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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코리아 - 파란 눈의 미식가, 진짜 한국을 맛보다 ㅣ 처음 맞춤 여행
그레이엄 홀리데이 지음, 이현숙 옮김 / 처음북스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그레이엄 홀리데이는 영국 사람입니다. 1996년에 처음 한국에 와서 영어를 가르쳤고, 그 후로 베트남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맛있는 코리아]를 보면 그 사이에는 언제 구체적으로 서울에 있었는지는 나와있지 않고 2015년에 다시 서울에왔습니다.
저자는 [맛있는 녀석들]에서 2015년에 다시 서울에 와서 전국 각지를 다니면서 먹은 음식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전부 스물 여섯 개의 글이 모여서 [맛있는 코리아] 책이 되었습니다. 절반 정도는 한 가지 음식을 중심으로, 나머지 절반 정도는 한 지역 혹은 또다른 생각을 중심으로 글이 흘러갑니다.
책을 펼치기 전에는 [맛있는 코리아]라는 책에서 '한국음식은 무엇인가'라는 이야기를 해나갈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생각은 '다시 시작할 기ghl THE CHANCE TO BEGIN AGAIN'과 '이건 특별해 THIS IS SPECIAL'를 읽으면서 흔들렸고, '한국인들은 전자 김치를 꿈꾸는 건가? DO KOREANS DREAM OF ELECTRIC KIMCHI?'를 읽으면서 완전히 뒷전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맛있는 코리아]가 한국음식에 대한 책인지 한국인에 대한 책인지 헷갈립니다. 그러고보면 한국음식 뿐 아니라 다른 나라 음식도 과연 뭐가 그 나라 음식인지 생각해보면 명확하게 말하기 힘듭니다. '표준어'라 하면 '한 나라의 표준이 되는 말. 우리나라에서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함(표준어 규정 총칙 제1항).'이라고 설명할 수 있지만, '한국음식'은 그런게 없습니다.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많이 먹는 음식을 '한국음식'이라고 해야할지, 조상 대대로 먹어온 음식을 '한국음식'이라고 해야할지 정해져있지 않습니다. 당장 '한국음식'이라고 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릴 김치만해도 지금의 모습이 된건 고추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임진왜란 이후라고 하니 500년도 되지않은 음식입니다.
정답이 없는 '한국음식'에 대한 궁금증을 떠안겨준 저자는 '한국음식'과 '한국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책에 한가득 담아놨습니다. 책 서두에 한국인들이 자신의 음식을 부끄러워한다는 생각을 했다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했던 입장에서 한국음식과 한국인에 대해 저자가 말한바에 대해서 하나하나 논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한 사람의 외국인이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하고 받아들이면 되지 않을까요.
저자가 던져준 질문과 별개로 흥미롭게 느낀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저자가 한국음식을 먹으면서 그 맛을 설명하는 대목입니다. 블로그에 음식점을 소개하는 글을 쓰다보면, 그 맛을 따로 설명하지 않게 됩니다. 예를 들면, A 음식점에서 먹은 돈까스가 제가 서울에서 먹어본 돈까스 중에 가장 맛있습니다. 왜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을 하지만 그 돈까스의 맛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글을 읽는 누구나 돈까스를 알테고 그런 사람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전혀 다른 음식문화 환경에서 온 그레이엄 홀리데이는 음식을 설명할 때마다 최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합니다. 더이상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던 음식의 맛을 표현하는 저자를 보면서 앞으로 음식을 설명할 때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한국음식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싶은 분이나 늘 먹는 우리 음식을 색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고 싶은 분들이 읽으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