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없는 완전한 삶
엘런 L. 워커 지음, 공보경 옮김 / 푸른숲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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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 가지 고백하자면, 책을 펴기전에 '아이 없는 완전한 삶'이라는 제목에 거부감이 있었습니다. '완전한 삶'을 '완벽한 삶'이라고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책을 다 읽고 내려놓은 후에야 제목 옆에 병기되어있는 'Complete without Kids'라는 영어제목을 봤습니다. 영어 제목 'Complete'는 아이 없는 삶이 아이와 함께하는 삶 보다 우위에 있다는 뜻이 아니라 그 자체로 부족함이 없다는 표현입니다.

 그런 저자의 의도는 용어 선택에서도 드러납니다. 우리말로는 '아이 없는'을 평범하게 영어로 옮기면 'childness'가 됩니다. 하지만 제목에선 'without kids'라고 표기했고, 책 속에서는 'childness' 대신 'childfree'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영어권 사람들에게는 '-less'라는 접미어에서 받는 부정적인 느낌이 있는지 'childness'라는 용어에서 중요한 무언가가 빠졌다는 인상이 있어서 일부러 'childfree'로 바꿨다고 합니다.

 용어 하나에서도 드러나는것처럼 아이를 가지지 않고 살아가는 삶은 실제 생활 이전에 편견의 작용이 큰 상황입니다. 당장 제가 책 제목에서 가진 거부감이나 저자가 책을 쓰면서 사용을 피했던 'childness'라는 단어가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어색하지 않게 받아들여진다는건 누구나 아이를 가져야한다는 선입관이 작용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저자가 말처럼 아이가 없는 삶은 아이가 있는 삶을 사는 사람은 대부분의 사람들과 다른 선택을 했을 뿐이지 잘못된 길을 가고있는게 아닙니다.

 책에서 말하는 '아이 없는 삶'은 따로 정의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출산하지 않은 경우를 지칭합니다. 양자녀를 들이는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책에서 다루고 있지 않지만, 자녀가 있는 배우자와 결혼했다고 아이가 생겼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글을 쓴 저자부터가 현재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배우자가 자녀가 있지만 스스로 아이 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합니다.

 책은 서두에 아이 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겪는 현실에 대해서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아이 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은 그런 삶을 선택한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그런 선택에 대해서 조명합니다. 그 뒤 3장부터 6장까지는 아이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의 행복, 불안, 마주하는 문제들을 설명해줍니다. 마지막 장인 7장에서 아이 없는 삶에 대한 약간의 옹호를 하면서 책을 마칩니다.

 책은 상당 부분이 심리 상담을 하고있는 저자가 아이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여러 사람들을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저자는 인터뷰 결과를 아이 없는 사람들의 행복, 불안 등으로 나누어서 보여준 다음 마지막 장에서는 아이 없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날꺼라는 주장을 하면서 책을 마칩니다. 각각의 항목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바나 마지막 장에서 아이 없는 사람들이 늘어날꺼라는 근거들이 모두 탁월하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책 서두에서부터 저자가 주장하는 한 가지는 계속 머리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바로 아이 없는 삶을 '선택'했다는 대목입니다.

 아이 없는 삶을 '선택'했다는 주장은 반대로 아이를 가진 사람들은 아이를 가지는 것을 '선택'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아이를 가진 사람들이 '선택'을 한 경우가 많지 않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생물학적으로 1960년대에 피임약이 개발되기 전까지 인류는 아이를 가지는걸 선택하지 못했습니다. 피임약이 대중화된 지금 시대에도 대부분의 사람처럼 나도 할아야한다는듯이 비슷한 시기에 결혼하고 아이를 가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이 없는 삶에 대해 저자가 조명한 내용들을 읽으면서 아이 없는 삶 자체보다 선택하는 삶에 대해서 여러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대한민국보다 훨씬 다양한 형태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미국에서도 아이 없는 삶에 대한 편견이 있다는 사실도 재밌었습니다. 아이 없는 삶을 주로 다루고 있는 책이지만, 인생을 살아가면서 하게되는, 그리고 해야만 하는 선택에 대해서 여러가지 생각을 던져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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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글쓰기 - 단순하지만 강력한 글쓰기 원칙
박종인 지음 / 북라이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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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년차 조선일보 기자인 저자가 쓴 '기자의 글쓰기 : 단순하지만 강력한 글쓰기 원칙'은 악마도 감동하는 글쓰기라는 제목의 서문으로 시작합니다. 저자가 3년차 기자였던 1995년에 겪은 일화에서 풀어나간 글쓰기에대한 저자의 생각은 너무 강력하게 주장하는 바람에 거부감이 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책을 보물처럼 받들라고 하지않고 '읽고 체화하고 팽개쳐라'로 끝맺는 서문을 읽고나니 자연스럽게 저자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서문의 마지막 문장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1장 글에 관한 세 가지 이야기' 입니다. 

 

 철칙 1 글은 쉬워야 한다.

 철칙 2 문장은 짧아야 한다.

 철칙 3 글은 팩트(Fact)다.

 

 저자는 길지않은 내용으로 쉬움, 짧음, 팩트(Fact)라는 글이 갖춰야 할 세 가지 덕목을 머리속에 확실하게 각인시켜줍니다.



 '2장 글쓰기 기본 원칙'에서는 1장에서 말한 철칙들에 살을 붙여나가면서 좀 더 자세하게 일러주고 있습니다. 3장부터 8장까지는 글을 구상하는 법부터 문장을 쓰는 법, 마지막 문장, 퇴고 등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서 짚어줍니다. 책은 원칙을 자세히 설명해주는걸로 그치지 않습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조선일보 저널리즘 아카데미 '고품격 글쓰기와 사진 찍기'에서 수강생들이 제출한 과제문 중 일부를 각 장마다 실어서 독자에게 구체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했습니다.

 


  책을 손에들고부터 계속 '기자의 글쓰기란 이렇구나'하고 감탄하면서 읽었습니다. 저자는 글에 관한 원칙은 장르와 상관없이 똑같다고 주장하고 그 원칙만 익히고 지키면 훌륭한 글을 쓸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저자의 표현처럼 이 책은 거창한 글쓰기 이론을 풀어놓은 책이 아닌 재미있게 좋은 글을 쓸 수 있게 도와주는 요리책이라할 수 있습니다. 요리가 익숙하지 않을수록 사전에 레시피의 도움을 받아야 재료를 잘 조리해서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듯이, 글쓰기가 익숙하지 않은 이가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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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 X 디자인 - 인구 절벽 시대의 진실과 해법
가케이 유스케 지음, 정태원 옮김 /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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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감소 X 디자인'은 소셜디자인 프로젝트 'issue+design'을 운영하는 가케이 유스케라는 저자의 책입니다. 깔끔한 책의 표지 안쪽의 책날개에 이 책이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지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1. 인구감소 문제의 '본질'을 이해한다
2.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액션'을 알아본다

 위에 나와있는것처럼 이 책은 고령사회가 아닌 인구감소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1장 인구감소와 관련한 16가지 의문과 주요 데이터'에서 인구감소와 관련된 여러가지 데이터를 그래프로 만들어서 보여줍니다. 그렇게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2장 인구감소의 원인'과 '3장 인구감소의 유형'에서는 인구 감소의 원인을 살펴보고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눕니다. 이렇게 분석한것으로 그치지 않고 '4장 제안: 인구감소 문제에 대한 접근 방법'에서 인구감소에 대응할 방법을 다섯 가지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책 1장에서 분석한 인구가 감소를 일으킬 수 있는 몇 가지 명제의 사실 유무는 다음과 같습니다.

. 결혼하지 않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생애미혼율의 증가)
. 만남의 기회가 줄어들었습니다.
. 돈이 결혼과 출산에 영향을 미칩니다.
. 결혼하는 시기가 늦어졌습니다.
. 부부 평균 아이 수가 급격히 감소하지는 않았습니다.
. 첫째를 낳는 나이는 결혼 때문에 늦어졌지만, 그 다음 아이까지의 텀은 짧아졌습니다.
. 일과 양육의 양립이 어렵습니다.

 1장에서 분석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2장에서 원인을 분석하는데 출산율의 저하로 조금씩 줄어들고있던 젊은 여성 숫자의 감소와 현대 들어서 심화된 기혼율 저하가 맞물려서 마이너스 순환을 이룬다고 합니다. 일본 전체 사회 시스템의 측면에 더해서 개별 지역에 초점을 맞춘 관점과 대도시와 지방의 관계에 대한 관점도 말해줍니다. 자연스럽게 3장에서 지역별로 특징을 가지는 유형 5가지를 제시합니다.

 책의 후반부에 해당하는 '4장 제안: 인구감소 문제에 대한 접근 방법'에서는 아래와 같은 다섯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제안1 여성 중심의 작은 경제를 만든다
 제안2 인연을 만드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제안3 직장 여성을 행복하게
 제안4 애향심을 높인다
 제안5 마치즈쿠리의 목표를 만든다

 처음에 책의 목차만 볼 때는 다섯가지 제안들이 모두 너무 뜬구름 잡는 교과서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저자는 막연한 내용을 제시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각각의 제안들이 모두 실례를 잘 살핀 후에 다른 곳에서 적용할 때 고려해야할 지점들을 짚어주고 있습니다.


 여러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세심한 분석과 실제 사례를 들어서 설명한 제안도 좋았지만, 책의 하이라이트는 분량으로 얼마 되지 않는 '제5장 인구감소 문제 7단계 해결법'입니다. 저자는 자신이 하고있는 일인 '소셜디자인'을 '숲 속에 길을 만드는 활동'이라고 소개합니다. 인구감소 문제처럼 모든 사회문제가 여러 원인이 얽혀 있기에 어디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할지 복잡합니다. 그렇게 길이 보이지 않는 경우에 길을 만들어가는 것이 바로 소셜디자인이라고 하면서 '소셜디자인 7단계'를 제시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많은 문제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문제들을 대할 때마다 너무 쉽게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각각의 문제들은 서로 얽혀 있기에 단순한 분석과 일감으로 떠오른 해결책으로 풀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상황을 조금이라도 좋게 만들어나가고 싶은 모든 이들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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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주기철 목사 생애 - 진달래 필 때 가버린 사람
김충남 지음 / 은혜출판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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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 들어오기 전까지 학창시절을 보낸 마산,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서마산쪽은 무학산 자락이라고 표현을 합니다. 무학산을 바로 끼고있던 산복도로 바로 아래에 있던 아파트 6층이던 집에서 내려다보던 마산앞바다 풍경이 참 좋아서, 집값의 90%는 풍경값이다 했더랬습니다.


 해 발 767m밖에 되지않지만, 어린 나이에 올라가기에는 제법 벅찼을텐데, 여러 기회로 자주 오르내렸습니다. 무학산 정상에서 서남쪽이라고 짐작되는 방향으로 조금 내려가면 커다랗고 평평한 형태를 띈 바위가 한가운데가 갈라진채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 갈라진 형상이 꼭 십자가처럼 생겼다 해서 십자바위라 불렀습니다. 그 십자바위가 일제의 신사참배를 반대하시다가 순교하신 주기철 목사님이 마산문창교회에 계시던 시절에 기도하셨다고 알려진 곳입니다.


 처 음 본 십자바위는 그 전체 형상이 꼭 관과 닮았다 싶었습니다. 관을 닮은 모양의 큰 바위가 그 위는 어찌그리 평평한지 그리고 그 평평한 바위가 어쩌자고 딱 그런 모양으로 갈라진건지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어린 마음에 십자바위를 처음 봤을 때 주기철 목사님이 멀쩡한 바위 위에서 기도하는데 천둥번개가 치면서 바위가 십자가 모양으로 쩍 갈라지는 상상을 했더랬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은 제게 그렇게 신화적인 이미지로 처음 다가왔습니다.


 대학에 입학하고 서울에서 살아가던 첫 해 즈음이라고 기억됩니다. 다니던 교회에 주기철 목사님의 가족이 와서 간증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을 보낸 동네 얘기가 가끔 나온다는 반가움 말고는 별스럽지 않게 듣고 있다가 지금까지 기억나는 대목을 들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일제의 압박에 신앙을 버리고 우상숭배 할 수 없다는 일사각오의 설교를 하신 후 주기철 목사님을 잡아가기 위해서 사람이 왔을 때 주기철 목사님의 모습을 설명해주신 장면입니다. 제게는 기도로 바위도 갈라버릴꺼 같은 주기철 목사님이셨는데, 일본 순사에게 잡혀가는 그 순간에 주기철 목사님은 담담하지 못하셨다고 합니다. 문 밖에 소리가 들릴 때 방 안의 주기철 목사님은 힘들어 하셨답니다. 그런 주기철 목사님께 힘을 주신건 오히려 사모님이셨답니다. 하지만, 끌려가면 어떤 일을 당할지 알기에 담담할 수 없었음에도, 방문을 열고 나와 신을 바로 신지 못할만큼 떠시면서도 주기철 목사님은 굽히지 않으셨답니다. 


 주 기철 목사님도 생사를 초월하고 아픔도 느끼지 못하는 그런 초인이 아니셨습니다.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날 가능하다면 이 잔을 피하게 해달라고 기도하셨던 예수님처럼, 주기철 목사님도 아픔을 느끼고, 죽음이 두려웠던 평범한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아닌걸 맞다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한 치의 흔들림없는 그런 모습이 아니셨을지 모르지만, 가야만 하는 길을 가셨습니다.



 '진달래 필 때 가버린 사람' 순교자 주기철 목사생애 책은 바로 그런 사람의 일생에 대한 책입니다. 최근에 주기철 목사님에 대한 다큐멘터리와 영화가 제작되었고, 작년에는 주기철 목사님이 태어나신 창원 웅천에 '주기철 목사 기념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책을 펴기 전까지만해도 최근 영화와 기념관 등의 영향으로 새로 만들어진 책인지 알았는데, 이 책은 1970년도에 초판이 발행된 책입니다.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만들어진 책은 두 번의 수정발행을 거쳐서 올 해 4월 11일에 13쇄본이 나왔습니다. 책 서두에 1962년부터 준비되어 1970년에 완고된 책이라고 설명이 있습니다. 지금보다 출판기술은 뒤쳐진 시대일지 몰라도 주기철 목사님의 생애를 알 수 있는 자료는 훨씬 많았던 시절에 만들어진 책이라는걸 생각하면 분명히 귀한 자료입니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주기철 목사님이 진해에서 태어나셨다는걸 알게되었고, 말로만 들었던 마산문창교회에서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책 속에서 보이는 주기철 목사님이 마 치 제가 어릴 때 상상했던 주기철 목사님의 모습만을 가지고 계신다는 점입니다. 주기철 목사님은 항상 옳으셨고, 곧으셨고, 애쓰셨다는 대목들만 있습니다. 특별하고 엄청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평범한 한 사람이었음에도 아닌걸 아니라고 했던 인간적인 부분도 알고 싶었는데 그런 면모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책 에서 주로 보여준 부분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막연히만 알던 주기철 목사님을 더 알게되어 기쁩니다. 그 분이 살았던 삶의 길이 이 땅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되새겨봄직한 분이기에 더 기쁩니다. 기회가 된다면 본가에 갈 때 주기철 목사 기념관에도 방문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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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빛아람 2016-06-02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티스토리 블로그에 올린 글입니다.
http://bluejong.com/399
 
미성숙한 사람들의 사회 - 그들은 왜 세상 모든 게 버거운 어른이 되었나
미하엘 빈터호프 지음, 송소민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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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에서 제목인 ‘미성숙한 사람들의 사회' 위에 있는 ‘그들은 왜 세상 모든 게 버거운 어른이 되었나'라고 부제가 표기되어 있습니다. 책 뒷표지에는 “책임과 결정을 미루는 ‘아이의 세계'에서 좌절을 다룰 줄 아는 ‘어른의 세계'로"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그 아래쪽에 다음과 같은 문구도 있습니다.


우리는 성인이 된다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거리를 두는 능력, 한계를 정하는 능력, 절망을 처리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을까? 그 실마리가 이 책에 담겨 있다.


여기까지 읽고 저는 사회가 우리에게 잘못했다는 제 마음을 이해해 줄 작가가 쓴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회 속에서 어떡하면 좀 더 잘 살아갈 수 있을지 비책을 찾아내기 위해서 서문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세상의 과도한 요구가 문제라고 단정하는것은 실제 문제를 다른 데로 돌리는 잘못된 해결책이라고 말합니다.


 1장 삶의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이유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사실도 ‘인지하지 못했다.’ 부모는 기본적인 부분에서 완전히 방향을 잃었음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19쪽)


...그런데 이 이야기의 핵심은, 사람들이 아주 간단한 문제 제기와 간단한 문제에 대한 답조차 찾을 능력이 없다는 사실이다.(21쪽)


어떤 일을 왜 하는지에 대해 아무도 더 이상 이유를 모른다면 승자는 존재할 수 없다.(30쪽)


 저자가 1장에서 계속 반복하는 주장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문제가 정말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인류 역사상 지금처럼 인간이 잘살 수 있는 가능성이 주어진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고통을 인지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원인을 없애지 못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2장에서는 현대인이 자꾸만 잘못된 원인을 문제라고 파악하는 이유가 바로 ‘이미지'에 집착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미지를 중시하고 인기를 갈망하다보니 정말 본질에 대해서 올바로 판단할 겨를이 없는 것입니다. 2장 말미에서 나르시시스트를 관계도 책임도 모르는 존재라고 단언합니다. 나르시스는 결코 자기를 사랑한게 아니고 자신의 이미지만을 사랑했습니다. 결국 그는 물에 비친 자신을 껴안으려다가 물에 빠져 생명을 잃었지만, 그가 돌봐야했던 양떼들 또한 늑대에게 잡아먹히고 말았을 것입니다.


 3장에서는 결정을 회피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현대 사회가 사소한 것 하나까지 자율성을 찾다가 하루 2만가지나 결정을 해야하는 상황을 만들었고, 끊임없이 선택이 계속되는 삶이 계속되니 우리는 긴장상태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계속된 긴장상태가 스트레스를 야기해서 결국은 꼭 필요한 직관도 발휘하지 못하게되고 사소한 선택마저 망설이게 됩니다.


 4장부터 7장까지는 ‘노력은 피곤하다, 사랑받고 싶기 때문에, 책임은 다른 사람의 몫, 일상을 지배하는 모호한 불안’이라는 제목으로 앞선 장의 내용처럼 현대인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보여줍니다. 어찌보면 프롤로그의 내용과는 달리 현대 사회가 가진 문제가 우리에게 미치는 점들을 말해주는 것처럼 보입니다. 3장부터 7장까지의 내용은 개인보다 사회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고 받아들여질 수도 있습니다.


 8장과 9장’ 성인이 된다는 것, 역할의 혼란에 대하여’에서야 비로소 저자가 사회보다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고 이야기를 합니다. 저자는 그냥 나이만 먹는다고 성인이 되는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세상의 요구가 과다하다는, 책 226쪽의 표현을 빌리면 바깥 세계가 우리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가정은 잘못되었습니다. 성인다운 태도란 자신에게 정당한 부담을 지우고, 바른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성인이라면 현대 사회 속에서 감당해야 할 다양한 역할을 하나하나 명료하게 구축해야만 합니다.


 성인이라면 꼭 필요한 부담을 감당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구축해야만 한다는 저자의 말은 당연해보이지만, 막연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10장에서 저자는 ‘나를 다그치는 삶에서 벗어나기’위해서 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해결책을 하나 알려줍니다. 바로 ‘숲으로 가기'입니다.


 주변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구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비로소 성인이라 할 수 있는데,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 계속된 긴장 사이에 이완을 끼워넣어야만 합니다. 억지로 이완하기 위해서 저자가 제시하는 간단한 방법이 ‘숲으로 가기'입니다. 숲을 가는 것만이 해결책은 아니지만, 우리의 정신은 변화를 피하는 방법을 아주 잘 알기에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 처음에는 다섯 시간 정도는 투자해서 숲으로 가라고 권합니다.


 너무 바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반쯤 체념한 채로 살아가는 모든 분들께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긴장의 연속을 끊으라는 조언 말고 각자 처한 상황의 구체적인 해결책을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책 속에 나오는 다양한 현대인의 모습 중 독자와 겹치는 부분이 있을터입니다. ‘미성숙한 사람들의 사회' 책 리뷰를 읽으시는 모든 분들의 긴장으로 가득찬 삶 을 잠시라도 끊어내고 온전한 이완이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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