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세 시, 그곳으로부터 - 서울의 풍경과 오래된 집을 찾아 떠나는 예술 산보
최예선 지음, 정구원 그림 / 지식너머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오후 세 시, 그곳으로부터

서울의 풍경과 오래된 집을 찾아 떠나는 예술 산보

 

아주 예쁜 책입니다. ‘오후 세 시, 그곳으로부터’라는 제목이랑 너무 잘 어울리는, 보고만 있어도 그리움 가득한 옅지만 깊은 향기를 낼꺼만같은 예쁜 책입니다. ‘서울의 풍경과 오래된 집을 찾아 떠나는 예술 산보’라는 부제가 저절로 수긍이 가는 그런 책입니다. 표지를 넘겨 저자의 ‘들어가는 말’을 펼처보면, ‘예술 산보를 시작하며’라는 제목과 ‘아름다운 그들이 머물렀던 이 멋진 서울에 대하여’라는 부제 아래 ‘나는 언제나 여행자였다.’라는 짧은 문장으로 책이 시작됩니다. 이 짧은 문장이 이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책의 저자인 최예선 님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오랫동안 잡지를 만드시다가 프랑스에서 미술사를 공부하고 돌아온 뒤로 예술과 문화에 폭넓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전부터 전국의 문화유산을 돌아보면서 기록한 많은 글들이 있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서울속에 남아있는 많은 예술인들의 흔적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은 ‘ 1장 공존 : 共存 , 2장 애도 : 哀悼 , 3장 사유 : 思惟 ‘ 세 장으로 구성되어있고 각각의 장은 다섯 곳씩 소개하고 있습니다. 

 

처음 펼친 곳은 1장 세 번째 글인 ‘토지’를 쓰신 박경리 선생님의 정릉집을 소개한 ‘막다른 길, 어두운 집’이라는 글이었습니다. 토요일 진료를 마친 오후 네 시 조금 넘은 시각에 대기실 창 옆에 앉아서 잠시 살펴보려고 펼쳤다가, 글 속에 완전히 빠져들어서 글을 마칠때까지 순식간에 읽었습니다. 박경리 선생님이 여러가지로 막다른 상황속에서 ‘토지’를 써나가시던 어두운 집에 함께하는듯 했습니다. 글을 통해서 작가와 함께 서울 곳곳을 여행할 수 있었고, 그걸로 그치지않고 책과 함께 직접 떠나게 만드는 책입니다. 특히, 글 사이사이에 함께있는 사진이나 정구원님이 그리신 그림이 더 그곳으로 떠나고 싶게합니다.

 

학창시절을 경남에서 보내고 대학을 다니기 위해서 상경한 이후 십수년을 서울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스스로 서울을 여행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시절에 이사를 자주다닌편이라 도시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가장 오래 산 도시가 서울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저는 아직 서울 속의 여행자입니다. 이제는 익숙해졌지만 아직도 낯선 얼굴을 보여주는 서울 속에 숨겨진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을 통해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연말이 가기전에 시간이 허락하는대로 책에서 소개한 곳들을 한곳씩 찾아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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