의 원칙은 워런 버핏이 오랜 시간 말해온 것들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워런 버핏과 리 루는 모두 가치투자의 창시자라 불리는 벤저민 그레이엄이 오랜 기간 있었던 컬럼비아 대학에서 수학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뿌리가 같으니 이에 파생되는 철학도 비슷한 것이 아닐까.

 국내에서도 리 루에 대해서 알 사람들은 안다. 그러나 그간 국내 투자자들이 볼 수 있었던 그에 대한 자료는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짤막한 영상 정도였다. 마침내 이 책이 출간되어 그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게 되었다. 책의 가격이 비싸기는 하지만 내용의 깊이를 생각한다면 지불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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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씽킹 바이블 - 비즈니스 디자인의 원리
로저 마틴 지음, 현호영 옮김 / 유엑스리뷰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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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제목으로부터 알 수 있듯이 디자인 씽킹을 다룬 책이다. 저자는 디자인 씽킹을 이론적으로 체계화한 학자라고 한다. 디자인 씽킹이란 간단히 말하면 디자이너처럼 사고하는 것을 뜻하는데, 단순히 기술적인 진보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고객과 시장의 수요에 맞추어 전략을 짜는 것을 말한다.

 책에는 다양한 기업의 예시가 나온다. 디자인 씽킹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RIM이나, 위기의 상황 속 새로운 경영자를 통해 디자인 씽킹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P&G의 이야기를 통해 기업이 디자인 씽킹을 통해 어떻게 변화하며 시장에서 앞서 나갈 수 있는 지를 보여준다.

 책을 읽으며 디자인 씽킹을 실생활에서 어떤 식으로 적용하면 좋을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무언가를 타인으로부터 얻고 싶을 때에는 타인이 원하는 지점을 건드려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이 말하는 핵심이다. 자신이 만약 구직자라면, 단순히 스스로가 잘난 것을 자랑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어떤 능력, 경험을 회사에서 눈여겨 보고 필요로 할 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동네에서 조그마한 장사를 하는 사람이라면 해당 동네의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 가격 측면에서는 어디까지가 저항선인지 등을 생각해서 사업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전국에서 찾아오는 맛집도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데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곳들이었다. 수요를 일으켜 수익을 창출해 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이 책은 기업을 경영하는 사업가들이 보면 더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업가들의 고민은 결국 지속가능성에 있을 것이다. 역사가 보여주듯 기업이 오랜 기간 시장에서 살아남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소비자들의 니즈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탐구하는 기업들이 오랫동안 번영하고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이 책의 메시지가 기업을 이끌어가는 이들에게 생각해 볼 지점을 여럿 던져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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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 지금 가까워질 수 있다면 인생을 얻을 수 있다
러셀 로버츠 지음, 이현주 옮김, 애덤 스미스 원작 / 세계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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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덤 스미스를 생각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우리는 보통 자본주의의 아버지, 경제학의 창시자 등 경제학에서의 그의 명성을 떠올릴 것이다. 그가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국부론의 저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생전에 가장 소중히 여겼던 책은 국부론이 아닌 도덕감정론이었다. 이 책은 경제학이 아닌 도덕철학을 다룬 것으로, 국부론 못지 않게 훌륭한 책이지만 국부론이 너무 유명해진 탓에 상대적으로 조명을 받지 못했다.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은 도덕감정론의 중심 내용과 해설, 사례를 담은 책이다. 미국의 경제학자인 러셀 로버츠가 이 책을 현대적 관점에서 풀어내었다.

 도덕감정론 전문을 읽어본 적이 없기에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이 책은 도덕감정론의 핵심 내용을 짚으면서 이에 관한 사례를 덧붙여 다루기에 읽기 어렵지 않았다. 보통 철학 책은 딱딱하고도 난해한 문장들로 가득해 한 문단 넘기기도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은 덜어낼 것은 덜어내면서도 도덕감정론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저자의 자세한 해설과 이야기를 덧붙여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어떻게 하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가.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생각해왔던 주제이다. 애덤 스미스 또한 도덕감정론에서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그는 행복한 삶이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사랑스러운 존재가 되는 것이라 주장한다. 사랑을 받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부자가 되고 유명해지는 것이고, 두 번째는 현명하고 도덕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첫 번째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운데, 인간은 타인의 슬픔보다 기쁨에 더 많이 공감한다는 말을 한다. 결혼식과 장례식을 예시로 드는데, 결혼식에서는 짧은 순간이라도 상대방의 기쁨에 공감하며 즐거워하지만 장례식에서는 당사자가 겪는 고통, 슬픔의 절반도 공감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인간의 본능이란 본디 기쁨에 더 환호하며 가난한 사람보다는 부자의 화려함에 더 관심을 갖고 사랑한다. 그렇기에 타인으로부터 사랑을 받으려면 부자가 되고 유명해져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식에는 분명한 단점이 있는데 평생토록 사람들로부터 관심이라는 이름의, 사실상 끝없는 감시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애덤 스미스는 두 번째 방법, 자기 자신을 잘 돌보고, 다른 사람을 해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을 선한 마음으로 대하는 미덕의 삶을 통해 타인으로부터의 진정한 사랑을 받기를 권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워런 버핏이 자주 떠올랐다. 그는 자신을 사랑해 줬으면 하는 사람들로부터 사랑 받는 삶이 성공한 삶이라고 자주 말하곤 했다. 애덤 스미스의 생각과 일맥상통한다. 버핏은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쥐었지만 그럼에도 미덕을 갖추어 사람들로부터 진정한 사랑을 받는 것이 중요함을 일찌감치 깨달았던 사람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모로 이 책은 내가 그간 가져왔던 여러 가지 욕망들이 내면으로부터의 진정한 욕망이었는지 되돌아보고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또 그런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했다. 무엇보다 도덕감정론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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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 어차피 살 거라면, 개정증보판
이근후 지음 / 메이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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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5년생 노교수의 책이다. 그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대학교수로서 50여 년간 환자들을 치료하고 학생들을 가르쳤다고 한다. 이 책에서 그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깨달은 바를 담담히 풀어내고 있다. 5년 전에 나왔던 책이지만 5개의 글을 새로이 추가해 개정증보판으로 다시 출간했다.

 평소에도 나이 든 분들의 이야기에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 사람이 소위 '성공한 삶', '명예로운 삶'을 살았던, 그렇지 않았던 간에 오랜 시간을 살아오며 많은 경험을 축적해왔기 때문이다.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배울 점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노교수의 책은 많은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게다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오랜 시간을 살아온 분이었다. 의사, 그 중에서도 정신과 전문의는 그 누구보다도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눴을 사람 아닌가. 그가 생각하는 인생, 삶의 의미가 무엇일지 궁금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가 말하는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행복한 삶을 사는 법은 내려놓기였다. 과거에 대한 후회를 내려놓고, 미래에 대한 불안을 떨쳐놓고 현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소소한 일상에서 삶의 의미와 즐거움을 찾으며 살아가는 것이 결국 행복한 삶이라는 것이다. 교과서 같은 말이지만 옛날 그 험난한 시대의 고난과 역경을 헤쳐온 그의 삶 속 이야기들이 덧붙여지니 말의 무게가 남다르게 와닿았다. 노인이 가진 조건이 그리 유리한 것이 없다 말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가치와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그의 말에서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배우기도 했다.

 나이가 든다는 말에서는 왠지 모를 서글픔이 느껴진다. 날이 갈수록 몸은 쇠약해지고 마음은 무력감과 허무함에 휩싸이기도 한다. 그 역시 한쪽 눈은 실명했고, 당뇨와 고혈압을 달고 살지만, 적어도 이 책을 통해 본 그는 여전히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자신을 사랑해 주는 이들과 함께하며 소소한 즐거움으로 살아가는 그의 이야기가 모두가 초행길인 인생에서 소중한 나침판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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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의 신 - 충주시 홍보맨의 시켜서 한 마케팅
김선태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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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공무원이 누굴까. 선출직이 아닌, 시험 쳐서 들어간 직업 공무원들 중 가장 유명한 공무원을 꼽자면 충주시 유튜브 담당자라 할 수 있다. 충주시 유튜브는 전국 지자체 유튜브 중 가장 많은 수인 63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그 유튜브 채널의 시작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기획, 촬영, 편집을 모두 도맡아 하고 있는 공무원이다. 책에는 충주시 유튜브를 맡기까지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유튜브 기획 전략, 채널 키우기, 공식 유튜브 채널 담당자들을 위한 조언 등이 담겨 있다. 대부분의 내용이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한 '썰 풀기' 형식이라 굉장히 쉽게 읽힌다.

 충주시 유튜브는 왜 성공했을까. 영상에 진하게 묻어 나오는 B급 감성 때문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지자체 유튜브가 정보 전달 위주의 따분한 내용들로 가득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각종 밈, 유행을 지자체와 결합시켜 B급 감성의 영상으로 만들어냈다. 그의 이런 홍보 방식에 많은 사람들이 반응했다. 책에서 말하는 그의 전략도 이와 다르지 않다. 홍보할 때 교육청에서 교육을 빼고, 도서관에서 (쓸모 없어진) 책을 태워보라는 그의 제안은 상식을 벗어난 역발상적인 행동이 결국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킨다는 것을 말한다.

 지자체 유튜브를 키워낸 스타 공무원으로서 이름을 알린 반면 그가 겪었던 인간적인 어려움은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한다. 경직된 공직 사회에서 남들과는 다른 행동을 벌이다 보니 주변에서 비판과 비난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돈이라도 많이 벌면 모르겠는데 얻은 건 성과에 비해 그리 크지 않다. '누구나 나를 아는데 돈이 없는' 웃픈 상황이다. 그러나 사기업으로부터 억대 연봉 제안이 들어왔음에도 거절한 것을 보면 나름대로 만족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거절 이유가 전권을 주지 않기 때문이라 하는데 실제 이유는 다르지 않을까 싶다. 충주시 유튜브에서 성공했던 전략이 사기업에서도 먹힐 것인가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기 때문 아닐까. 개인적으로 공직 사회가 아닌 다른 곳에서 그가 홍보 업무를 맡는다면 어떤 아웃풋을 낼지 몹시 궁금하다.

 저자는 공무원으로서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9급 공무원 출신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는 6급으로의 진급을 그간의 홍보 업무 성과를 바탕으로 단기간에 이루어냈기 때문이다. 홍보 담당자로서 그의 성공 전략과 그 과정에서의 어려움까지 이 책에서 모두 솔직하게 풀어냈다. 성공하기까지 운의 영향이 컸지만 운을 만나기 위해서는 도전이 있어야 한다는 그의 말도 인상적이었다. 남들과는 다른 방식이 성공을 불러 일으키는 요즘 시대에 맞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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