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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주 투자 바이블
안훈민 지음 / 참돌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배당주 투자 바이블
우리나라 주식은 투자보다 투기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주식을 가지고 있는것 자체가 자산으로 인식되기보다는 주식의 가격이 올라서 판매할 때 비로소 가치를 가지는 것처럼 형성되어있는 분위기 때문입니다. 그에 반해서 대체로 우리나라가 지향하는 사회인 미국의 경우에는 주식은 보유하는 순간부터 가치를 지니는 것 같아보입니다. 미국 최고의 부자 중 한 사람인 ‘워렌 버핏’도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그가 가진 주식의 상당수가 많은 배당을 하는 주식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과 미국 주식시장을 단순하게 비교하는것이 바람직하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둘 사이의 큰 차이점 중의 하나가 ‘배당’에 있다는것은 사실입니다.
‘배당주’라는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우리나라는 배당을 조금밖에 안해준다’는 말입니다. 주식을 가지고있는 주주(아무리 소액주주라 할지라도)의 입장에서 당장 주식을 보유해서 회사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것이 아니라면, 주식을 판매할 때까지 가질 수 있는 실질적인 권리는 배당을 받는 것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대체로 우리나라 주식회사들은 배당을 잘 안하는 편이라서 판매해서 다시 현금으로 바꾸기 전에는 주식을 산 가치를 인정받기 힘들다는 것이 제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배당주 투자 바이블’에서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현재 주식을 할 생각도 없고, 당장 금전적인 여유도 없음에도 이 책을 읽게된 계기는 이 책의 출판사가 ‘참돌’이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보험 들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이라는 책이 참돌 출판사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보험’에 대해서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시각을 가지고 있었던 제게 ‘보험 들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책은 보험이 가진 민낯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준 책이었습니다. 부작정 보험을 좋다고 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보험이 필요없다고 한 것도 아닙니다. 보험 또한 각자의 선택지 중 하나일 뿐임을 알려주고 좀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었습니다. 그 책처럼 ‘배당주 투자 바이블’이라는 책 또한 뜬구름 잡는 얘기만 하거나, 혹은 기대와 너무 다른 이야기만을 하고있지 않을꺼라는 생각에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이 책의 저자가 배당주 투자로 2006년 이후로 최저 1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소개를 읽었기 때문입니다. 전직 기자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생긴 경험만을 가지고 쓴 책이라면 기대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2006년 이후라면 2008년에만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 중반 아래로 떨어졌을 뿐 몇 년째 2000의 박스권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실제로 평균 10%이상의 수익률을 올렸다면, 그리고 그 수익률의 기반이 된 것이 배당주 투자라고 이야기하고 있다면 충분히 그 이야기를 들어볼만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책의 내용은 배당주를 둘러싼 ‘솔직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제목이 제목인만큼 다른 투자처에 비해서 배당주가 좋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냥 좋다는 얘기만 하는것은 아닙니다. 배당주가 앞으로 유망하다는 근거가 될 여러가지 한국적인 배경들에 대해서 이야기해줍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좋은 이야기만 하고있는것도 아닙니다. 당장 배당이 높아보이지만, 일시적인 현상일 뿐인 경우라던지, 혹은 장기적으로는 몰라도 일시적으로는 투자를 권하지 않는 종목도 솔직하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전체가 하나의 서사를 가지고 구성된 책이 아니라 내용을 요약하거나 할 수는 없지만, 배당주의 현황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들과 투자할만한 배당주 40선이 수록되어있어서 배당주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고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괴리감을 느끼는 것은 결국 주식은 한쪽에서 잃은 돈만큼 다른쪽에서 가져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과거 미국의 경우처럼 끊임없이 대세상승이 이어진다면 전체 파이가 커지는 것이기에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외의 사정이 불명확한 현실에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꼭 대세상승이 이어질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 상황속에서 ‘배당주’의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금리가 0%에 수렴하는 현실속에서 조금씩이라도 배당을 받게된다면 누군가가 잃은 돈을 내가 더 가지게 되는것이 아닌 그 기업에 투자한 정당한 보상으로 받게되는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을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