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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척학전집 : 사랑은 오해다 ㅣ 세계척학전집 4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평점 :
<<세계 척학 전집 : 사랑은 오해다>>는 <<세계 척학 전집>> 시리즈의 네 번째 책입니다. 시리즈의 이전 책은 각각 '훔친 철학', '훔친 심리학', '훔친 부' 였습니다. <<세계 척학 전집 : 사랑은 오해다>>를 읽기 전에는 시리즈의 앞선 책에서 다뤘던 철학, 심리학, 돈이 도는 원리에 이어서 네 번째로 다루는 주제가 '사랑'이라는게 살짝 의아했습니다. 그렇지만 이전 시리즈 세 권에 너무 만족했기에 의구심을 접어두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어릴 때무터 생각이 참 많은 아이였습니다. 혼자 이것저것 생각하는걸 오죽 좋아했으면, 반에서 가장 떠들던 친구가 제 짝이 될 정도였습니다. 혼자 생각만 하는 저랑 짝이된 말이 많은 친구가 얘기할 상대가 없어 조용해지곤 했습니다. 자라면서도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습관은 사라지지 않았고, 자연히 별 생각을 다 해보곤 했습니다. <<사랑은 오해다>>를 읽으면서 제가 여태까지 해왔던 수많은 생각들을 다른 이들 중에도 한 사람이 있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책의 제일 앞에 나오는 '테노브의 리머런스 : 사랑에도 진단명이 있다'를 읽으면서 테노브의 이론이 제가 예전에 했던 생각과 비슷하다는걸 알았습니다. 오래 전 누군가를 좋아하는 제 마음을 대할 때, 내가 지금 좋아하는 대상이 진짜 그 사람인지 아니면 내가 마음대로 상상한 별개의 존재인지 고민했던 것과 테노브의 이론이 비슷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이런 일은 계속 반복되었습니다. '드 보통의 낭만주의 비판 : "운명적 사랑"이라는 가장 위험한 믿음'이라는 대목을 읽을 때는, 두근대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라는 사람들의 말이 진짜일까 고민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혹스의 올 어바웃 러브 : 사랑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다'를 읽으면서는 다른 사람을 위하는 마음으로 했던 나의 행동이 오히려 그 대상에게 불편감을 주기도 했던 경험을 하면서, 진정한 배려란 어떤것인지 고민했던 시절이 연결되었습니다.
책을 읽는동안 여태까지 혼자 했던 생각들이 책 속에 담겨있는 경험을 계속 겪으면서 책을 다 읽었습니다. 그렇게 지루할 새가 없이 책을 다 읽고나니 <<세계 척학 전집>>의 네 번째 책의 주제가 왜 사랑인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인 <<세계 척학 전집 : 훔친 부>>에서 다루었던 '돈이 도는 원리'는 돈을 매개로 해서 운영되는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네 번째 책인 <세계 척학 전집 : 사랑은 오해다>>는 그 사회 속을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 일어나는 일들과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상대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내용으로 채워져있었습니다.
책을 읽은 후에 다시 살펴보면서, <<사랑은 오해다>>에 나오는 여러 사람들의 주장이 이전 시리즈와 연결되는 지점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채프먼의 5가지 사랑의 언어 : 같은 사랑도 통역이 필요하다'에서는 같은 공간에서 대화하고 있지만 서로 다른 '언어 게임'을 하고있다고 말한 비트겐슈타인이 떠올랐습니다. 또한 우리가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수많은 무언가가 정확히 무엇인지 알아야 혹은 진짜 사랑과의 차이가 무엇인지 알아야 그제서야 사랑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된거라는 <<사랑은 오해다>>에서 계속 반복되는 주장을 읽을 때마다,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부터 알아야 한다고 말했던 소크라테스가 생각났습니다.
<<세계 척학 전집>> 시리즈의 이전 책은 한 장씩 천천히 반복해서 읽기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 제가 접한 책이자 시리즈 두 번째 책인 '훔친 심리학'을 끝냈고, 시리즈 첫 번째 책을 읽고 있습니다. 첫 날 읽을 때와 다음 날 다시 읽을 때 확실히 다릅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사랑'에 대한 책까지 그렇게 반복해서 읽을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랑은 오해다>도 천천히 반복읽기를 피해갈 순 없을꺼 같습니다.
시리즈의 이전 책들은 한 장씩 며칠에 걸쳐 천천히 반복해서 읽고 있습니다. 그냥 책 전체를 읽을 때와는 확실히 다릅니다. 처음 접했던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인 <<훔친 심리학>>은 천천히 반복해서 읽기를 마쳤고, 지금은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인 <<훔친 철학>>을 같은 방식으로 읽고 있습니다. <<훔친 철학>>을 다 읽고나면 <<훔친 부>>도 같은 방식으로 읽으려 합니다. <<사랑은 오해다>>를 읽기 전에는 '사랑'을 주제로 한 책까지 그렇게 반복해서 읽을 필요가 있을까 했었습니다. 다 읽은 지금은 하루 빨리 이전 시리즈들을 읽은 후에 <<사랑은 오해다>>를 읽는 날이 오면 좋겠다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