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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 어차피 살 거라면, 개정증보판
이근후 지음 / 메이븐 / 2024년 8월
평점 :
1935년생 노교수의 책이다. 그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대학교수로서 50여 년간 환자들을 치료하고 학생들을 가르쳤다고 한다. 이 책에서 그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깨달은 바를 담담히 풀어내고 있다. 5년 전에 나왔던 책이지만 5개의 글을 새로이 추가해 개정증보판으로 다시 출간했다.
평소에도 나이 든 분들의 이야기에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 사람이 소위 '성공한 삶', '명예로운 삶'을 살았던, 그렇지 않았던 간에 오랜 시간을 살아오며 많은 경험을 축적해왔기 때문이다.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배울 점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노교수의 책은 많은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게다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오랜 시간을 살아온 분이었다. 의사, 그 중에서도 정신과 전문의는 그 누구보다도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눴을 사람 아닌가. 그가 생각하는 인생, 삶의 의미가 무엇일지 궁금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가 말하는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행복한 삶을 사는 법은 내려놓기였다. 과거에 대한 후회를 내려놓고, 미래에 대한 불안을 떨쳐놓고 현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소소한 일상에서 삶의 의미와 즐거움을 찾으며 살아가는 것이 결국 행복한 삶이라는 것이다. 교과서 같은 말이지만 옛날 그 험난한 시대의 고난과 역경을 헤쳐온 그의 삶 속 이야기들이 덧붙여지니 말의 무게가 남다르게 와닿았다. 노인이 가진 조건이 그리 유리한 것이 없다 말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가치와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그의 말에서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배우기도 했다.
나이가 든다는 말에서는 왠지 모를 서글픔이 느껴진다. 날이 갈수록 몸은 쇠약해지고 마음은 무력감과 허무함에 휩싸이기도 한다. 그 역시 한쪽 눈은 실명했고, 당뇨와 고혈압을 달고 살지만, 적어도 이 책을 통해 본 그는 여전히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자신을 사랑해 주는 이들과 함께하며 소소한 즐거움으로 살아가는 그의 이야기가 모두가 초행길인 인생에서 소중한 나침판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