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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의 과학 - 세상을 움직이는 인간 행동의 법칙
피터 H. 킴 지음, 강유리 옮김 / 심심 / 2024년 6월
평점 :
하나의 사회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적절한 수준의 신뢰가 필요합니다. 신뢰가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말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신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모른다는 사실을 책 소개를 보고서야 깨닳았습니다.
책과 관련해서 예상했던 한 가지와 예상치 못한 한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예상했던 한 가지는 책의 두께 및 구성입니다. <<신뢰의 과학>>은 미국에서 나온 책 답게 440쪽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었습니다. 그냥 두껍기만 한 것이 아니라 401쪽부터 40여페이지에 달하는 참고문헌이 뒤에 달려있습니다. 이정도로 상세한 내용의 책이 출간되고 소비되는 미국 사회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한 가지는 저자가 한국계라는 사실입니다. 저자는 두 살 때 부모님과 함께 한국을 떠난 이민자라고 합니다. 딱 한 번 한국을 방문한 적 있다고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저자는 한국이라는 사회를 기준으로 외부인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온전한 미국인이 될 수가 없습니다. '한국계'라는 설명이 붙을 수 밖에 없는 저자는 미국을 기준으로도 일정 부분 영원한 이방인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저자의 정체성으로 인해 신뢰는 저자에게 생존의 문제였고, 그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저자의 말: 우리의 삶은 신뢰를 얻기 위한 도전이다
들어가며: 신뢰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1장 신뢰의 출발
2장 신뢰는 언제, 어떻께 깨지는가
3장 사과가 신뢰에 미치는 영향
4장 우리가 거짓말을 참을 수 없는 이유
5장 보여주고 싶은 것과 보고 싶은 것이 다를 때
6장 신뢰 회복을 위한 좋은 행동과 나쁜 행동의 딜레마
7장 리더와 신뢰의 상관관계
8장 다른 집단의 사람을 믿는다는 것
9장 신뢰 권장하는 사회
10장 사회적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법
11장 인생에서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 묻는다면
나가며: 함께 신뢰 사회로 가는 현명한 길 모색하기
책은 위와 같이 총 11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것처럼 책 뒤쪽에는 참고문헌이 아주 상세하게 달려있습니다. 분량으로 인해서 제목만 따로 추렸지만 목차에는 각 장 아래 소제목도 모두 잘 나와있었습니다. 각 장의 분량이 크게 차이나지 않고 비슷했습니다. 책을 읽는동안 그리고 다 읽은 후에 든 생각은 '이 책을 그냥 순서대로 읽으면 한 학기 대학 강의가 되겠다'인데 아마도 실제 대학원 강의를 책으로 옮긴게 아닐까 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은 신뢰를 결정하는 여러 요인들 중에서 가장 강력하다는 두 요소인 역량과 도덕성에 대한 내용입니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역량과 도덕성은 가장 중요하다는 공통점은 과 달리 서로 완전히 다르게 해석된다고 합니다. 역량에는 긍정적인 편향이 작용하고, 도덕성은 반대로 작용합니다. 쉽게 말하면 역량이 높다는 인식은 쉽게 무너지지 않고, 낮은 도덕성은 극복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저자는 책을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신뢰가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훼손되는지, 신뢰를 회복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밝히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를 통해서 사회적 연결고리를 온전히 재구축하는게 바로 저자가 원하는 바입니다. 저자의 말처럼 책 속에는 악용될 우려가 있는 내용이 많고, 미묘한 의미를 이해하기 쉽지 않은 내용도 많습니다. 가볍게 접근하기보다는 찬찬히 들여다보고 우리 사회를 튼튼하게 만들고 싶은 이들이 읽어보면 좋겠습니다.